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숙’s forty
일시 : 2008년 11월 5일 (수) 오후 8시
장소 : 수성아트피아 용지홀
주최 : 유랑예술단
주관 : 지앙 010-9129-0090
후원 : 동아백화점, 송정가든, 꿈에그린 웨딩, 지앙보석
R석: 5만원 / S석: 3만원 / A석: 2만원
삼색조(三色鳥) 임은숙 그녀가 보여주고자 하는 불혹(不惑)의 예술
고백: 우린 꿈을 잃을지라도 꿈은 우릴 포기하지 않는다
“꿈 많던 소녀 시절. 꿈만이 존재 했었고 꿈만이 절대적 신앙이었으며 유일한 벗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누구에게나. 나 또한 춤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었고 그렇듯 춤꾼을 꿈 꾸었었다. 그러나 현실은 날 춤꾼으로서의 임은숙을 용납하지 않았다. 그래서 택한 것이 또 다른 예술인-樂과 歌-으로서의 삶이었다. 이번 공연의 주제인 樂歌舞 중 舞는 현실과의 투쟁으로 무혼(舞魂:춤추고자 하는 열정 마음)을 상실해 갔다. 또 다른 현실과 마주한 채 내 꿈-예술에 대한 열정-은 퇴색되어 갔지만 내 꿈은 날 잃지도 잊지도 않았다. 어느 누구든 꿈을 가지라고 꿈을 잃지 말라고 한다. 그 흔한 말과는 반대로 현실의 삶은 우릴 쉽게 허락치 않는다. 그렇듯 예술에 대한 꿈과 이상은 현실의 삶이 고단할수록 덩달아 허망하게 죽어간다.
그러나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그 꿈과 이상은 항상 우리에게 접촉을 시도한다는 것이며 절대 우릴 포기하지도 저버리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TV 아니 흔한 길거리에서 조차 예술은 숨쉬고 있었다. 먹고 자고 걷고 말하는 그 흔하고 고단했던 현실의 행위 하나하나가 꿈이 되고 혼을 가진 예술이 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내면의 관점에 달려 있었다. 하나의 음악과 노래와 춤을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만 바꾸어도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박자조차 안맞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노랫소리는 곧 또 다른 흥겨운 메시지가 된다. 매일 걷는 길에 피어 있는 코스모스 한송이조차 바람에 흩날리는 그 몸짓을 시인은 시혼으로 춤꾼은 몸짓으로 노래하는 이는 코스모스가 속삭이는 가락에 응하며 노래 부를 것이다. 심지어 나 자신이 겪어야만 했던 좌절의 순간까지도...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저 단순한 꿈이 아니라 꿈이 우리에게 건네는 속삭임에 귀 기울임이다. 불혹의 나이에 악가무를 주제로 이번 무대에 설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꿈들이 내게 속삭여왔던 내면의 울림을 외면하지 않았던데 있진 않을까?”
이것이 이제부터 삼색조(三色鳥) 이외엔 마땅히 찾을 애칭이 없는 그녀에게 어울리는 고백이다.
삼색조(三色鳥) 그녀가 말하는 불혹(不惑)의 의미 그리고 공연
공자는 나이 마흔에 세상 어떤 일에도 마음의 동요가 일지 않는 불혹을 경험하였다고 전해진다. 임은숙 그녀 자신은 공자가 말한 불혹에 나아가지도 닿지도 못했다고 얘기한다. 그럼에도 그녀의 불혹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번 마흔의 무대 위에서만큼은 공자-공자 자신도 예악의 대가였다고 전해짐-가 경험했음 직한 예술혼의 한 자락인 삼색-악가무-의 희열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들려주고 느끼며 흥이 나게 할 자신이 있다고 한다.
악기와 노래 그리고 춤까지 게다가 국악과 현대예술의 경계를 허물었으니 그러한 그녀를 ‘퓨전국악인’ 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퓨전국악의 팔방미인이라는 진부한 명칭으로만 치부되기엔 그녀에겐 숨겨진 재능이 다채롭고 흥미롭다. 성격에 미모 그리고 재주를 고루 갖춘 그녀를 어떻게 그저 그런 팔방미인이란 말을 붙이겠는가? 그녀는 악기 타는 새요 노래하는 새요 춤 출줄 아는 새다. 그래서 그녀는 삼색조다.
전통 악가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독특한 예술인 삼색조 임은숙 그녀가 말하는 이번 공연을 들어보자.
우리에게 친숙한 악가무로 구성된 이번 공연에서는 영화 <길>의 젤소미나의 테마, 영화 <태양은 가득히>의 주제곡 등 친숙한 외국곡들이 국악기로 연주된다. <가시버시 사랑>과 <이땅이 좋아>등의 국악가요와 창작곡 <유랑>이 소개되며, 인형춤을 비롯한 우리춤, 전통국악연주와 브라스밴드가 함께 하는 다채롭고 신명나는 통렬한 한판의 무대가 될 것이다.
이제 남겨진 것은 가쁜숨을 몰아쉬며 무대를 준비하고 있을 그네들의 공연이 얼마나 멋들어진 한 판이 될 것인지 지켜보는 것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