[진보너머]를 제안하며
대한민국 국민은 '좋은 나라'를 가질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대한민국의 시계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날조와 불통의 정치 속에서, 우리의 삶과 이 나라의 장래를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들은 아무런 대책 없이 악화되었을 뿐입니다.
심지어 박근혜 정부는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조차 버렸습니다. 한 개인의 사견에 의해 한 나라의 운영이 결정되는 나라는 이미 나라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이 와중에 박근혜 정부는 뜬금없는 개헌 논란까지 꺼내들었습니다.
모든 국민들이 이 정부를 불신하는 지금, 정의당과 진보정치의 역할은 더욱 중요합니다. 그간 수많은 사람들이 이 나라를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정의·자유·평등의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싸워왔습니다. 그렇기에 ‘진보’의 역사가 바로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원내 유일 진보정당인 정의당은 그 역사를 계승하고, 더 한 단계 발전시켜 우리 사회의 정의를 지키는 굳건한 보루가 되기를 다짐해왔습니다.
대한민국이 엄청난 위기에 처해 있는 지금, 우리는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한발 더 앞서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99% 시민들의 삶의 생존권을 위해 싸워야 합니다. 기득권 세력들은 이 국면에서 또 다시 자신들을 위한 정치 개편에만 몰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하여 정치가 국민들에게 또 다시 배신감을 안겨줄 때, 대한민국의 구성원들은 더 깊은 불신, 대립, 경쟁, 착취의 구도 속으로 빠져들 것입니다.
이럴 때 진보정치는 대중의 연대, 약자들의 연대를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정상화하고, 그 힘을 모아 정의로운 복지 국가로 나갈 수 있는 전환점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정의당과 진보 정치는 무엇을 준비해왔습니까? 그러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갖춰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는 지난 몇 달간 지켜보았습니다. 진보정당과 진보정치가 달라진 현실을 반영하지 않고, 교조적이고 당위적인 입장만 강요할 때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보았습니다. 대중들의 인식과 괴리될 때, 지지층을 한순간에 상실하게 되는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 수 있음을 보았습니다.
더 많은 약자들의 연대, 이 땅의 실질적 민주주의와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치적 노력, 이 두 가지를 잊어버리고, 내부의 입장과 내부의 이슈에만 집중할 때, 진보정당의 존재가 대중들에게 쉽게 잊혀질 수 있음을 보았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2012년 구 통합진보당의 뼈아픈 과오를 기억하고 있지 않습니까. 진보정치가 지난 시절 사회 진보를 위해 헌신했다는 이유로, 자신들을 혁신하지 않을 때, 어떤 대가를 치러야 했는지를 똑똑히 보았습니다.
정의당은 그 ‘지난 과오’를 극복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그간 정의당은 그 약속을 얼마나 지켰습니까. 무엇보다 당 내부에서조차 대중정당의 원칙을 잊었던 것은 아닙니까. 서로 입장이 다르더라도 생산적인 토론을 바탕으로 대중적 지지를 모으는 것에 집중해야 할 때, 우리는 과연 그런 모습을 보였습니까.
지금, 다시 진보정치의 전환점을 되새길 시기가 왔습니다. '진보정치의 답'을 연대의 소중함과 현실의 엄중함에서부터 다시 찾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의당에서부터 더 직접적인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더 강한 대중정당의 원칙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에 당원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며, 활동가에서 평당원까지 함께 하며, 지역, 정파, 세대를 아우르며, 당 안팎에서 함께 연대하고 행동하는 실천이 필요합니다. [진보너머]는 이와 같은 실천을 해나가는 ‘기지’가 될 것입니다. 정치적 의견그룹이자 정치 네트워크로서 [진보너머]는 다음과 같은 목표를 갖고자 합니다.
1. 오늘날 한국 사회가 처한 젠더/계급/세대 등의 문제에 대한 정치적 개입은 평등과 자유를 원칙으로 해야 합니다. 어떤 이념이나 특권에 의해 개인과 공동체의 자유가 침해되거나 사회적 평등이 무너질 때, [진보너머]는 적극적으로 나서겠습니다.
2. 진보정치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실제로 바꿀 수 있는 노력을 최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진보너머]는 기본소득을 비롯한 복지 대안, 최고임금제를 비롯한 부의 세습철폐, 청년 및 노인 세대의 빈곤문제와 관련된 의제들을 제안하며 토론하고, 연대의 힘을 모으고자 합니다.
3. 진보정치는 잃어버린 2030 세대의 지지를 회복하고, 청년 정치 내부의 갈등을 해결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진보정치는 2030의 대중들과 소통하며, 청년 정치에 대한 새로운 발전 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진보너머]는 청년노동자, 대학생, 청소년들이 정치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에 나서겠습니다.
4. 다양한 생각과 배경을 가진 이들이 연대와 신뢰의 원칙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소통하고, 이 의견이 정의당을 비롯한 진보정치의 주요 결정에 반영되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정치 영역에서 가장 민주적인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진보너머]는 의사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며, 대중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더 늘일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하고 제안하겠습니다.
[진보너머] 는 이렇게 구성하고자 합니다.
1) 정의당을 중심으로 진보정치 2030 세대가 함께합니다.
2) [진보너머]의 지향과 함께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정치 네트워크를 만들어갑니다.
[진보너머]의 지향점에 공감하고 함께 실천적 노력을 해나갈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연락처 : zahdi@naver.com (정혜연)
운영위원 : 부산 해운대 기장 당원 정영길 / 서울 마포구 당원 정혜연
함께 하는 사람들 : 광주 북구 당원 강현구 / 경기 부천 소사구 당원 김민재 / 프랑스 사회당 당원 김중회 / 서울 영등포구 당원 오치성 / 서울 마포구 당원 유여경 / 경북 포항시 당원 이솔 /서울 동대문구 당원 이재호 / 서울 성동구 당원 정종원
2016년 10월 26일
진보너머 회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