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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문회 - 한자능력검정 <1급 시험> 합격기
‘합격수기’라고 하면 어디 사법/행정/외무고시 또는 회계사 등의 전문자격시험 정도나 합격했을 때 자신과 같은 길을 가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주기 위해서 글을 올리는 것이라고 생각 하고 있는 데, 한자자격시험 그것도 최고수준이 아닌 1급에 합격했다고 해서 합격기를 올리려고 하니 부끄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하지만,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강의와 큰 도움을 주신 상포
▣ 본인 소개와 시험 응시배경
저는 50대 초반의 은행원으로 일개 은행지점의 운영책임을 맞고 있는 지점장 입니다. 따라서 제가 한자공부를 한다는 것, 게다가 능력검정시험까지 본다는 것은 동료 은행원의 시각으로 볼 때 일종의 이색적인 것을 하는 사람으로 보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은행원들은 은행업무와 관련된 여신, 수신, 외환, 카드, 방카슈랑스(보험) 등 각종 은행에서 취급하는 금융상품의 내용을 익혀야 하고 여러가지 경제흐름을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데, 그와 관련된 공부를 하기에도 바쁜 마당에 당장 꼭 필요하다고 보기 어려운 공부를 힘들여서 하기 때문인 것이지요.
하지만, 제가 한자공부를 하게 된 배경은 아주 단순합니다.
몇 년 전 당시 초등학교에 다니던 저희 집 첫 째와 둘 째 아이가 무슨 자격시험을 봤는 데 합격해서 자격증이 왔다면서 아이 엄마와 함께 보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심코 “그게 뭐냐”하고 보니까 <한자능력 급수증>이었습니다. 큰 얘는 높은 점수를 받아 우등상장까지 겸해서 왔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아들 셋, 딸 하나(막내)해서 네 아이를 두고 있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요즘에는 참 벼라별 자격증제도를 다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네 그려” 하고는 무심코 넘겼는 데,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나도 한 번 해볼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내에게 “나도 그 한자자격시험 공부해서 시험 한 번 봐 볼까?” 했더니 아내는 “그것 참 좋은 생각이다”고 반색을 하면서 적극 권했습니다. 아이들 공부분위기 조성에도 큰 도움이 될거라면서…
그 뒤 한자자격시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인터넷검색을 해봤더니 그게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여기 저기 실시기관도 많고 자격증의 종류도 다양하고, 그래서 당시에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모기관에서 실시하는 2급시험에 응시하기로 마음 먹고 해당 교재를 구입해서 퇴근 후 시간이 될 때 마다 1~2시간씩 공부를 하고 전 날 공부한 내용을 다음 날 출퇴근 하는 지하철에서 익히는 방법으로 2개월 정도를 준비를 해서 <2급>시험에 합격을 했고, 또 그런 방법으로 <1급>시험준비를 했는 데 그 것은 역시 훨씬 양도 많고 난이도도 높았습니다. 그래서 그 것은 1년정도 뒤에 합격 했습니다.
물론,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 중에도 직장의 일이 바쁜 때에는 공부가 중간 중간에 장단기적으로 끊기는 경우가 자주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1~2개월 동안 책을 잡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지금도 마찬가지구요.
▣ <어문회 1급시험> 준비과정
그 뒤 나는 어느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그 위 단계인 <사범시험>을 준비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사범자격증을 이미 보유하고 계신 어느분에게 사범과정은 어떻게 준비를 했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분 말씀이 “사범과정을 하기 전에 한국어문회 1급을 한 번 보세요” “그래야 실력도 충실하게 갖춰지고, 한국어문회 1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야 알아줍니다” 하고 조언을 해주었다.
