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수원 삼성과 대전 시티즌의 삼성 하우젠 K-리그 후기리그 2라운드 경기가 열린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는 본경기에 앞서 오프닝 경기로 2005 그랑블루컵 결승 경기가 오후 4시30분부터 펼쳐졌다.
그랑블루서포터스가 주최하고 그랑블루축구협회(GBFA)가 주관하는 그랑블루컵 대회는 뜨거운 열기 속에 지난 8월7일부터 그랑블루내 11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토너먼트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이번 20회 그랑블루컵 대회 결승에는 통산 13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강호 '리틀윙즈'와 첫 우승에 도전하는 신흥강호 '락커'가 결승 무대에서 격돌해 우승 자리를 놓고 진검 승부를 겨뤘다.
수원 삼성의 후기리그 홈 개막전을 한층더 빛낸 그랑블루컵 결승전의 현장 속으로 지금부터 본 기자와 함께 여행을 떠나보도록 하자.
▲ 그랑블루(GBFA)컵 결승전 경기가 열린 수원 월드컵경기장
ⓒ2005 정대훈
그랑블루컵 결승전 취재를 열심히 수원 월드컵경기장으로 달려왔더니 경기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잠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고 30여분간 휴식을 취하고 나니 드디어 피치 안으로 리틀윙즈와 락커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곧바로 결승전 경기가 시작됐다.
잠시 팀별로 기념촬영을 가진 후 전.후반 25분씩 치뤄지는 결승전 경기가 펼쳐졌는데... 전.후반 경기를 통해 승부를 가리지 못할 경우 곧바로 승부차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양 팀 모두 선취골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나머지 경기의 흐름은 시종일관 팽팽하게 전개됐다.
▲ 결승전 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바빠진 양 팀 벤치와 선심들의 모습
ⓒ2005 정대훈
전반 25분동안 열띤 공방전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득점을 올리지 못한 양 팀은 결국 0-0 무승부인 가운데 전반을 마무리하며 후반전 경기를 기약했다.
▲ 전반전 25분 경기동안 치열한 공방전을 펼친 양 팀, 득점없이 0-0 무승부로 전반을 마무리 했다.
ⓒ2005 정대훈
전반전 경기를 마치고 가진 하프타임을 틈타 그랑블루축구협회(GBFA) 운영진으로 활동중인 김인환씨, 리틀윙즈 팀 최승규 감독, 락커 팀 김영훈 단장과 순차적으로 미니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 그랑블루축구협회(GBFA) 운영진 김인환씨
- 그랑블루컵 대회에 대해서 먼저 간단하게 소개를 부탁한다.
그랑블루컵은 지난 1999년부터 그랑블루 서포터스 간의 유대 강화 및 연고지역의 축구붐 조성을 위해 연중 2~4회씩 실시되어 왔으며 금년 대회로 20회째를 맞게 된 전통있는 대회다. 1999년에서 2001년까지는 팀이 4개 밖에 없었지만 한일 월드컵이 있었던 2002년에는 8개팀으로 늘어나는 등 규모가 확대되어 지금까지 왔다. 올해부터는 컵대회와는 별도로 리그 경기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부터 리그 경기가 처음 하는 것이라고 보면 될 듯 하다. 참고로 올해 컵대회에는 총 11개팀이 참여했다.
- 대회 운영이나 그랑블루축구협회(GBFA) 운영에 있어 어려운 점이 있다면?
