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후네(舟) 2007 가을호’에 한국의 모더니즘 시인 소개
일본의 시 전문지인 「후네(舟)」의 ‘2007년 가을호’에 이승훈(李昇薰)과 오남구(吳南球) 두 시인의 작품이 소개된다. 일본의 <후네(舟)>는 모더니즘, 쉬르리얼리즘의 정통파 시인들이 모이는 시전문지이다. 중앙문단과는 한 발짝 떨어진 곳에서 쉬르리얼리즘, 다다이즘 등 본격적인 모더니즘 시를 후네를 통해 논하고 있다. 이 문학지에 실리는 모더니즘 시인들은 홋카이도에서 큐슈까지 일본 각지에 살고 있다. 후네는 계간지로서 편집겸 발행인은 일본 모더니즘 계열에서 중심을 이루고 있는 <니시 카즈토모(西 一知)>라는 시인이다.
다음의 작품들은 <후네>에 소개되는 詩이며 한성례 시인이 번역했다.
번역 / 한성례(시인, 번역가)
전북 정읍 출생. 세종대학교 일어일문과 졸업. 1986년 <시와 의식> 신인상. 1994년 <허난설헌 문학상> 수상. 시집『실험실의 미인』, 일본어 시집 『감색치마폭의 하늘은』등. 번역서『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은하철도의 밤』『요약 세계문학전집『물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등 다수. 일본현대시인시선집 시리즈,『7개의 밤의 메모』등 3권. 일본어번역 출간 안도현시선집 『얼음매미』, 최영미시선집『서른, 잔치는 끝났다』등. 기획번역서 ‘한일 전후세대100인시선집’『푸른 그리움』‘21세기 한일신예시인 100인시선집'『새로운 바람』을 한일 양국어로 번역
후네(舟)2007 가을호
이승훈(李昇薰)
이름 부른다
시계는 열 두 점, 열 세 점, 열 네 점을 치더라. 시린 벽에 못을 박고 엎드려 나는 이름 부른다. 이름은 가혹하다. 바람에 휘날리는 집이여. 손가락들이 고통을 견디는 집에서, 한밤의 경련 속에서, 금이 가는 애정 속에서 이름 부른다. 이름 부르는 것은 계속된다. 계속되는 밤, 더욱 시린 밤은 참을 수 없는 강가에서 배를 부르며 일어나야 한다. 누우런 아침 해 몰려오는 집에서 나는 포복한다. 진득진득한 목소리로 이름 부른다. 펄럭이는 잿빛, 어긋나기만 하는 사랑, 경련하는 존재여, 너의 이름을 이제 내가 펄럭이게 한다.
공포
사라지는 흰빛은 거의 희다 사라지는 흰빛은 거의 흰빛으로 사라진다 거리의 창들이 흔들린다 흔들리는 창에물드는 아아 사라지는 흰빛 어떤 중얼거림이 무한히 와서 머문다
A와 나
──혹은 아름다운 A
A는 고통이다. A가 증대하면서 지상을 가득히 채운다. A는 고통, 나는 고통의 남편. A는 내 몸을 파고들기 시작한다. 밤이다, A와 나는 관계로부터 탈출을 시도한다. A는 고통, 나는 고통의 남편. 어떻게 이혼할 것인가 새벽에. A와 나는 어떻게 결혼을 취소할 것인가 대낮에. 나는 A를 없애려 권총을 만든다. 물론 나의 권총에는 銃口가 없다. 죽여야 할 놈은 이미 시체이기 때문이다. 죽여야 할 놈은 바로 나 아아 시체여 시체여 시체여. 밤에도 낮에도 지상을 가득 채우는 아름다운 A는 결코 죽을 가능성이라곤 없다. A는 고통, 나는 고통의 남편, 어떻게 이혼할 것인가.
逃走의 風景
A가 도주한다. B도 C도 도주한다. A, B, C 손을 쳐들고 각자의 꿈속으로 도주한다. A가 B의 꿈에 나타난다. B가 C의 꿈에 나타난다. C가 A의 꿈에 나타난다. A, B, C 손을 쳐들고 신음한다. 어떤 밤은 눈물, 눈물 더하기 눈물, 어떤 밤은 눈물 더하기 웃음이다. A, B, C 손을 쳐들고 갑자기 웃기 시작한다. 하 하 하 도주의 형태만이 완벽하다. 완벽한 것만이 도주한다. 도주가 아니라 발악이다.
