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건 / 건국대 소아과 전문의
수년전부터 계속되는 운동부족으로 인하여 걷잡을 수 없이 늘기만하는 체중을 조절해 볼 생각에서 MTB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전거란 바퀴 두 개에 페달을 저으면서 타는 것이라는 외에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너무나 아는 것이 없었으므로 자전거에 대해 좀더 깊이 알면서 타고 싶었지만, 그당시에는 옆에서 이론적인 면을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고, 참고 문헌도 거의 얻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중 다행이도 제 전공에 관련된 일로 잠시동안 미국에 체류하면서 자전거와 운동 생리에 관한 많은 문헌을 접할 수 있었고, 그 결과 내가 자전거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던 점이 많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처음에 올바른 지식이 없어 좀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부상없이 자전거를 타지 못했던 것을 아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전거는 기계적인 부분과 역학적인 부분 모두가 매우 중요한 운동입니다. 몸에 무리가 없이 계속적으로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는 인체 생리학적인 면과 기계 역학적인 면 두가지 모두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이해가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같은 장비, 비용, 투자한 시간으로 좀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불필요한 부상과 손상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자전거는 비교적 국한된 부위의 근육을 주로 사용하지만 심혈관계를 강화하는 데에는 아주 좋으며, 관절에 무리를 적게주는 운동으로 생활의 활력을 주고 흔히 말하는 성인병 예방에도 더없이 좋은 운동입니다. 본 칼럼에서는 자전거의 기계적인 부분보다는 인체 생리학적인 면에 중점을 두고자 합니다. 이는 쉽게 이해하고 따라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자전거를 무리없이 효율적으로 타기 위해서는 알아야 할 부분입니다. 자전거를 타는데 있어 올바른 지식을 가지고 하는 사람과 이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본 칼럼을 시작합니다.
자전거를 타는 즐거움
인류 기술의 결정체인 자전거의 세계에 계신 것을 축하합니다.
다른 사람이 자전거를 타는 것이 멋있어 보여서, 어린시절 논두렁에서 자전거를 타던 추억에서, CF에서 좋아하는 모델이 우아한 포즈로 자전거를 타는 것에 반해서, 또는 자전거를 타면 건강해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에서 등등 어떠한 이유로든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면 매우 현명하고 올바른 선택을 했음에 틀림없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것은 매우 재미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재미있기 때문에 자전거를 시작합니다. 운동삼아 타는 사람도 재미가 없다면 곧 다른 운동을 하려고 할 것입니다. 남보다 빨리 달릴 수 있고, 남보다 멋있게 탈 수 있고, 더 힘차게 장시간 쉬지않고 달릴 수 있다면 자전거는 더욱 재미있습니다.
자전거는 여러가지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여행갈때 타고 갈 수도 있고, 시합에 나갈 수도 있으며 출퇴근이나 통학시에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고 산에서 타고 올라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저절로 신체는 균형이 잡히고 심혈관계가 발달하게 되어, 자연히 주위에서 건강해 보인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또 세발자전거를 타는 어린아이에서 부터 백발이 성성한 노인에 이르기까지 자전거는 평생동안 즐길 수 있는 운동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젊고 활기에 넘친다면 자전거를 가지고 시합에 나가 다른사람과 기량을 겨루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또한 20년쯤 후에 생활과 환경이 바뀌고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면, 자전거 자체를 즐기게 되어 마음맞는 친구와 자전거를 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잇을 것입니다.
자전거를 수년동안 규칙적으로 탓다면 당신은 이전에 비해 훨씬 건강해진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1~2년 정도 자전거를 열심히 타면 몸이 놀라울 정도로 좋아져, 시합에 참가하여 다른사람과 경쟁을 하며 기량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할 것입니다. 아니면 적어도 프로다운 자세로 선수처럼 타보고 싶어질 때가 있거나, 자전거로 여행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결국 자전거를 타면서 친구와 경쟁하는 것도 즐겁고 혼자서 전력을 다해 질주하는 것도 즐거우며, 여유로운 마음으로 자전거를 타면서 경치를 감상하는 것도 매우 즐거운 일입니다.
당신이라면 자전거를 열심히 타면서 무엇을 얻고 싶습니까?
일반적인 건강상태를 가진 사람이라면 알맞은 체중에 멋있게 발달된 근육과, 한번에 적어도 40~50km를 갈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싶어 할 것입니다. 정상인이 아닌 장애인이라도 노력하면 이런 정도의 능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물론 당신도 가능합니다. 당신도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고 3~4시간 동안 쉬지않고 달리는 에너지의 소유자가 될 수 있습니다. 시간과 여건이 허락한다면 당신은 좀더 높은 이상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친구, 연인, 가족에게 100km를 4시간 만에, 평지라면 3시간 만에 달린다고 자랑할 수도 있고 40km를 한 시간 만에 주파한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루에 300km를 가본 적이 있다고, 또는 전국일주를 한 적도 있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자전거 타는 기술을 완벽에 가깝게 습득하여 체조하듯이 춤을 추듯 우아한 동작으로 탈 수도 있습니다. 어떻든 간에 수년간 자전거와 함게 시간을 보낸다면 몸은 좋아지게 되고 매우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즉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본래 목적대로 매우 가치있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것입니다.
우아한 자세와 주행이 힘보다 중요
다른 사람에게 우아한 자세로 자전거타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면 다음 이야기에 주의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단 자전거를 어느정도 탈 줄 알게 된 후에야 우아한 자세에 대해 느끼기 시작하지만 우아하게 타는 법을 먼저 익히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자전거를 부드럽게 안전하게 잘 탈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면 마음이 매우 뿌듯합니다. 여러 사람과 같이 탈 때에도 다른 사람의 진로를 방해하지 않고 유연하게 탈 수 있어 코너를 돌때나 언덕을 오르내릴 때, 험한 길을 달릴 때도 다들 한 마음으로 한 덩어리를 이루어 함께 갈 수 있습니다.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빠르게, 안전하게 달릴 수 있습니다.
