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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깍지활쏘기학교 교육 안내
너무 쉽게 접하고 너무 쉽게 배워서 진짜를 못 배우는 것이 우리의 활입니다. 과녁 맞히기가 전부라면 활은 혼자서도 충분히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통>이라는 말이 붙는 데는, 혼자서는 못 배울 큰 세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혼자서 <전통 활쏘기>를 배울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너무나 순진한 착각입니다. 1970년대 이후 사풍도 사법도 많이 달라져 오늘날의 활터에서 제대로 된 전통을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것이 '전통 활쏘기'의 딜레마입니다. 우리가 현재 소급할 수 있는 가장 오랜 활쏘기는 1940년대입니다. 우리는 그때의 사법과 사풍을 알려드립니다.
-내용: 1940년대의 활쏘기(사법:류근원, 사풍:정진명)
-기간 : 4차례 정도 만나서 직접 지도.(자세한 날짜는 첫날 상의하여 결정함)
-장소 : 충북 청주(자세한 곳은 나중에 알림)
-대상 : 집궁 6개월 이상인 60세 이하 국궁인
-비용 : 교재비 20만원(대학생은 무료. 식비와 기타 잡비는 따로 모여서 상의 후 결정함.)
-신청마감 및 교육 : 3월 20일에 마감하여 4~5월에 교육(이후 신청자는 개별지도 후 이듬해 교육과정에 합류.)
-신청: onkagzy@hanmail.net
-좀 더 자세한 사항은, 신청 마감 후 메일로 알려드림.
온깍지활쏘기학교
*온깍지활쏘기학교는 온깍지궁사회와 별개의 단체입니다. 온깍지활쏘기학교는 온깍지궁사회 사계원 몇 명이 전통활쏘기를 대중에게 알리려고 만든 단체입니다. 온깍지궁사회는 친목모임인 사계로 운영될 뿐, 공식 활동을 하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어떤 사람이 『조선의 궁술』을 들고 산속으로 들어가서 거기 쓰인 사법대로 30년 수련하고 하산했다고 칩시다. 그 사람의 궁체가 1930-40년대 그 책을 쓰던 분들의 궁체와 똑같을까요? 그럴 수 없을 겁니다. 『조선의 궁술』에 쓰인 사법은 그렇게 친절하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책만을 보고 복원할 수 있을 만큼 자세하지 않습니다.
이건 무슨 얘기냐면, 활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멋대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겁니다. 『조선의 궁술』은, 보고자 하는 대로 보입니다. 심지어 양궁을 하는 분들이 봐도 되는 책입니다. 그렇지만 양궁하는 사람이 『조선의 궁술』 의 계승자라고 한다면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웃을 것입니다. 오늘날 『조선의 궁술』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며 그 사법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모두 이 꼴입니다. 몇 년 혹은 몇십 년 반깍지 궁체로 쏘던 사람이 『조선의 궁술』을 읽고 그렇게 따라 한다고 해서 자신의 궁체가 『조선의 궁술』 속 그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입니다. 성경을 들고 산속으로 들어가 몇 십년 읽고 기도한 다음에 세상에 나와서 “내가 예수의 진정한 제자다!”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진리는 책이나 글 따위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오직 사람을 통해서만 전달됩니다. 『조선의 궁술』에는, 문장만으로 이해할 수 없는 함정과 비밀이 몇 가지 있습니다. 『조선의 궁술』을 문장으로만 읽는 사람은, 그 함정이 무엇인지조차 모릅니다. 그래서 양궁인들도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조선의 궁술』을 제대로 이해하는 길은, 그 안에 감추어진 함정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는 일입니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아는 것이 문제를 알아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입니다. 그렇지만 『조선의 궁술』을 말하는 사람 치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아는 사람을 못 보았습니다. 다 주먹구구식으로 해석하거나 제 입맛에 맞게 해석하죠.
활쏘기학교에서 가장 먼저 드리는 과제는 바로 이것입니다. 오늘날 『조선의 궁술』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조선의 궁술』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무엇인가? 이걸 모르는 사람은 『조선의 궁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온깍지궁사회 활동을 하면서 우리는 해방 전에 집궁한 구사들을 20여 명 만났습니다.(3-40년 된 노사들은 논외로 칩니다.) 그분들을 만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집궁회갑을 앞두거나 이미 지낸 분들인데도 『조선의 궁술』이라는 책을 대부분 모르셨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의 궁체는 『조선의 궁술』에 묘사된 것과 똑같았습니다. 『조선의 궁술』을 모르는 데도 『조선의 궁술』처럼 쏜다?
