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씨와 토씨, 몸씨에 임, 엇, 움, 토씨에 겻, 잇, 긋은 주시경의 품사 분류 용어론에서 따온 것이다. 사실 "국어문법"에도 왜 이 글자를 따왔는지는 설명하고 있지 않지만, 한국 사람이라면 충분히 체감할 수 있다. 무엇임, 어떠함, 움직임, 겻붙은 말, 잇는 말, 끝에서 왔으리라.
몸씨의 임은 사물과 관계한다. 엇은 형용과 관계한다. 움은 운동과 관계한다. 그리고 토씨의 겻은 자리만듦과 관계한다. 잇은 몸씨이음과 관계한다. 긋은 몸씨끝냄과 관계한다. 토씨들을 보충하자면 겻은 배치와 잇은 이/접속과 끗은 단위를 말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나는 주제변이하여 이것들에 학문 분류학을 접합할 것이다. 몬의 임은 철학으로, 나타냄의 엇은 예술로, 움직임의 움은 언어로, 자리만듦의 겻은 사회로, 몸씨이음의 잇은 정치로 자리끝냄의 긋은 이학으로 한다.
4.2.1.4. ≪국어문법≫의 품사 분류
주시경이 ≪국어문법≫ “기난갈”에서 ‘임, 움, 엇, 겻, 잇, 끗, 언, 억, 놀’의 9개로 분류하였다. ≪국어문법≫의 再版本인 ≪조선어문법≫(1911), ≪ 조선어문법≫(1913)은 문법 용어인 ‘기’가 ‘씨’로 바뀐 것과 부분적 첨삭 이 외에는 체계의 큰 변동이 없다(고영근, 2001: 64). 따라서 여기에서는 ≪국 어문법≫을 대표로 하여 검토할 것이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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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 여러 가지 몬과 일을 이름하는 기를 다 이름이라 |
| (본) 사람, 개, 나무, 돌, 흙, 물, 뜻, 잠, 아츰 |
엇: | 여러 가지 엇더함을 이르는 기를 다 이름이라 |
| (본) 히, 크, 단단하, 착하, 이르, 이러하 |
움: | 여러 가지 움즉임을 이르는 기를 다 이름이라 |
| (본) 가, 잘, 자, 먹, 따리, 잡, 먹이, 잡히 |
겻: | 임기의 만이나 움기의 자리를 이르는 여러 가지 기를 다 이 름이라 |
| (본) 가, 이, 를, 을, 도, 는, 에, 에서, 로, 으로 |
잇: | 한 말이 한 말에 잇어지게 함을 이르는 여러 가지 기를 다 이름이라 |
| (본) 와, 과, 고, 면, 으면, 이면, 나, 으나, 이나, 다가, 는데, 아, 어 |
언: | 엇더한(임기)이라 이르는 여러 가지 기를 다 이름이라 |
| (본) 이, 저, 그, 큰, 적은, 엇더한, 무슨, 이른, 착한, 귀한, 한, 두, 세 |
억: | 엇더하게(움)라 이르는 여러 가지 기를 다 이름이라 |
| (본) 다, 잘, 이리, 저리, 그리, 천천이, 꼭, 졍하게, 매우, 곳, 크 게, 착하게 |
놀: | 놀나거나 늣기어 나는 소리를 이르는 기를 다 이름이라 |
| (본) 아, 하, 참 |
끗: | 한 말을 다 맞게 함을 이르는 여러 가지 기를 다 이름이라 |
| (본) 다, 이다, 냐, 이냐, 아라, 어라, 도다, 오, 소 |
(6)의 내용을 언뜻 보아 ≪고등국어문전≫에서 한자어로 설명한 문법 용어 를 고유어로 바꾼 점에서 차이가 난다.18) 이에 대하여 최형용(2012: 326)에 서는 주시경이 ≪국어문법≫에서 설정한 9품사는 단순히 ≪고등국어문전≫ 의 한자어 용어를 고유어로 바꾼 것이 아니라 ≪국문문법≫과 ≪말≫도 함 께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주시경은 ≪말의 소리≫에서 품사를 ‘임, 움, 엇, 겻, 잇, 끗’의 6개로 분류하고 ‘몸씨’와 ‘토씨’로 나누어서 다루었다. ‘몸씨’에는 ‘임, 움, 엇’을, ‘토 씨’에는 ‘겻, 잇, 끗’을 포함하였다.
