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8일 토요일이다.
요즈음은 장마빗가 내리는 것이 아니라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솟아지고 있다.
예전과 같은 어느해 어느때는 장마철 그리고 무더위 ... 이제 이런 계절의 변화 패턴이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지구 온난화, 한반도의 아열대화 그리고 이웃 중국의 급격한 산업화 등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가 거스를수 없는 자연 현상이 되어 버렸기에 변화에 맞추어 살아가야만 할 것 같다.
아침 일찍 사무실에 출근하여 급한 일을 처리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마눌님 운동을 가시겠단다. 나는 지하 공간에서의 운동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해서 나는 산에 오르고자 한다.
예전 같으면 함께 가고자 했지만 마눌은 운동부족으로 산행을 꺼린다.
함께 해왔던 유일한 운동인데 함께 할 수 없다니 조금은 섭섭하지만
적당한 시기가 되면 함께 운동하는 시간을 정해 놓코 반강제적으로라도 함께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늙어서 함께 할 수 있는 취미활동은 반드시 한가지 이상 미리 갖추어 놓아 한다고 하니 말이다.
정오무렵 화물터미널 앞 버스정류장에 홀로 내린다. 평소 같으면 많은 등산객이 있을텐데...
청계산 옥녀봉 오름길에 접어들자 빗방울이 거세진다.
하늘은 짙은 먹구름이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많은 비가 올것이라는 예보를 듣고 온 터라
마음에 준비는 되어 있었으나 왠지 불편하다. 해서,
오늘은 옥녀봉 코스에 원터골에서 집까지 달리기로 짧게 정한다.
평소 보다 늦은 걸음으로 45분만에 오른 옥녀봉에는 빗속에서도 서너분의 산꾼들이 쉬고 잇다.
오름길에서 만난 등산객들도 손에 꼽을 정도다. 그래도 전혀 없으리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그만큼 요즘은 산에 오르고자 하는 사람들이 엄청늘었다는 증거가 아닌가.
진달래능선으 타고 내려오다 갑자기 사방이 확트린다. 서울시우수조망대라라...
이제 비도 어느정도 내린 만큼 내리고 잠시 쉬고 있다.
원터골 계곡으로 내려서니 내린비로 인해 평소보다 사나운 물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가스가 낀 계곡 풀광은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하여 보기가 좋았다. 평소 같으면 볼 수 없는, 남들은 꺼려 하는 우중 산행이 주는 자연의 선물이라면 지나친 상상일까?
원터골 입구 음식점에서 콩국수한그릇으로 허기를 채우고.. 달리기 시작
양재천 위쪽 지계곡을 따라 양재천까지 난 산책로 달리기 시작한다. 최근에 달리기를 소흘히 한 관계로 처음부터 힘이든다.
그래도 달린다. 산책로 일부 아직 물이 빠지지 않아 물이 흥건히 고인 곳도 그대로 달린다.
힘은 들지만 기분이 좋다.
지나가는 사람은 물 고인곳을 피하려고 애쓴다. 나느 그대로 달린다.
첫댓글 대장님!! 비에 흠뻑 젖으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