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들 30개월 될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영어모임을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어린애들 영어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고, 영어동화책 어떤 것을 골라서 읽어줘야 할지도 몰랐구요.. 유아영어를 시작하긴 해야겠는데 당췌 아는 것은 하나도 없이 그저 막막하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조금 먼저 시작하신 분 얘기를 들어보니 유아영어교육에 대한 글을 담아놓은 육아서들을 찾아서 읽어보고 나면 감이 좀 잡힐거라고 하더군요. 당장 인터넷 서점에 검색을 해보니 '유아영어 0세부터 시작하라' 뭐 그런 제목의 일본인 학자가 쓴 책들이 대부분이었고, 지금 쑥쑥의 대모로 이름을 달리는 서현주씨가 쓴(당시에는 히플러님이 쓴 첫번째 책이었죠) '영어 하면 기죽는 엄마를 위한 자신만만 유아영어' 정도였죠.
아마도 지금 아이 영어를 고민하고 계신 엄마들도 그때의 저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누군가 붙잡고 속시원히, 처음부터 끝까지 내다보며 설명해주고 안내해주고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제 경험으로보나 이미 과정을 겪어본 경험자분들의 말씀을 들어보아도 엄마 아닌 다른 누군가가, 우리 아이에게 딱 맞는 모범답안을 내려 줄 수는 없다는 것이 기정사실인 듯 합니다. 특히나 어린 나이에 영어를 시작하기 위해서라면 더더욱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엄마와 함께 동화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힐 수 있다는 측면에서 SISI로 시작하시겠다는 결심은 아주 잘한 선택이시구요..
다만 SISI는 에반무어에서 나온 여러 스쿨북 시리즈처럼 교육자:학습자 = 1 : 1 수업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혼자서 진행한다고 하면 아마도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재미 자체가 많이 반감될 우려가 있습니다. 비슷한 월령의 또래 아이들이나 가까이 사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진행하실 것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처음 영어모임을 시작하기로 마음먹고나서 가장 걸리는 것이 진행하면서 필요한 교실영어였는데요.. 그 부분은 엄마들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입니다. 너무 긴 문장 말고 간단한 문장으로 이해전달이 될 수 있도록만 해주시면 되겠습니다만, 아마도 처음 하려면 많이 긴장되고 어렵다 생각되실겁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엄마 한 명이 모든 수업을 진행하지 말고 SISI 티처스 가이드북에 있는 내용을 각자 나누셔서 한 엄마가 한 파트 혹은 두 파트 정도만 진행하시는 겁니다. 그 파트를 진행할 때 사용될 영어표현은 여기저기 수소문 하셔서 미리 준비해놓으셨다가 사용하시면 되구요.
그리고 파닉스에 관해서인데요... 수업 앞부분에 항상 알파벳 음가 하나씩을 먼저 인지해주는 시간을 집어넣어 운영해보세요. 기초 파닉스 수업의 형태로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JY 파닉스 키즈 1, 2, 3권이나 이번에 새로나온 Phonics in Reading의 노래 하나씩을 함께 배우고, 거기 나오는 단어들을 집어주면서 진행하면 무리없이 파닉스의 초석이 깔릴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반드시 아울러 진행하셔야 할 부분.. SISI의 목적은 아이들이 영어동화를 부담없이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한 첫단추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수업용으로 정해진 메인 동화책 이외에 관련있는 동화책들을 가급적 많이 보여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매 수업 마지막은 항상 새로운 영어동화책 감상하기로 마무리 하실것을 권해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SISI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미리 준비된 가이드 자료가 함께 있다는 것인데요.. 이 가이드를 무조건 똑같이 따라해야만 훌륭하고 가치있는 수업이라는 생각은 버리시는 게 좋습니다. 이 가이드북을 바탕으로 해서 본인이 가르치는 대상에게 적합하게 요리조리 버무리고 다져주는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런 능력은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그러나 SISI을 통해서 하루하루 영어의 키가 자라가는 아이들과 함께 엄마의 영어능력도 나날이 자랄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마음이 없어서는 애초에 목표하셨던 결과를 얻기 힘드십니다. 몇번 해보고 안된다고 포기하지 마시고 많은 리터러시 선생님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과정을 기꺼이 거쳐보시길 바랍니다. 엄마가 흘린 고민의 시간만큼 분명 우리 아이들의 영어실력도 쑥쑥 늘어나 있을겁니다.
첫댓글 어쩜 이렇게 아이들 교육으로 고민많은 엄마들의 마음을 꼬옥 담으셨는지... 어머님들 센터에 놀러오셔서 책도 보시고 이야기도 나누시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