비
갈매기 하나 유리창에 부딪쳐 피를 흘린다. 비 오는 날엔 술을 파는 상점에서도 술 대신 비를 팔고, 비오는 날 거리로 나가는 건 나가지 않는 거나 같다. 벌판에 서있는 정신병원만 유독 비에 젖는다. 비 오는 날엔 누가 찾아와도 이내 떠나버린다. 그가 떠나 버린 자리엔 그의 레인코트만 비에 젖을 뿐 아아 육체는 어디 있는가 정신은 饑餓는 빵은 모르겠다. 비오는 날의 빵은 비, 술도 비이다.
내가 먹는 빵
내가 먹는 빵은
쓰레기
입술이 없는 키스
오 신음 머리칼
바다 속에
들어 있는 장미
납 속에
들어 있는 바다
살려다오
다시 옛날의 밤아
내 심장을 꺼내
바다에 던져다오
약력을 겸한 소개
이승훈(李昇薰)
1942년 강원도 춘천 출생. 한양대학교 국문과 졸업. 연세대학교 대학원을 졸업. ‘이상 시 연구’로 박사학위 받았다.
1963년『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현대시>동인으로 활동했고 그동안 펴낸 14권의 시집은 다음과 같다.『사물A』(1969년)『환상의 다리』(1977년)『당신의 초상』(1981년)『사물들』(1983년)『당신의 방』(1986년)『샤갈』(1987년)『너라는 환상』『길은 없어도 행복하다』(1991년)『밝은 방』(1995년)『나는 사랑한다』(1997년)『너라는 햇빛』(2000년)『인생』(2002년)『비누』(2004년)『이것은 시가 아니다』(2007년).
그는 시집 외에 40권의 저서를 펴냈으며 그 가운데 대표적인 시론과 학술서는 다음과 같다.『시론』(1979년『비대상』(1983년)『문학과 시간』(1983년)『이상시 연구』(1987년)『한국시의 구조분석』(1987년)『포스트모더니즘 시론』(1991년)『한국현대시론사』(1993년)『모더니즘 시론』(1995년)『해체시론』(1998년)『한국현대시의 이해』(1999년)『한국모더니즘시사』(2000년)『현대비평이론』(2001년)『모더니즘의 비판적 수용』(2002년)『탈근대주체이론』(2003년)『선과 기호학』(2005년)『정신분석 시론』(2007년).
그의 시 세계는 크게 세 시기로 나눌 수 있고 초기에 그는 모더니즘에 관심을 두면서 현대인의 내면세계를 탐구한다. 그는 외부 세계보다도 내적 현실을 강조하고 이런 세계를 ‘비대상의 시’라고 명명한다. 그것은 자아-언어-대상의 관계에서 대상이 멸한 상태에서의 자아 찾기이다. 그러나 중기에 오면 자아 개념이 소멸하고 언어만 남는다. 그가 포스트모더니즘에 관심을 두면서 깨닫는 것은 언어와 주체의 새로운 관계이다. 주체가 있는 게 아니라 언어가 있다는 인식은 그 후 禪과의 만남을 통해 自我不二 사상으로 발전한다. 요컨대 그의 시적 역정은 자아 찾기-자아 소멸-자아불이로 요약되고 최근에 펴낸 시집『이것은 시가 아니다』에서 그가 강조하는 것은 시와 非詩의 경계, 부르조아 시의 한계에 대한 질문이다.
여기서는 초기의 대표작들을 번역 소개한다.
