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예능 프로그램에서 부활의 김태원씨께서 "초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께서 나에게 심부름만 한번 시켜주셨더라면 나의 인생은
달려졌을 것이다."라고 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마침 그 즈음 윤정구
미카엘 시인께서 호기심 많던 초등학교 때 "선생님! 차가운 물은
아래로 내려가는데, 왜 얼음은 위에 업니까?”라는 질문을
했다가 선생님의“그럼, 얼음이 물위에 얼지, 물밑에 얼겠나?”라는
말씀에 무안을 당했던 것을 상기하시며, 그때 선생님께서 “참, 좋은
질문이다. 우리 한번 다 같이 생각해보자!“고 하셨다면 지금쯤 과학자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쓰셨던 글이 생각났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맞아. 나도 어릴 때
저런 경험이 있었어. 선생님 혹은 부모님께서 나를 조금만 믿어주셨더라면...
어린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기를 조금만 살려주셨더라면 지금의 내 모습이
많이 다를텐데....“하는 생각을 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부모님들, 과연 당신들은 댁의 자녀에게 어떤 부모이십니까???
정말 당신 자녀의 지금은 보이지 않는 숨어있는 능력을 믿고,
그 능력을 발휘할 때가 오기를 기다려줄 수 있습니까?
숙제는 하지 않고 이리 저리 말많은 아이의 질문공세에 "참 좋은 질문이다!"라고
말씀해주신 적은 있나요?
그보다는 "네가 잘 하는게 있어야 칭찬을 해주지~"라거나 "아, 쓸데없는
말 그만 하고..."라고 하며 아이의 이야기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으실 것입니다.
아동상담을 하면서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때때로 어떤 부모님들께서는
아이의 잘못된 점들만 나열하시며 '이 아이는 정말 키우기 힘든 아이' '커서 뭐가 될지
싹이 노란 아이'라는 등의 낙인을 서슴없이 찍으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상담자인 저는 아이가 현재 보이는 문제 이면의 아이가 가지고 있는 잠재능력,
강점들을 알려드리려고 하지만 현재 눈에 보이는 성적, 행실로만 아이를 평가하려는
부모님의 눈에는 제 말들이 다 '허구'처럼 들리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진전없는 대화를 하다보면 문득 아이의 부모님들보다 상담자인 제가 아이의 편에
서서 아이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이런 부모님들께서도 댁의 자녀가 학교나 교육기관에서 기죽지 않고
존중받으며 자신의 생각을 기죽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으실 것입니다.
그렇지만, 집에서조차 존중받지 못하고, 자신의 강점, 숨겨진 잠재력을 인정받지
못한 아이가 집 밖에서 존중받고, 사랑받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아이에게 심부름 시키는 것이 뭐가 어렵다고?’라고 말하지만 물한컵 떠오는
그 간단한 심부름도 매일 물컵을 엎지르는 아이에게 시킬 수는 없겠지요. 매일
수업 시간마다 엉뚱한 소리를 하는 아이에게 “넌 참 멋진 생각을 많이 하는구나.”
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누구나 그 아이만의 장점이 있습니다.
물컵은 잘 엎지르지만, 신발정리는 잘 할 수도 있고, 주목받고 싶은 마음에 선생님이나
어른들의 말끝마다 끼어들 수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세상 어느 곳에서든지 사랑받고, 존중받기를 바라는 모든 부모님의
마음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이의 홈그라운드인 우리집에서 아이가 보이지 않는 숨겨진 능력을
인정해주고, 북돋아주는 경험이 필요할 것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 아이가 갖고 있는 장점을 하나씩 찾아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______^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2.15 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