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춘천교구 만천 오상의 성 비오 성당
본당 사목지침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요한 1,14)
사랑하는 만천 교우 여러분,
갑작스레 닥친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인한 혼란은 언제 종식될지조차 불확실한 채, 아직 인류를 슬픔과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나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히브 7,19) 나아가는 우리는 하느님의 손길이 이 모든 불안을 없애시고, 우리 가운데에, 우리를 통하여 당신의 선(善)을 이루시리라 믿습니다.
교구장 김주영 시몬 주교님께서는 사목교서를 통해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 앞에 놓인 문제들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되며, 하느님의 자비와 온유한 사랑 안에서 우리 모든 하느님 백성들이 본연의 사명을 찾아내 식별하고 실천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말씀살기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구체적 실천을 제안하셨습니다.
더불어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개혁의지와 함께 시작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의 여정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시노드의 여정은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로 끝마칠 것이 아니라, 변화되어야 하는 교회 쇄신의 출발점이자, 제삼천년기를 살아가고 또 살아가야 할 우리 신앙인들의 삶 안에 자리잡아야 합니다. 시노드는 어원 그대로 ‘함께 걸어가는 여정’을 의미하며, 교회 공동체는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함께 자신들에게 부여된 사명을 책임감있게 수행해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만천본당 공동체 또한 이러한 보편교회 및 춘천교구의 사목방향에 함께하며, 이를 몸소 실천해 나아가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본당 공동체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안합니다.
첫째, 말씀 안에서 살아가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예로니모 성인께서는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이사야서 주해’ 서문, I,2)라고 말씀한 바 있습니다. 신앙의 순수성을 위해 원천인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성인의 원칙은 오늘날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요구되는 덕목입니다. 성경은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자 하신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신앙인들은 말씀은 멀리한 채, 개인적이고 세속적인 기호에 치중한 신앙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가운데 오신 ‘말씀’으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매일 성경말씀을 곁에 두고,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말씀살기’ 책자를 통해 성경통독을 적어도 한 번이상 할 것을 제안하며, 공동체에서는 성경통독반을 시작으로 성경공부와 말씀피정 등의 다양한 모임을 마련할 것입니다.
또한, 읽는 데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읽은 바를 믿고, 믿는 바를 전하며, 전하는 바를 실천함으로써 ‘말씀을 살아가는’ 신앙인의 삶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말씀과 성찬의 전례가 이루어지는 미사보다 우리 신앙의 중심에 놓여야 할 것은 없습니다. 주일미사의 의무를 지키는 데에만 급급한 신앙이 아니라, 미사의 은총 안에 머무르며,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미사에 참례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둘째,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여정에 적극 동참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평화는 정의와 함께 성경에서 하느님 나라를 표현하는 가장 대표적인 개념입니다. 평화는 하느님의 창조의 뜻이 모든 존재에게 온전히 회복되고 보존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당신을 닮게 인간을 창조하셨고, 그래서 인간이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처럼 살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참된 평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과 다른 피조물 사이에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맨 마지막에 당신을 닮은 인간을 창조하시며, 지금까지 창조하신 모든 것을 지배하고 다스리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에서 지배하고 다스리라는 말씀은 양을 돌보는 목자의 행위를 가리킵니다.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나타나 피조물도 멸망의 종살이에서 해방되고, 하느님의 자녀들이 누리는 자유의 영광을 누리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신비한 예언을 합니다(로마 8,19-21 참조). 주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셨듯이, 사람은 대자연을 포함한 모든 피조물을 구원할 사명의 말씀을 받았습니다.
돈벌이를 위한 마구잡이 사냥으로 사라져 가는 동물들, 특히 생태계의 파괴는 우리 인간이 피조물에 대한 착한 목자로서 그 의무를 얼마나 무시하고 살아왔는지 똑똑히 보여 줍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가 그 파괴의 대가를 받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잘 살기 위해 동식물과 대자연을 돌보아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착한 목자 주님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생명을 온전히 누리는 데에 필요한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생태계 회복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급박한 과제임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기에, 우리 각자와 모든 가정에서는 물론 본당 공동체에서 긴급히 실천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사목평의회 내에 ‘찬미받으소서’ 분과를 신설하고 본당 차원에서의 구체적 실천에 앞장설 것입니다. 이에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그동안 편의와 개발 일변도의 삶을 살아옴으로 인해 고통을 주었던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는 마음으로,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또한, 하느님과 이웃이 모두 평화로운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해 검소하게 살아가며, ‘즐거운 불편’을 생활화합시다.
셋째,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시노드 정신은 서로가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고, 우리 모두는 성령께 귀를 기울이며 ‘함께 걸어가는’ 여정을 의미합니다.
먼저, 우리 공동체는 친교의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자녀로서 그리스도 안에서 한 가족을 이루고 있는 우리가 모두 서로 사랑하고 하나의 찬미가로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하느님을 찬미하며 서로 교류할 때에 우리는 교회의 근본 소명에 부응(교회헌장 51항)할 수 있습니다. 이 친교의 일치는 ‘우리 모두가 똑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공동의 체험을 나누며 함께 걸어 나가는 것’입니다.
또한, 이 함께 걸어가는 여정에는 모든 하느님 백성이 ‘참여’하도록 초대받고 있습니다. 공동합의적인 교회는 참여적이고 공동 책임을 갖는 교회입니다. 하느님 백성 각자의 역할과 사명을 수행하는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이 과정에 있어서는 우리 모두가 주인공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하느님 백성 모두는, 성령으로부터 받은 각자의 선물들을 서로를 위하여 사용하도록 부름을 받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특별히 가난하고 소외되어 왔던 이들, 교회 안에서 약자로 치부되고 흔히 배제될 수 있던 이들을 포용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함과 동시에 그 소리를 포용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친교와 참여를 이루는 이 여정이 교회의 삶을 복잡하게 만드는 과정은 아닙니다. 시노드의 정신은 우리가 실현해야하는 ‘사명’을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어떻게 복음을 살고, 복음을 증거하며, 복음을 전함으로써 교회다운 교회가 될 수 있는지를 경청하고 경험하는 것입니다. 아무도 이 복음의 기쁨에서 배제되지 않습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세례로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살아 있는 돌이며, 교회의 사명에서 각자에게 맡겨진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많은 분들이 하느님과 교회를 위해 봉사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봉사의 의미와 자세를 깨닫고, 친교와 나눔을 통한 단체 간의 아름다운 조화를 바라봅니다. 단체 구성원들은 소통과 협조를 통해 하나됨이 필요하고 갈등보다는 배려가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공동체 구성원들이 신자로서의 의무와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인도하고, 그를 통해 신자들이 내일을 향한 믿음과 사명의 공동체를 간직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당신 제자들을 위하 하느님 아버지께 진심으로 드린 기도의 정신으로, 우리 가운데 오신 예수님과 함께 우리 신앙의 여정을 걸어 나갑시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저희 안에 계시고 저희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저희가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요한 17,21 참조)
첫댓글 교우들이 더 많이 사랑하는데 신부님의 사목방침은 큰 힘이 될 것 입니다. 말씀 내려받아 자주 읽어보면서 아버지께서 저희와 함께 해 주신다는 믿음을 가슴에 새기며 올 한 해도 열심히 파라다이스를 향해 달려 보겠습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함께 해 주시는 주님과 함께 !
신부님 사목지침대로
살아가는 삶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만천본당을 위하여
늘 애써주시는 신부님
감사드립니다.
신부님 말씀 명심해서 실천하는 생활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실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안에 계시는 주님의 사랑을 우리 모두 깨달아, 함께 사랑을 실천하여 하나되는 만천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