“그래, 그렇다면 나는 다른 기관의 1급자격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이미 기본자등 실력은 어느정도 갖추고 있으니 해당 시험대비용 문제지 한 권 정도 풀어보면 되겠구나” 싶어 서점에 가서 문제지 한권을 구입했다. 나름대로는 열심히 한다고 문제지에 있는 내용은 글자 하나 빼놓지 않고 철저하게 찾아 보고 익혀서 시험을 봤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시험지를 받아 든 순간 왠지 답답함을 느끼면서 답안을 썼는 데, 듬성 듬성 빈칸이 생기는가 싶더니 집에 와서 맞춰보니 합격(80점)에는 턱도 없는 점수(65점)가 나왔다. 너무나 실망이 컷다. “아! ‘어문회시험’이 어렵다더니 정말 그렀네!” 하면서 한편으로는 창피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나 자신의 실력에 대한 회의감 내지는 자신감이 위축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나에게도 스스로의 핑계는 있었다. <어문회시험은 참 더럽다. 문제와 정답이 왜 그렇게 더러운가? 문제는 장단음이 어떻고, 유의어/상대어 등등 이게 한자문제인지 국문학문제인지 구분할 수도 없고, 정답은 또 왜 그렇게 아집이 심한가? 한자훈음이 어디 한 두 가지인가? 훈음문제는 그 많은 것 중에서 어느 것이든 맞추면 되지 왜 꼭 자기들이 고집하는 대표훈음이 아니면 인정을 못하겠다는 것인지. 참 아니꼽기 그지없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마땅한 ‘수험서’가 없다는 것이다. 하도 답답해서 한국어문회 홈페이지를 뒤지고 그 기관에 전화를 해서 직원에게 물어봐도 1급 수험준비서는 8급부터 1급까지가 망라된 그 파란책 하나 뿐이란다. 그게 어디 수험서인가? 사전이지?? > 이렇게 투덜댓지만 한편으로는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나는 한 참 고민 끝에 이 번에는 처음에 응시하려고 마음 먹었던 사범시험을 위한 책을 사서 보기 시작했다. 겉으로 드러내기는 창피한 얘기지만 어문회 1급 시험에 자신감을 잃고 물러서는 일종의 도피(?) 같은 생각에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몇 개월 지나는 동안 사범시험 준비서를 대략 한 바퀴 보고 있던 중에 아내가 “당신이 기뻐할 소식이 있다”면서 하는 얘기가 “방송통신대학 중어중문과 스터디그룹(백천)에서 어문회 1급시험을 위한 주말강좌를 마련했는 데 아주 유능한 선생님 한 분을 모셨다고 하더라.”. “우리도 원하면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얘기에 귀가 번쩍 트였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오후에는 내가 현재 준비하고자 하는 <사범시험 준비과정> 강의도 있다 하니 더더욱 반가웠다. 그것도 주말에! 내가 도전했다가 사범과정을 준비하겠다는 핑계로 살며시 물러섰던, 그래서 스스로 뒤가 좀 캥겼던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마음에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나는 주저 없이 아내와 함께 강의에 참여했고 그 과정에서 현재도 강의를 해주고 계신 상포거사
선생님은 어려서부터 한학공부를 시작해서 대학원과정까지 전공을 하신데다가 끝임 없이 배우고 익히는 분이어서 그런지 강의 내용의 질과 양이 너무나 알찼다. 한자의 낱글자 하나부터 장문의 한문문장까지 막힘 없이 명쾌하게 풀어 주었다. 광범위한 독서를 통해 터득하신 배경지식이 풍부하셔서 글자나 문장을 설명함에 있어서 맥을 탁 탁 짚어 주고 학습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해주시니 배우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공부하기가 너무나 좋았다.
수업의 질이 그렇게 높으면서도 강의 진도는 여느 강사님들에 비해 몇 배의 속도로 나아가니 수강생의 입장에서는 일거양득 그 이상이었다. 게다가 내가 그렇게 답답해 했던 수험서? 그 <수험서>를 낱글자부터 시작해서 골치아픈 장단음은 물론 부수/약자/유의어/상대어/뜻풀이/성어까지 시험준비에 필요한 모든 내용을 수록해서 직접 만든 책, 그 것 한 권만 열심히 공부하면 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엮어서 그 책으로 수업을 하니 더없이 효과적 이었다. 어느 시험이던지 한 권의 책에 공부내용을 모아서 시험준비를 해야만 능률이 오르는 것인 데,
공부는 퇴근 후 늦은 시간과 주말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역시 출퇴근길 전철 내에서의 공부가 맥을 잇는 중심이 되었다. 직장에서 제공해 주는 승용차가 있지만 운전을 하고 다니다 보면 그 시간을 활용할 수 없다. 전철을 타는 시간은 하루 중에 나 혼자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자 매일마다 가장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이다. 지하철을 타고 책을 보면 퇴근 후에도 그대로 공부가 이어지지만 자동차를 운전하고 퇴근을 하면 새롭게 책을 잡아야만 되고 그것은 전자보다 능률면에서 비교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시험 보던 날, 그리고 그 결과
그렇게
시험을 보고 집에 와서 저녁에 출제기관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답안을 프린트해서 스스로 채점을 해봤다. 어문회시험이니 만큼 답안과 똑 같지 않은 것은 틀린 것으로 해서 아주 엄격하게 적용해 보니 높은 점수는 아니지만 일단 합격선보다 3~4점 정도 더 맞은 듯 했다. 하지만 컷트라인보다 점수가 크게 높지를 않아 불안한 마음으로 발표일을 기다렸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인 3월 19일 조금은 떨리는 마음으로 합격자 발표내용을 인터넷으로 조회해 봤다. 조회버튼을 누르니 “
▣ 맺음말- 어문회 1급 시험 합격의 지름길 (= 이것은 어디까지나 저의 경험담 입니다.)
