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오로가족과 한류 열풍
2022년 새해 1월, 아직까지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창 창궐하고 있는 요즈음에도 한류 열풍은 식을 줄 모른다. K-POP에서 시작하여, K드라마, K푸드, K컬처, K뷰티 등 K브랜드의 가치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단순한 문화적 현상을 넘어 이제는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은 한류가 되었다. 하나의 장소에서 그리고 하나의 화면에서 느낄 수 있는 한류. 그러면서도 다른 문화들과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한류인 것이다. 그야말로 한류 열풍은 보편적이고 전 지구적인 문화현상이 되었다.
1990년대 우연히 시작된 듯한 한류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신 한류’, ‘한류 4기’라는 명칭으로 지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는 부정할 수 없는 콘텐츠 강국이 되었다.
이러한 한류 열풍은 한국사회와 한국 사람들에게는 분명 하느님께서 베푸신 커다란 축복이다. 우리는 이 축복을 누리며 살고 있다. 우리는 각종의 풍요로움에 둘러싸여 있다. 우선 우리는 우리 자신을 축하하며 기뻐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기쁨 속에서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것은 참으로 보기에도 좋고 하느님께 영광을 바치는 일이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하느님의 축복을 가까운 이웃과 나누고 전달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하느님의 은혜와 축복은 나누면 나눌수록 기쁨도 배가되고 행복도 더욱 커지는 법이다. 우리 한국인은 거저 받았으니 이제 거저 나누어야 한다. 우리 한국 바오로 가족은 거저 받았으니 이제 거저 나누어야 한다.
바오로 가족은 선교가 바로 숙명이다. 선교는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을 이웃에게 나누면서 사람들을 이롭게 하고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냥 선교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선교활동을 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복음의 축복을 나누어야 할까? 선교 자체는 전통적으로 실행해 오던 것이기에 새로울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선교 방식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시대정신에 의해 바뀔 수밖에 없다. 이제 선교의 새로운 방식에 대해 몇가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1. ‘해외 선교’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 선교사는 전통적으로 선교를 위해 해외로 파견되면 그 지역문화와 풍습에 적응하고 정착하기 위해 최고의 노력을 다한다. 그리고 공동체 소속을 바꾸고, 공동체 회원들과 친교와 대화를 나누며 사도직을 수행해 나간다. 공동체 소속을 바꾼 선교사는 자신의 모든 문화와 가치관을 내려놓으며, 이때 문화충돌과 가치관 충돌이 생기면 자신의 것을 포기해야 한다. 그래야 적응을 빨리하고 조속히 정착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전통적인 선교사의 개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고, 시대정신이 어제와는 전혀 다르다. ‘해외 선교지’는 ‘분원 공동체’의 개념으로 바뀌어야 하고, ‘해외 선교사’는 ‘분원 공동체 회원’의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 관구(준관구) 지역은 제한적인 공간이 아니라, 제한이 없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
예를 들면, 한국 준관구(성바오로수도회)는 서울미아리의 본원과 제주, 부산, 대구, 수원, 서울논현동의 분원공동체가 있다. 그런데 한국 바오로인이 필리핀에 선교를 한다면 필리핀 관구의 소속으로 변경하여야 하고, 필리핀 관구의 지시를 모두 따라야 한다. 그다음에 본격적인 사도직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이것은 전통적인 선교 방식이다.
그러나 선교 시각을 바꾼다면, 한국 준관구가 필리핀에 선교 사도직을 수행할 계획이 있을 때, 그곳에 이미 필리핀 관구가 있지만, 이와는 별개로 한국 준관구의 분원 공동체를 설립하여 필리핀 관구와는 별개로 한국 준관구의 지시를 받으며 사도직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2. 상기한 ‘해외 분원 설립’을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복음선포는 예나 지금이나 항상 적극적으로 행해야 한다. 기회가 좋으나 나쁘나 복음선포는 행해야 한다. 기회가 좋을 때는 더 적극적으로 행해야 한다. 한류라는 순풍에 기대어 순항하고 빨리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앞서 살펴본 한류 열풍은 한국 바오로 가족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각별한 은총과 자비이다. 우리가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류 열풍은 보편적이고 전 지구적인 현상이 되어 있다. 하느님의 뜻은 한국 바오로 가족에게 축복을 베푸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류를 향해 당신을 은총을 나누어라는 것이다. 우리는 동방의 등불이 되어야하는 사명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의 소명이 바로 여기에 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해외 선교’가 아니라 ‘해외 분원 설립’의 방식으로 한류를 타고 더 빨리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복음이 전해져야 한다.
3. 그리고 상기한 ‘해외 분원 설립’을 어디서나 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바오로 가족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에 편승하여 중국, 일본, 대만, 동남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러시아 등 어디서나 설립할 수 있어야 한다. 한류가 보편적이고 전 지구적이며 긍정적인 현상이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고, 환영받을 수 있다. 우리는 복음 선포를 위해 어디든지 가야 하는 사명을 띠고 있다. 현재의 선교 구조가 우리의 선교 사명의 발걸음을 방해하는 것을 뛰어넘어야 한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4. 오늘 우리는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묻고 또 물어야 한다. 어제의 사람들이 아니라 오늘날의 사람들을 위해 오늘의 사도(제자, 목자)가 되어야 한다는 창립자의 말씀을 새겨보아야 한다.
2022년 1월 12일
성바오로수도회 백기태 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