1998년 이건호 접장의 개인 홈페이지 <사이버 국궁장>을 통해 『조선의 궁술』 원본이 영상으로 국궁계에 알려졌습니다. 그 후로 전통에 목마른 사람들은 누구나 『조선의 궁술』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 반깍지로 쏘면서 『조선의 궁술』을 재해석한 것입니다. 나아가 『조선의 궁술』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며 공공연하게 떠드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마치 자신이 『조선의 궁술』의 계승자라는 듯이 말이죠. 그렇게 말하는 사람 중에서 『조선의 궁술』을 모르면서 『조선의 궁술』 대로 쏘던 구사들의 궁체를 닮은 경우를 단 한 번도 못 보았습니다. 『조선의 궁술』 대로 쏜 분들은 『조선의 궁술』을 모르는데, 『조선의 궁술』대로 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조선의 궁술』과 완전히 다릅니다. 오늘날 국궁계에 부는 『조선의 궁술』 바람이 어떤 성질의 것인가를 이보다 더 잘 보여주는 것도 없습니다.
온깍지궁사회에서는, 지금까지 누구도 이것이 올바른 온깍지 사법이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인터넷을 둘러보면 온깍지 사법으로 쏜다는 한량들이 너무 많습니다. 뒷손만 뻗으면 온깍지 사법이 되는 줄로 아는 것이 오늘날 국궁의 자화상입니다. 그러나 온깍지 사법은 『조선의 궁술』에 묘사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조선의 궁술』에 묘사된 것이 무엇이냐를 아는 것이 열쇠입니다.
전통은,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한 개인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타깝지만 그 열성과는 상관없는 것이 전통입니다. 전통을 닮았다고 해서 전통이라고 착각하면 안 됩니다. 전통은 개인의 신념과는 달리 저 나름대로 분명한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온깍지궁사회 7년 동안 우리가 찾아 헤맨 것이 있습니다. 그때로부터 벌써 10년 세월이 흘러, 이제는 영원히 볼 수 없게 된 그 무엇이 있습니다. 우리 활쏘기의 전통은 지금 국궁계에 떠도는 『조선의 궁술』 흉내 내기와는 거리가 먼 어떤 풍경입니다. 우리가 가르쳐드릴 내용은 바로 그것입니다.
해방 전에 집궁한 원로구사가 있다면 그분에게 배우십시오. 『조선의 궁술』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조선의 궁술』을 가르쳐줄 것입니다. 그러나 『조선의 궁술』을 안다고 하는 사람에게는 배우지 마십시오. 『조선의 궁술』을 안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조선의 궁술』 대로 쏘지 않는다는 자백입니다. 『조선의 궁술』대로 쏘는 구사들은 『조선의 궁술』이란 책을 모릅니다. 가장 빠른 길은, 사기꾼이 가르쳐주는 길을 가지 않는 것입니다. 사기꾼이 가르쳐주는 길은 갈수록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갔다가 돌아오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습니다. 좋은 인연만이 먼 갈길을 줄입니다.
한국의 양궁이 세계를 제패했습니다. 이렇게 된 데는 양궁의 사법에 우리의 전통 사법을 접목시킨 1970-80년대 지도자들 덕이었습니다. 다 알다시피 양궁은 1983년 대한궁도협회로부터 분리되었고 그전까지는 대한궁도협회에서 모든 것을 주관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무렵의 지도자들이 우리의 전통사법을 잘 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양궁 초기 지도자들은, 오늘날의 활터에 유행하는 사법을 본 게 아니라 옛날의 전통사법을 본 것입니다. 그 전통사법에서 장점을 양궁의 사법에 접목하게 시킨 것이 오늘날의 양궁 사법이고, 그 사법이 좋은 시수를 내자 전 세계로 퍼져가서 오늘날 양궁 사법은 거의 한 가지 형태에 똑같은 방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렇지만 정작 양궁에 그런 영향을 끼친 국궁은 어떻습니까? 본래의 사법을 잃고 양궁 사법을 닮았으며, 시수가 좀 안 난다 싶으면 양궁 사범에게 찾아가서 배우는 명궁도 많습니다. 양궁 사법이 우리의 전통 사법을 통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는데, 본래의 전통사법을 잃은 국궁은, 국궁에서 배워간 양궁 사법을 곁눈질하고 있습니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통 사법은 완벽한 사법입니다. 세계 최고의 사법입니다. 연한 활로도 멀리 그리고 정확히 쏠 수 있는 사법입니다. 그런 사법을 버리고 우리에게서 한 수 배워간 양궁의 사법을 곁눈질하는 오늘날의 사태에 그저 혀를 내두를 뿐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전통사법을 『조선의 궁술』에서 봅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르칩니다.
첫댓글 고조선 고구려 전통이라며
운운하는 것보다..
1940년대라고 하셔서 상당히 신뢰하였고 옳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