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일요일 아침 등산 가방을 챙기는데 날씨가 청명하고 봄빛이 따듯해서 출발하기 전 기분이 좋았다. 문경새재는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 경계에 있는 백두대간 조령산(1017m)마루를 넘는 재로, 과거시험을 보러 가기 위해 넘었던, 옛날 한양과 영남을 오가든 고갯길로 문경 3관문에서 1관문까지의 트래킹코스는 풍광이 빼어나고, 약간의 하향경사로 누구나 쉽게 갈수있어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인기코스이다.
중간 중간에 관리들이 숙식하던 <조령원터>, 새로 도임하는 신임감사와 이임하여 돌아가는 감사가 관인을 인계인수하던 <교귀정> 등 문화재가 있고, 크기는 작지만 구비구비 몰아치는 모습이 빼어나게 아름다운 <용추폭포>가 있으며, 문경새재의 숲에는 65종의 새들이 서식한다. 문경새재 트래킹의 코스는 '소조령' - '백두대간조령' - '영남제3관문' - '2관문' - '영남1관문'으로 걸었는데, 중간에 중식을 먹고 여러 곳에서 쉬어가면서 모처럼 자연을 벗 삼아 즐거운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이 날 문경새재 트래킹을 하면서 모나지 않은 예쁜 돌들로 독특하게 쌓아서 만든 조형물도 보고, 연못과 소박한 정자, 개나리와 철쭉, 그리고 깜짝 인연으로 만난 산딸기 꽃, 역사와 연륜이 묻어나는 누각도 보고, 다양한 곤충들과 조우하고, 문경새재를 노래한 다양한 시도 읽었지만 무엇이나 더 좋았던 것은 4가지의 다른 길을 음미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첫 번째 길-고즈녁하게 아늑하고 편안한 이 아름다운 길이 끊임없이 계속된다. 아름다운 이 길을 만든 고마운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걸었다.
두 번째 길-내가 걷고 있던 길 오른 쪽에는 이 길보다 몇 배나 더 아름다운 소로(小路)가 있었다. 다른 분들도 보았을까? 나는 마음 속으로 저 길을 걷고 있었다~오늘 밤에도 나는 온 몸에 달 빛을 받으며 걷고 있겠지!
두 번째 길을 카메라를 세워서 세로로 보았다. 세로로 보면 또 다른 느낌이 들까~? 와! 느낌이 정말 다르네! 같은 길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세 번째 길-내가 걷던 길 왼쪽에는 또 다른 느낌의 작은 산책로가 있었다. 고목과 신생목이 섞여 있는, 한 명이 겨우 걸을 수 있는 보다 더 자연스러운 길이 있었다~이 세상을 살아 가는 방법에도 이와 같이 여러가지 길이 있을 것이다. 큰 길로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빵빵" 경적을 울리면서 가는 길, 가까운 사람들과 서로 어울리고 돕고 이해하면서 조용히 살아 가는 길, 아무도 알아 주지 않더라도 혼자서 외롭게 새로운 일을 하면서 개척하면서 가는 길, 우리가 자연에서 보는 것과 같이 인생에도 여러가지 살아 가는 방법의 길이 있을 것이다. 각 자가 마지막까지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길들이기를 바랄 뿐이다~~
네 번째 길-나는 오늘 제4의 새로운 길을 발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길은 현재 내가 걸었던 첫 번째 길이다. 그런데~ 왜! 이 부분은 느낌이 다르지! 마치 16세기의 오일 페인팅(oil painting)!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아! 그래서 모든 것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하는구나~ 도시로 돌아가면 나는 이 4가지 길 중에서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문경새재 등반로>
글과 사진: grimmssam / copyright (c) 2014 미술쌤 http://cafe.daum.net/grimss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