오남구(吳南球)
달맞이
-데몬스트레이션
1
공이 뛴다
점점 높이 뛴다
점점 더 높이 뛴다
빌딩 콘크리트를 뚫고 공은 온전하고 깨끗이 뛴다
파란 하늘이 젖어 내리고 젖어 내리고 별이 된다
2
공이 뛰어간다
집 밖으로 뛰어간다
퐁 퐁 퐁 가로수를 심고 간다
대낮 어린이 놀이터에서 심심하다
햇빛이 폭포수로 쏟아내리고 퐁퐁퐁퐁 계단을 올라갔다
퐁퐁퐁퐁 내려온다
3
공이 자유롭다
횡단보도에 매끄럽게 섰다가 파란불을 보고 지나간다
하나하나 가로등에 황혼의 공을 놓는다
잘 익은 공이 가슴마다 박힌다
길이 향기롭다
봄이 차 한 잔을 놓는다
봄이 부~드~럽~다 눈을 쏟아 내리고 골목이 투명하다 살얼음 진 공기팽팽한 막을 만들어 울타리의 장미덩굴이 꼼짝 않는다 새벽녘의 고양이가 스릉~ 팽팽한 막을 건드리고 간다 부~드~럽~다 내가 만진다 스릉~ 한꺼번에 사물들이 깨어 일어난다 길이 열리고 골목으로 어둠이 콸콸 흘러내리고 숨소리가 흘러내린다 그때 삭풍에 장미덩굴이 한번 뒤척이는 듯싶다 꿈틀꿈틀 움직이며 내 귀에 가까이 대고 “배아줄기세포의 이야긴데 아 글쎄······” 속말을 하여 내가 장미덩굴을 들추어 본다 이미 와 있는 뭉게구름 파란 잠이 있다 부~드~럽~다 내가 만진다 스릉~ 요걸 좀 흔들어 깨워? 말아? 검은 고양이 스릉~ 부드럽게 지나가고 봄이 차 한 잔을 놓는다
하얀 봄
이른 아침 티 없이 하얀 봄 속으로, 내가 모자를 쓰고 구두를 신고 집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간다 글을 쓰다가 책상 위에 놓고 나간 봄의 A4하얀 종이 위엔 내 작은 키의 그림자가 흔들린다 어제 밤에 늦게까지 시를 말하며 마신 커피, 그 붉은 눈을 뜨고 있는 카페인이 잠을 설쳐놓아서 몽롱한 배경이 깔려 있다 엎지른 물도 얼룩을 남기고 있다 내가 승차장에서 전철을 기다리고 있는 하얀 봄, 교향악이 울려 퍼지자 반짝하고 파랗게 보리밭이 떠오른다
첫나비
내가 날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무심히 차돌을 본다
차돌 속을 날기 시작한다, 첫나비,
돌이 꽃이 된다
내 마음에 바람이 불면
꽃밭이 된다
숨이 살아 돌아서
숨이 살아 돌아서
리듬이 되고
의미는 의미를 낳고
꽃이 별이 된다
푸른 가시 짐승
-빈자리 x. 3
간밤, 회색 담장 ‘회색’을 헐고 푸른 울타리 ‘푸른’을 세웠다 반짝이는 인동의 사금파리 ‘반짝’을 빼고 가시장미 ‘가시’를 올렸다 갑자기 ‘푸른가시’ 짐승이 나와서 달빛을 갈가리 찢고 온밤을 으르렁댔다 다시 ‘푸른’을 밀고 가시장미 ‘가시’를 내리고 비워 둔 빈자리 X, 아침, 울타리에 구름 한 조각 앉아서 쫑긋 꼬리를 들었다가 사라진다
모자
모자를 쓴다 세모細毛의 검은 가죽이다 썰렁할 때 겨울이 싫다 이 검은 가죽이 아침 거울 속에 있고 ‘썰렁’을 덮는다
쓰는 게 입는 것이고, 나는 거울 속에 비치는 넥타이의 첫눈 무늬를 만진다 바바리코트를 입고 바짝 깃을 세운다 오늘은 더 춥다 추위를 타는 건 소음인少陰人이란다 이뿐 한의사의 말, 그가 거울 속에 잠깐 나타나서 쓱 내 카드를 긋는다
이 아침, 나는 ‘썰렁’이 싫다 거울 속에 검은 모자가 있고 첫눈 무늬가 있고 여의사가 있고 카드에서 숫자들이 빠져나간다 숫자를 알게 된 나이, 숫자가 빠져 나가는 게 싫다
나는 모자를 쓰고 12월의 마지막 숫자들이 빠져 나가고 있다
약력을 겸한 소개
오남구(吳南球)
1946년 全羅北道 扶安郡 出生. 本名 吳鎭賢.