우아한 자전거 주행은 페달을 부드럽게 돌리는 것에서 부터 시작합니다. 자전거를 잘 타는 사람들은 페달을 저을때 상체를 움직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상체의 움직임에 따르는 자전거의 진동이 없으므로 이를 조절하기 위해 힘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안장높이가 알맞게 조절되어 있다면 부드러운 주행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자전거를 탈때 하체의 움직임에 의해 상체가 따라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것은 자신이 노력해서 습득해야 하는 것이며, 자전거를 탈때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입니다.
안장에 앉아서 페달을 부드럽게 굴리고 상체가 움직이지 않도록 신경써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단지 1분에 60내지 70회 정도의 속도로 발을 천천히 돌릴때에만 페달을 부드럽게 저을 수 있습니다. 자전거를 처음 타기 시작했다면 이정도의 속도가 적절하게 느껴지겠지만 좀더 빠른 속도로 페달을 돌리는 것이 몸에 더 나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믿으시기 바랍니다. 빠른 속도로 페달을 돌리는 연습을 계속하면 곧 1분에 90회 정도 페달을 밟는 것이 더 편하고 부드러우며 자연스럽게 느껴지게 됩니다.
페달 회전수는 빠르게
빠른 속도로 페달을 돌리도록 훈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부분의 우수한 선수들은 1분에 90회 이상의 페달 회전수를 유지합니다. 회전수를 높게 유지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릎을 보호하기 위해서 입니다. 여러분 무릎의 해부학적 구조는 자전거가 발명되기 이전에 이미 완성되었으며, 인간이 걷거나 뛰는 데에 적합하도록 진화해 왔습니다. 때문에 기어비를 높게 하여 힘들여서 페달을 밟는 것보다는 낮은 기어비로 빠르고 가볍게 페달을 돌리는 것이 무릎에 무리가 적습니다. 흔히 높은 기어비가 더 빠르게 갈수있고 운동이 잘될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기 쉬운데, 이런식으로 장시간 무리를 하게 되면 무릎 관절에 손상을 주게 되고 그 후유증으로 인해 자전거를 타지 못하게 된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페달을 빠른 속도로 돌리면 더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페달을 돌릴 수가 있습니다. 즉 낮은 기어비로 힘을 적게 들여 페달을 밟을 때에는 비교적 쉽게 유산소 운동을 계속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근육이 풍부하게 지니고 있는 연료인 지방을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높은 기어비를 사용하여 근육이 한꺼번에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혈중에 있던 포도당을 사용하게 됩니다. 체내에 한번에 계속해서 이용할 수 있는 포도당의 양은 많지 않으며, 포도당을 모두 소진하게 되면 곧 탈진 상태에 들어갑니다. 흔히 지쳐서 더 이상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한번에 수 km 이상을 타본 적이 없는 자전거 초보자들은 완전히 지칠때까지 혈중내 포도당이 전부 소진 된 것을 느끼지 못합니다. 능숙한 사람들은 근육의 상태를 민감하게 감지해 낼 수 있기 때문에 페달 회전수의 유지에 많은 신경을 씁니다. 근육이 큰 힘을 내게 되면 글리코겐을 소모하게 되며 이에 따라 젖산이 생성됩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젖산이 축적되면 근육이 피로해져서 근육이 잘 움직이지 않고 통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근육 내에 젖산이 축적되지 않도록 하면서 자전거를 타는 것이 장시간동안 계속해서 탈 수 있는 비결입니다.
일부 실험 결과를 보면 50내지 60회 정도의 페달 회전수가 더 효율적이라고 하고 있지만 믿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실험들은 대부분 자전거를 탈 줄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였거나, 실험에 사용된 기기가 실제의 자전거와는 구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러한 실험에서는 산소 소모량을 가지고 효율을 계산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자전거를 타면서 호흡할 공기가 모자라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을 적용한 실험 결과는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매일 책상에 앉아 이론만 공부해서는 자전거 타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열심히 타고 또 타면서 상체를 고정하고 페달을 빠른 속도로 돌릴 수 있도록 연습해 보시기 바랍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자전거인들과는 다른 우아한 자세로 빠른 속도를 내며 더욱 먼거리를 지치지 않고 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보충
1분에 페달을 90회 정도 돌릴때 어떤 감각이 오는지 아십니까? 이 감각을 알고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기술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즉 적절하게 기어를 변속할 수 있어 적당한 페이스를 계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좋은 상태를 계속 유지시키며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것입니다.
페달 회전수를 측정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평탄한 길에서 시계를 보면서 6초간의 회전수를 세는 것입니다. 그 회전수를 10배하면 1분간의 페달 회전수를 구할 수 있습니다. 그때의 감각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이것을 여러번 반복하면 시계를 보지 않고도 적절한 페달 회전수를 느낄 수 있게 됩니다.
페달 회전수가 분당 120번을 넘어가면 이 방법은 측정하기 어려워서 적절하지 않습니다. 경제적인 여유가 된다면 페달 회전수(cadence)를 측정할 수 있는 속도계를 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참고
높은 기어비 - 이 글에서 말하는 높은 기어비란 체인을 앞 크랭크에는 큰 기어에, 뒤에는 작은 기어에 놓아 페달을 한번 돌릴때마다 많이 갈 수 있도록 기어를 설정한 것을 말합니다.
자전거 전문지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