팀이 많다보니 컵대회나 리그 경기를 펼칠 운동장을 섭외하는 부분이 제일 어려움이 많다. 오늘처럼 결승전 경기는 수원 구단 측의 협조 하에 수원 월드컵경기장을 사용하고 있지만 보통 때는 운동장 섭외를 각 모임별로 별도의 운동장을 섭외해 1달에 1번, 라운드제로 치러지는 경기를 치르고 있다. 운동장에 대한 부분은 그랑블루 서포터스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수원 구단과 수원시에서 좀더 배려를 해주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외 어려운 점을 하나 더 이야기 하자면 심판 섭외 문제를 들 수 있겠다. 참고로 현재 심판 섭외에 대한 부분은 그랑블루 FA 담당자가 각 팀당 1명씩 심판진을 선발해 운영하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는데 나름대로 애로사항이 좀 있다.(웃음)
- 잠시 수원 삼성 팀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수원 삼성의 경우 올시즌 컵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했지만 전기리그에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수원 삼성 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전기리그 때의 모습을 보고 실망도 많았지만 우여곡절이 많지 않았나 생각한다. AFC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 명문팀 첼시 FC와의 친선전 등을 통해 주전 선수들의 체력저하가 심했고 결국 전기리그의 부진한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되어 개인적으로 실망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후기리그에 들어서 지난 24일(수)에 있었던 부산 아이파크와의 1라운드 경기에서 우리 팀이 2-1로 역전승 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으니 후기리그에서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거라고 본다. 수원팬으로서 개인적인 바램을 말하자면 역시 수원 삼성이 후기리그 우승과 함께 올시즌 우승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 수원을 제외한 12개 프로구단 중 개인적으로 주목할만한 팀이라고 생각하는 팀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울산 현대와 FC 서울,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구 FC 같은 팀을 후기리그에서 주목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시상식을 마치고 가진 기념 단체사진 (왼쪽부터 락커 김영훈 단장, GBFA 운영진 김인환씨, 리틀윙즈 최승규 감독)
ⓒ2005 정대훈
[인터뷰] 리틀윙즈 팀 최승규 감독
- 방금 전반전 경기를 마쳤는데 경기에 대한 소감을 말해달라.
이번 컵대회 결승 경기를 앞두고 나름대로 많이 준비를 했는데 우승 자리를 놓고 겨루는 큰 경기라서 그런지 선수들이 많이 긴장한 것 같다. 평소에 경기하는 경기장보다 규모가 크다 보니 선수들이 처음에 경기장 분위기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전반전 경기 동안 우리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지켜보니 평소에 뛰는 것에 비해 50% 정도 실력 발휘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전반전을 0-0으로 마쳤지만 우리 리틀윙즈는 팀플레이를 중시하는 팀이고 그동안 19번의 컵대회 중 13차례 우승할 만큼 강하기 때문에 이번 컵대회도 최선을 다해 꼭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그랑블루컵 결승전 경기를 앞두고 단체 사진 촬영에 임하는 리틀윙즈 팀
ⓒ2005 정대훈
[인터뷰] 락커 팀 김영훈 단장
- 락커 팀은 신흥강호로 알고 있는데 팀에 대한 소개와 경기에 대한 소감을 부탁한다.
우리 락커 팀은 지난 2002년 8월에 팀을 결성해 지금까지 쭉 유지해 온 팀이다. 3년만에 처음으로 결승 무대에 올라 강팀인 리틀윙즈와 실력을 겨루게 되어 개인적으로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 예전에는 4강까지 오른 적은 있지만 결승전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컵대회에서는 예선부터 리그에서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우승 후보라고 불리는 팀들을 모두 꺾고 결승전까지 올라왔기에 선수들의 자신감도 어느 때보다 강하다. 결승까지 올라온 것은 모두 팀원들이 제 몫을 잘해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잘해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경기 승패보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남은 후반전 경기에도 임하겠다.
- 컵대회와는 별도로 리그 경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리그 성적은 어떤가?
현재 리그 6위 정도로 중위권을 달리고 있다. 리그 경기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1달에 1번, 1팀당 총 10경기를 치르는 일정으로 12월까지 경기 일정이 잡혀있다.
- 팀 내에 이번 컵대회 득점왕이 유력한 선수가 있다고 들었는데?
팀내에서 17번을 달고 뛰는 구본민 선수가 현재 5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남은 후반전 경기를 통해 이변이 없는한 구본민 선수가 득점왕을 차지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웃음)
▲ 그랑블루컵 결승전 전반 경기를 마치고 락커 팀원들이 함께 모여 찰칵~
ⓒ2005 정대훈
연이어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곧바로 결승 경기의 승자를 판가름할 후반전이 시작됐다. 후반전에는 기어코 선취골을 뽑아내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의지가 양 팀 선수들 모두를 통해 느껴지는 후반전이었다.
후반전 25분 경기에도 우승을 차지하기 위한 양 팀의 맞대결을 불을 뿜었으나 좀처럼 기대하는 선취골은 터지지 않았다.