1973년 등단 무렵부터 한국 현대시의 가장 높은 봉우리라고 일컬어지는 서정주 시인 문하에서 詩 修業. 그 후로 서정주 시인은 그의 시의 정신적 支柱가 된다.
1973년『詩文學』에「울안에서」외 2편이 추천, 1975년 4월「입술 푸른 뻐꾸기」「푸 른 밀밭」「미로」가 추천 완료되어 등단한다.
그는 첫 시집『東津江月令』(1975년)을 시작으로『草民』(1981년)『脫觀念』(1988년) 등의 시집을 내고, 時論集『꽃의 문답법』(1999년)을 출간한 후, ‘脫觀念’ 문학선언을 한다.
2000년『自由文學』봄 호에 詩論「詩의 數學的 存在證明」이 當選된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많은 변화를 하여, 詩集『딸아 시를 말하자』(2000년)『첫 나비, 아름다운 의미의 비행』(2001년)에 초현실적인 작품들을 발표한다.
詩論集『이상의 디지털리즘』(2005년) 출간. 實驗詩論「吳南球의 디지털리즘의 詩」를『詩文學』(2005년)에 발표.
제3회 ‘詩와 意識賞’ 受賞(1990년)과. 제26회 ‘詩文學賞’ 受賞(2001년).
先代로부터 이어온 한민족 전통 사상의 종교 천도교(東學)에 入道, 천도교의 宗學大學院 修了(1993년) 후에는 先道師로도 활동 중.
2007년 현재, 계간『詩向』 발행인.
舟二〇〇七秋の号
李昇薫(イ・スンフン)
名前を呼ぶ
時計は十二の点、十三の点、十四の点を打っている。冷えた壁にくぎを打ち込んでうつ伏せになり、私は名前を呼ぶ。名前は苛酷だ。風に飜る家よ。指が苦痛に耐える家から、夜中の痙攣の中から、ひびの入った愛情の中から名前を呼ぶ。続けて名前を呼ぶ。続く夜、さらに冷える夜は、堪えられない川端で舟を呼び起き上がらねばならない。黄色い朝日が群がって来る家で私は報復する。粘々した声で名前を呼ぶ。はためく灰色、すれ違いばかりの愛、痙攣する存在よ、君の名前を今私がはためかせる。
恐怖
消える白色はほとんど白い 消える白色はほとんど白い色で消える 通りの窓が搖れる 搖れる窓に染まっていく、ああ、消える白色 あるつぶやきが無限にやって来て留まる
Aと私
―あるいは美しいA
Aは苦痛だ。Aが増大しながら地上をいっぱいに満たす。Aは苦痛、私は苦痛の夫。Aは私の体に深く入り始める。ご飯だ、Aと私は、関係からの脱出を試みる。Aは苦痛、私は苦痛の夫。どうやって離婚するのか夜明けに。Aと私はどうやって結婚を取り消すのか昼間に。私はAを消そうとピストルを作る。もちろん私のピストルには銃口がない。殺さねばならない奴はもう死骸だからだ。殺さねばならない奴はまさに私、ああ死骸よ死骸よ死骸よ。夜も昼も地上をいっぱいに満たす美しいAは決 して死ぬ可能性などはない。Aは苦痛、私は苦痛の夫、どうやって離婚するのか。
逃走の風景
Aが逃走する。BもCも逃走する。A、B、C、手を上げて各自の夢の中に逃走する。AがBの夢に現われる。BがCの夢に現われる。CがAの夢に現われる。A、B、C、手を上げて呻く。ある夜は涙、涙、プラス涙、ある夜は涙プラス笑い声だ。A、B、C、手を上げて急に笑い始める。ははは、逃走の形態だけは完璧だ。完璧なものだけが逃走する。逃走ではなく、悪態だ。
雨
カモメが一羽、ガラス窓にぶつかって血を流す。雨の降る日は酒を売る商店でも、酒の代わりに雨を売り、雨の降る日、通りに出ることは出ないことと同じだ。野原に立っている精神病院だけが、ひときわ雨に濡れる。雨の降る日には誰が尋ねて来てもすぐに去ってしまう。彼の去ってしまったところには彼のレーンコートだけが雨に濡れるだけ。ああ肉体はどこにあるのか、精神は、飢餓は、パンは、分からない。雨の降る日のパンは雨、酒も雨だ。