어떤 시험이던지 그 시험에 대한 출제경향을 파악하고 효과적인 교재와 강의로 준비한다면 보다 짧은 기간 내에 합격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고생만 하지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어문회 1급시험>도 마찬가지이다. 나 역시 이 번 시험을 치르기 전까지 <어문회 1급시험>에 대한 감을 거의 가지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하면 합격할 수 있다”고...
1) 한자자격시험의 핵심 낱글자 : 한자시험에서 독음, 훈음문제는 어디서나 40% 이상이 출제되고, 그 외의 문제도 결국은 낱글자의 응용이다. 따라서 해당 급수의 기본자는 철저하게 익혀야 하고 가급적이면 바로 밑의 급수(2급) 글자까지 다시 복습해서 익혀두는 것이 좋다. 훈음을 쉽게 익히는 방법은 용례와 함께 공부하는 것이다. 그러면 뜻풀이/유의어/상대어/성어도 상당부분 함께 익혀진다.
2) 효과적인 교재활용 : 기본서를 중심으로 하되, 처음부터 완벽하게 공부를 하려다 보면 진도가 못나간다. 가볍게 2바퀴 정도 공부한 뒤부터는 문제지를 한 번 풀어보고 그 결과 가장 점수가 낮게 나오는 유형을 더 비중 있게 공부하는 방식을 반복하면 지루함을 적게 하면서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문제풀이 결과 틀린문제는 다음에 또 틀리게 되므로 별도로 모아복습한다(오답노트 정리).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한국어문회 1급시험용 기본서는 마땅하게 서점에 나와 있는 것이 없다. 나에게 있어서 기본서는 양훈식 선생님이 직접 엮어서 주신 <강의자료 - 책> 이었다.
3) 영양가 높은 강의 수강 : 한자/한문공부가 어려운 이유는 글자가 만들어진 배경부터가 역사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따라서 이것을 혼자서 공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시험에 합격할 지 몰라도 바로 잊어버린다. 특히 짧은 기간에 급수시험등을 통과하고자 하는 경우나, 1급처럼 학습해야 할 양과 난이도가 높은 고급수준의 한자자격시험 또는 한문공부를 함에 있어서는 단기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유능한 선생님의 설명이 필요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나는 한자/한문에 정통하고 배경지식이 풍부하면서 강의실력도 뛰어나신
*** 이 글을 한페이지 정도로 짧게 쓰려고 생각했는 데,
보시는 분에게 궁금증을 적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게 하려다 보니 얘기가 길어졌습니다.
부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수험기간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멋진 합격기입니다. 한걸음 한걸음 내디딘 발자국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됩니다. 임병헌 선생님의 한자시험합격기를 통해 용기를 갖고 응시하실 분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포기하지 않고 이뤄내신 점 무엇보다 값진 결과입니다. 정진하셔서 사범합격기까지 등재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먼저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언제나 따뜻함과 성실함을 기본으로 아름다운 가족애를 보여주시면서 열공하시는 모습 참 멋지고 보기좋습니다. 핑계같이 되어버린 2월 시험을 병원신세지느라 응시하지 못해 전 언제나 합격수기를 올릴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임선생님을 거울삼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거침없이 훌륭한 강의를 해 주시는 양훈식 선생님께도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좋은 분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다는 것도 행복입니다. 배려해주시고 성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다음엔 꼭 아름다운 수기를 들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축하드립니다~~~
축하합니다~~~^^
축하 합니다~~~~늘 바쁜 척하는 저에게 자극을 주시네요. 겉은 바쁜데 속은 텅비어가는데 안타까워서 그냥 수업을 듣는 것 만으로도 만족을 하려고 했는데 저도 힘내서 도전을 꼭 해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