4.2.1.5. ≪말의 소리≫의 품사 분류
분류 | 용례 |
몸씨 | 임 | 사람, 나무, 돌, 흙, 물, 뜻, 아침, 나, 그, 너, 다, 더, 잘, 매우, 이리, 참, 아, 하, 어 |
엇 | 히, 크, 길, 드겁, 접, 굳세, 맑, 좋, 곱, 차, 이르, 착하, 멀, 낮 |
움 | 가, 날, 뛰, 놀, 울, 짖, 늘, 녹, 흐르, 먹, 따라, 밀, 잡, 접, 잡히, 먹이, 늘이, 녹이 |
토씨 | 겻 | 가, 이, 를, 을, 야, 아, 여, 이여, 에, 에서, 로, 으로, 와, 과, 도, 는, 마 다, 든지, 이든지, 나, 이나, 까지, 야, 이야, 에는, 에도, 에야, 로도, 의, ㄴ, 은, 게, |
잇 | 와, 과, 고, 아, 어, 다가, 며, 으며, 이며, 면서, 으면서, ㄴ대, 는대, 인 대, 은대, 니, 으니, 이니, 매, 으매, 이매, 아서, 어서, 나, 으나, 이나, 되, 으되, 이되, 아도, 어도, 라도, 이라도, 거날, 어날, 이어날, 고도, 면, 으면, 이면, 거든, 어든, 이거든, 이어든, 아야, 어야, 어니와, 러, 오러, |
긋 | 다, 이다, 오, 소, 으오, 이오, 오이다, 이오이다, 옵나이다, 으옵 나이 다, 니라, 으니, 라, 이니라, 더라, 이더라, 러라, 이러라, 지, 이지, 냐, 으냐, 이냐, 뇨, 으뇨 이뇨, 랴, 으랴, ㄴ가, 은가, 인가, 아라, 어라, 오, 소, 야, 이야, 소서, 으소서, 도다, 이도다, 로다 이로다, 고나, 이고나, 로고나, 이로고나 |
<표 5>에서 보면 주시경이 품사를 ‘몸씨’와 ‘토씨’라는 중간 단계를 설정하 고 품사를 분류한 것은 ≪말≫의 분류 방식과 비슷하다.19) 그러나 포착되 는 차이점을 들자면 ≪말≫의 ‘원체부’에 포함된 형용사가 ≪말의 소리≫에 와서는 ‘몸씨’와 ‘토씨’에 편입되었다. 즉, 현대 한국어학의 형용사에 해당하 는 ‘형용본체’는 ≪말의 소리≫의 형용사에 편입되고, ‘형명’과 ‘형성’은 형 용사, 관형사, 부사, 속격조사, 관형사형 어미, 부사형 어미로 분리되어 형용사, 관형사, 부사는 ‘몸씨’에, 속격조사, 관형사형 어미와 부사형 어미는 ‘겻씨’에 편입되었다. 그리고 주시경은 ≪말≫에서 설정하지 않았던 현대 한국어학의 감탄사20)에 해당하는 품사를 ≪말의 소리≫에 와서는 관형사 나 부사와 함께 “임”의 하위 범주에 포함시켰다.
또한 주시경이 ≪말의 소리≫에서 논의한 품사 분류는 관형사, 부사와 감탄사를 독립적인 품사로 인정하느냐, 관형사형 어미와 부사형 어미를 ‘몸 씨’의 일부로 보느냐 ‘토씨’로 보느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 뿐만 아니라 속 격조사 ‘의’에 독립적인 단어의 자격을 부여하느냐에 따른 차이도 보인다.
이처럼 주시경이 자신의 마지막 저술인 ≪말의 소리≫에서 품사를 “몸씨”와 “토씨”를 철저히 분리한 점은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그러나 관형사, 부사와 감탄사의 귀속문제는 주시경의 품사론 체계 내에서는 해결되지 못 한 채로 김두봉에 가서 ‘모임씨’에 묶임으로서 해결하기에 이른다. 이어서 김두봉의 품사 분류에 대하여 살펴보겠다.
김해금,『주시경학파의 문법 연구에 대한 고찰 -주시경, 김두봉, 이규영을 중심으로-』(2017),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국어학전공, 116~1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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