私の食べるパン
私の食べるパンは
ごみ
唇のないキス
ああ、呻き、髪の毛
海の中に
入っているバラ
鉛の中に
入っている海
助けておくれ
再び、昔の夜よ
私の心臓を取り出して
海に投げておくれ
略歴を兼ねた紹介
李昇薫(イ・スンフン)
一九四二年江原道春川生まれ。漢陽大学国文科卒業。延世大学大学院卒業。 「李箱詩研究」で博士号取得。
一九六三年『現代文学』で詩壇にデビューして以来。<現代詩>同人として活動し、今まで発行した十四冊の詩集は次のようだ。
『事物A』(一九六九年)
『幻想の橋』(一九七七年)
『あなたの肖像』(一九八一年)
『事物たち』(一九八三年)
『あなたの部屋』(一九八六年)
『シャガール』(一九八七年)
『君という幻想』、『道はなくとも幸せだ』(一九九一年)
『明るい部屋』(一九九五年)
『私は愛する』(一九九七年)
『君という日の光』(二〇〇〇年)
『人生』(二〇〇二年)
『せっけん』(二〇〇四年)
『これは詩ではない』(二〇〇七年)。
彼は詩集以外に四〇冊の著書を発行し、その中で代表的な詩論と学術書は次のようだ。
『詩論』(一九七九年)
『非対称』(一九八三年)
『文学と時間』(一九八三年)
『李箱詩研究』(一九八七年)
『韓国の詩の構造分析』(一九八七年)
『ポスト・モダニズム詩論』(一九九一年)
『韓国現代詩論史』(一九九三年)
『モダニズム詩論』(一九九五年)
『解体詩論』(一九九八年)
『韓国現代詩の理解』(一九九九年)
『韓国モダニズム詩史』(二〇〇〇年)
『現代批評理論』(二〇〇一年)
『モダニズムの批判的受容』(二〇〇二年)
『脱近代主体理論』(二〇〇三年)
『禪と記号学』(二〇〇五年)
『精神分析詩論』(二〇〇七年)。
彼の詩の世界は大きく三つの時期に分けることができ、初期に彼はモダニズムに関心を置きながら、現代人の内面世界を探求した。彼は外部世界よりも内的現実を強調して、このような世界を「非対称の詩」と名付ける。それは自我‐言語‐対象の関係で、対象が滅んだ状態での自我探しである。しかし中期に来ると、自我概念が消滅して言語だけが残る。彼がポスト・モダニズムに関心を置きながら悟ったのは、言語と主体の新しい関係である。主体があるのではなく言語があるという認識は、その後、禅との出会いを通じて自我不二思想として発展する。要するに彼の詩的歴程は、自我探し‐自我消滅‐自我不二と要約され、最近発行した詩集『これは詩ではない』で彼が強調するのは詩と非詩の境、ブルジョア詩の限界に対する質問である。ここでは初期の代表作を翻訳紹介した。
呉南球(オ・ナムグ)
月見
‐デモンストレーション
一
球が跳ねる
次第に高く跳ねる
次第にもっと高く跳ねる
ビルのコンクリートに穴を開け
球は欠けたところも無くきれいに跳ねる
青空が濡れ下がり濡れて下がって星になる
二
球が跳ねて行く
家の外に跳ねて行く
ポン ポン ポン 並木を植えて行く
昼間の子供の遊び場は退屈だ
日の光が瀧の水になって零れ落ちポン ポン ポン ポン
階段を上がり
ポン ポン ポン ポン 下る
三
球は自由だ
横断歩道にするっと立ち、青い光を見て過ぎ去る
一つ一つ街燈に黄昏の球をおく
よく熟れた球が胸ごとに入り込む
道が香る
春がお茶一杯をおく
春がや~わ~ら~か~い 雪を溢れるほど降らして路地が透明だ 薄氷の張った空気が張り切った幕を作り 垣根のバラの葛が身動きしない 明け方の猫がスウ~と張り切った幕に触れて行く や~わ~ら~か~い 私が触る スウ~ いっぺんに事物たちが目覚め起き上がる 道が開かれ 路地に闇が どくどくと流れ 息の音が流れる あの時 北風にバラの葛が一度反り返るようだった にょろにょろと動きながら 私の耳元で 「胚芽幹細胞の話なんだが ああ そうだ・・・・・」本音を言って 私がバラの葛を持ち上げてみる 既に来ている綿雲 青い眠りがある や~わ~ら~か~い 私が触る スウ~ これをちょっと振って起こすか。やめとくか。黒い猫 スウ~ やわらかく過ぎ去り 春がお茶一杯をおく
