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부티가 여쭈었다.
“사람이 공(空)을 알려면 어찌 해야 합니까?”
붓다가 답하셨다.
“누구든지 공(空)을 깨닫고자(realize, ‘실현코자’로 옮길 수도 있음) 하는 사람은
현실을 숭경(崇敬, adore)하고
세상에서 살아가는 기술을 익히고
같은 마음을 지닌 친구들을 사귀어야 한다.
삶의 기술은 오로지 실재하는 현실 안에서만 개발될 수 있다. 다른 것들은 소용없다.
이 기술을 몸으로 익힌 사람은 자기가 무엇을 내어준다는 생각 없이 내어주고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궁극의 본체(substance)를 지닌다는 사실에
선명히 깨어있으면서 살아간다.”
[프라즈나파라미타]
"배움터가 20년이 되었습니다. 그날이 그날이라지만, 그래서 더욱 20년을 생각하게 되네요. 이와같은 생각이 드는 분은 9월 2일 흙날 늦은 세시 명상수련원에서 뵙겠습니다. 바보 셋이 모여도 문수지혜가 생긴다는 말을 믿어요. 요즘 말로 하면 집단 지성이 일어나는 거지요. 그렇게 그 끌림에 맞추어 함께 춤을 춥시다."
이와같이 말씀드리고 '20년' 이야기 첫 걸음(9월 2일)을 했습니다. 그 뒤 청년동무-우리대학 건달바와 9월 7일 나무날 '각별한 마음'에서 만나 가칭 <우리와 나의 20년>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가자 그랬어요.
그리고 9월 10일 해날, 順天수도원숲 예배에서 '20년' 세번 째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먼저 청년 건달바 동무들 이야기를 들었어요. '20년'이라는 주제에 대해 아직 충분한 이해가 되지 않아 좀 더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청년 동무들의 말을 들으며 세바퀴를 하면서 지혜를 모았습니다. 데이빗드 봄이 바라는 '창의적 대화'가 일어나길 바라며 ㅎㅎ 대개 '되돌아보기-성찰'은 필요하(겠)다 하더군요. '우리가 이렇게 살아온 힘-변화의 힘은 어디에 있을까?, 오랜 세월 인류는 왜 20년-약관을 그토록 중요하게 여기며 살았을까?, 성찰의 힘이 필요하다 그 힘을 기르자, 햇수-20년 이라는 것과 말-배움터라는 말에 속지 말자' 등 열린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뜻밖에 '각별한 마음' 요나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꽤 인상 깊게 남아있어요. 역시 살림장을 지내고 늘 관심을 지니고 계신 분의 마음이… (아무는 요나 말을 듣고 놀라웠다고.)
두 시간 넘도록 이야기가 오가는 것을 들으며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盡人事待天命라는 말도 깊게 깊게. 아마 말은 이래서 생겼을 거예요.
이 날은 그저 우리와 나의 '20년'을 질문하는 데 의미를 두자며 수행자의 기도를 끝으로 갈무리하였습니다.
^^
총총.
[텐진 직텔 모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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順天수도원숲은 2019년 눈내리는 어느날 <순천수도원> 이름을 얻었으며, 2023년 1인 수도원이 되어 하늘뜻을 이 땅에 일구며 살아갑니다. 함께 어울려 놀면서 절로 숲이 되는 그날이 곧 오리라 믿으며 <순천수도원숲>이라 부른답니다.
순천수도원숲은 이와같이 공부합니다.
첫째, 바르게 사는 법을 배우고 익히고 [學習]
둘째, 바른 인생 목표를 세워 정진하며 [正精進]
셋째, 어떤 것도 움켜잡거나 집착하지 않습니다. [無着]
넷째,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의 길을 깊이 묵상합니다. [冥想, medit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