후반전 경기를 3분여 남겨 놓은 상황까지 팽팽한 '0의 흐름'이 이어졌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승부차기에 돌입하는데......(^^)
▲ 리틀윙즈와 락커가 벌인 그랑블루컵 결승전 경기를 재미나게 관전하는 수원 이따마르 선수
ⓒ2005 정대훈
그러는 와중에 후반전 경기를 2분 남겨 놓은 후반 23분, 드디어 리틀윙즈의 선취골이 터졌다. 김두원 선수가 멋지게 터트린 선취골... 이로써 리틀윙즈의 1-0 리드.
리틀윙즈 벤치 쪽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역시 통산 13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강호 '리틀윙즈'가 우승하는 것인가.... 락커 선수들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진다. 하지만 아직 경기 종료까지 2분여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다. 방심은 금물.....
▲ 후반 23분, 리틀윙즈의 선취골이 터지자 기뻐하는 리틀윙즈 선수들
ⓒ2005 정대훈
중앙선 상에 다시 공이 놓여지고 락커의 반격으로 경기는 속행되는데 이게 왠일인가....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리틀윙즈의 선취골이 터진지 불과 1분이 흐른 후반 24분, 락커 박승환 선수가 기가 막힌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내는게 아닌가?
락커 박승환 선수의 슈팅이 리틀윙즈의 골문을 가르자 순식간에 경기장 분위기는 뒤바뀌고 말았다. 1-0 리드를 지키며 우승을 다 잡았던 리틀윙즈 선수들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고 기적적인 동점골을 만들어낸 락커 선수들은 기쁜 나머지 펄쩍펄쩍 뛰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수원 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갑자기 펼쳐진 명승부에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보냈다.
▲ 1분뒤 후반 24분, 락커의 동점골이 터져 경기는 1-1 동점인 가운데 종료됐다.
ⓒ2005 정대훈
그러는 가운데 후반 남은 시간이 다 흐르고 결국 1-1 무승부인 가운데 후반전 25분 경기가 종료됐다. 이제 남은 것은 우승팀을 가리는 피말리는 승부로 불리는 '승부차기!!'
승부차기 대결이 펼쳐지자 리틀윙즈 팀이나 락커 팀이나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자. 5명의 키커 대결을 통해 이제 모든 것이 판가름난다.
숨막히는 승부차기 대결에서 웃은 최후의 승자는 리틀윙즈 팀이었다. 승부차기 대결에서 3대1로 승리한 전통의 강호 '리틀윙즈'는 결국 신흥강호 '락커'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통산 14회 우승의 영광을 안게 됐다.
▲ 승부차기 대결 끝에 3대1로 리틀윙즈가 대회 우승을 확정지었다.
ⓒ2005 정대훈
▲ 대회 우승이 확정되자 다함께 기뻐하는 리틀윙즈 선수들
ⓒ2005 정대훈
하지만 승자인 '리틀윙즈'와 패자인 '락커' 양 팀 모두 최선을 다해 멋진 명승부를 펼쳤기에 관중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그들에게 보냈다.
명승부 만큼이나 훈훈한 시상식이 이어졌고 2005 그랑블루컵 대회는 그렇게 그 화려한 막을 내렸다.
▲ 훈훈했던 대회 시상식 장면
ⓒ2005 정대훈
이번 대회 시상식은 2005 그랑블루컵 우승팀 및 준우승팀, 최우수 선수상, 최다득점상, 페이플레이상 등으로 항목을 나눠 시상이 이루어졌으며 수원 구단의 공식 스폰서인 아디다스에서 증정하는 푸짐한 상품이 함께 증정되었다.
▲ 우승팀인 리틀윙즈 팀에게 우승 트로피 및 상품을 시상하는 수원 삼성 안기헌 단장
ⓒ2005 정대훈
▲ 그랑블루컵 결승 경기 및 시상식을 모두 마치고 수원 구단 관계자와 함께 기념촬영
ⓒ2005 정대훈
축구를 사랑하는 서포터스들이 직접 그라운드의 선수로 뛰면서 자신들만의 리그를 펼쳐나가는 모습을 직접 지켜보면서 가슴 벅찬 감동과 보람을 느꼈다.
앞으로도 그들이 펼쳐나가는 아름다운 리그가 영원히 지속되기를 희망하며 2005 그랑블루컵 결승전 관전기를 모두 마친다.
K-리그 명예기자 정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