白い春
早朝 傷のない白い春の中に、私が帽子をかぶり靴を履いて家からとぼとぼと歩いて出る文を書き残して机の上に置いて出た 春のA4白い紙の上には 私の小さな背の影が搖れる 昨日夜遅くまで 詩を話しながら飲んだコーヒー、その赤い目を開いているカフェインが 眠りをのさばらせ 朦朧とした背景が敷かれている こぼした滴も染みを残している 私が乗場で電車を待つ白い春、交響楽が響き渡れば きらきら青く 麦畑が浮び上がる
初めの蝶
私が飛べば
どんな意味があるだろう
無心に石英を見る
石英の中を飛び始める、初めの蝶、
石が花になる
私の心に風が吹けば
花園になる
息が生きて回り
息が生きて回り
リズムになって
意味は意味を生んで
花が星になる
青い刺の獣
‐空席x・3
昨夜、灰色の垣根「灰色」を壊し、青い垣根「青」を立てた きらめく忍冬の陶器の欠片「きらめき」を抜いて刺のバラ「刺」を上げた 突然「青い刺」の獣が出て月明りをずたずた裂いて 一晩中うなり続けた 再び「青」を押して刺のバラ「刺」を下げて空にした空席のX、朝、垣根に雲一片止まりピンと尻尾をあげて消える
帽子
帽子をかぶる 細毛の黒い皮だ 寒い時 冬が嫌だ この黒い皮が朝 鏡の中にあり「冷ややかさ」を覆う
かぶるのは着ることで、私は鏡の中に映るネクタイの 初雪の柄に触る バーバリーコートを着てぐっと襟を立てる 今日はさらに寒い 寒さに震えるのは小陰人だそうだ これだけが漢方医の言葉、彼が鏡の中に短く現われ さっと私のカードで計算をする
この朝、私は「冷ややかさ」が嫌だ 鏡の中に黒い帽子があり 初雪の柄があって 女医がいて カードから数字が抜け出る 数字が分かるようになった年、数字が抜け出るのが嫌だ
私は帽子をかぶり十二月の最後の数字が抜け出ていく
略歴を兼ねた紹介
呉南球(オ・ナムグ)
一九四六年 全羅北道扶安郡出まれ。本名 呉鎭賢(オ・ジンヒョン)。
一九七三年に詩壇に出た頃から、韓国現代詩の最も高い峰と言われた徐廷柱(ソ・ジョンジュ)詩人の門下で詩を修業。その後に徐廷柱詩人は彼の詩の精神的支柱になる。
一九七三年、『詩文学』に「垣根の中で」外二編が推薦される。
一九七五年四月、「唇の青い郭公」、「青い麦畑」、「迷路」が推薦完了し詩壇デビュー。
彼は第一詩集『東津江月令』(一九七五年)を始めとして、『草民』(一九八一年)『脱観念』(一九八八年) などの詩集を出して、詩論集『花の問答法』(一九九九年)を出刊した後、「脱観念」文学宣言を行なう。
二〇〇〇年『自由文学』春の号に、詩論「詩の数学的存在証明」が当選する。この時期を基点に多くの変化があり、詩集『娘よ、詩を話そう』(二〇〇〇年)『初めの蝶、美しい意味の飛行』(二〇〇一年)に超現実的な作品を発表する。
詩論集『理想のデジタリズム』(二〇〇五年) 出刊。
実験詩論「呉南球のデジタリズムの詩」を『詩文学』(二〇〇五年)に発表。
第三回 「詩と意識賞」受賞(一九九〇年)、第二六回 「詩文学賞」受賞(二〇〇一年)。
先代に続いて韓民族伝統思想の宗教天道教(東学)に入道、天道教の宗学大学院修了(一九九三年)後に先道師としても活動中。
二〇〇七年現在、季刊『詩向』発行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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