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수필)
새해의 그리움을 안고
표운
새해가 되면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계획을 세우곤 한다.
때로는 자그마한 소망을 가지고, 때로는 인간 능력의 한계를 벗어나는 기적 같은 일들을 꿈꾸기도 하면서....., 그러나 한 해의 끝에 서면 이룬 것 없이 또 한해가 무너져 버렸음을 알고 허망한 마음이 되기도 한다.

인생은 기나긴 여정이다. 출생과 더불어 여행이 시작되고 죽음과 더불어 우리는 또 다른 여행을 떠난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훌훌 떠나는 나그네는 가슴이 설레이고 새로운 기대를 하게 된다. 그렇듯 새해 벽두에 우리는 세월이라는 열차를 타고 그리움을 향하여 달리는 것이다. 먼 곳에 대한 그리움은 누구에게나 있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여행의 끝자락에는 항상 피곤함과 함께 나른한 아쉬움이 있음을 잘 안다. 그럼에도 먼길에서 돌아온 여행객들은 한결 성숙해져 있음을 우리는 때때로 보게 된다.
대 문호 괴테는 37세 때 2년여의 이태리 여행을 통하여 그의 예술과 문학 생활에 새로운 전기를 이루었다.
"새벽 3시에 칼스바트를 몰래 빠져 나왔다." 이렇게 시작한 그의 여행은 일상의 생활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
모닥불가에서 춤과 노래로 사랑을 갈구하는 집시의 생활이 그리워진다. 마차를 타고 떠도는 집시의 피가 나의 혈관에도 한 방울 섞여 있지 않을까?
내 영혼에 담겨 있을 이 그리움의 마음을 언제나 간직하고 싶다.
인생은 항상 역전의 기회가 있다. 아직도 채워지지 않은 그리움을 향하여...
전반에 성공한 인생은 후반까지 잘 지켜야 한다.
전반에 이루지 못한 인생은 후반에 진력하면 그리움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전-후반 여정에도 채워지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있음을 고백한다. 얼마 남지 않은 나의 마지막 시간까지도 꿈을 품고 살 것이다.
올해는 황금 돼지의 해, 아침을 깨우는 돼지의 울음소리와 함께 새로운 출발을 합시다.
아름다운 꿈을 지닐 수 있는 권리야말로 언제나 새해를 기대하게 하는 하나님이 주신 귀한 선물이 아닐까?(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