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슨 전문가라서가 아니라 독일에 오래 살았다는 이유로 발제하는 것 같다. 독일에서 13년을 살았다. 체류 기간동안 한겨레21 통신원을 했고, 99년에는 1년 정도 녹생당 당원을 했다. 해적당 경우엔 체류 말년에 한참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지난 여름 한두 달 독일에 머물렀는데, 마침 선거기간이라서 대단히 관심깊게 주목했다.
1. 전통 전당제도에 대한 비판 2. 플랫폼 중립성 3. 흐르는 민주주의 (liquid democracy)
가장 재밌게 본 것은 플래카드. 지역당에 후보가 나오면 후보 이름이 나오는데, 이름이 없다. 베를린 시는 시이면서 주의 성격을 갖는다. 지역구 후보 뿐만 주나 시를 대표할 후보자가 있어야 하는데 해적당은 이런 후보를 내세우지 않았다. 타 정당에 대한 비판이 없다. 물론 중의적으로 비판하기는 하지만. 해적당은 기존 투표자들이 아닌 기존에 투표하지 않았던 사람, 투표하지 못하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높다.
"마약 정책 대신에 중독 정책을!" "왜 우리를 찍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 아이들에게 물어봐!" "우리는 질문을 가지고 여기 서 있습니다. 당신들이 대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시에 있는 비밀계약서를 우리는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 베를린 시의 비밀계약서를 비판. 폭로된 베를린 시의 밀실주의를 비판하려는 목적. "84만7천8백여명이 (페이스북) 라이크 버튼을 눌렀습니다." : 아이디어가 참신. 페이스북을 드러내진 않지만, 아는 사람은 알 수 있도록. "자유롭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접근권을 달라." : 18세 후보 "모든 망을 유저의 손에!" "나는 지금의 나를 사랑한다." : 동성애자 후보의 포스터 "최저임금은 사회에 다리를 놓는 시스템이다"
이름 없는 플래카드. 독일에 오래 살았지만 처음 보는 신선한 충격. 많은 미디어들이 이 참신한 플래카드를 다루었다. 저절로 홍보가 되었다. 매력적인 포스터. 참신한 아이디어. 지역구에 있는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만든다.
"모든 종교를 민영화하자!" : 국가가 종교를 어느 정도 관리. 이력서에 종교를 기독교로 넣으면, 십일조로 10%가 교회로 들어감. 국가가 나의 종교를 알려고 하지 말라. 사적 정보에 대한 부분을 연결. "베를린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투표권을!" : 아랍권 후보. 외국인에게 투표권을. 나이와 출신성분으로부터 독립적인. "내가 왜 여기(포스터)에 메달려 있는지 알아? 당신들이 투표하지 않기 때문이야!" : 대단히 해악적이면서 참신하다. 투명성. 시민권.
이번 9월 지방선거에서 8.9%를 득표. 15석을 확보. 해적당은 8%. 작년에는 2%.녹색당은 이제 두자리 수를 득표하는 정당으로. 녹색당이 제3당. 해적당이 제4당. 캐스팅보팅할 수 있는 역량.
평균연령은 30.2세.
대부분은 젊은이들. 10세 이상이면 당원이 될 수 있다. 확실하게 아래로부터 당세를 확장했다는 점. 모든 사람에게 투표권을. 외국인에게도.
블로거들의 역할, 팀블로거, 전업블로거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 아이티, 정치 블로거들이 상위 블로거를 차지. 미디어웟치. 넷폴리티카. 항상 넘버 5,6에 들어와있다. 전업 팀블로거가 여론을 주도하면서 영향력을 행사.
리퍼블리카. 2007년부터. 700명에서 3천명이 참여하는 행사로. 2박3일. 해적당의 발전에 큰 기여. IT, 벤처, 페미니즘, 경제, 블로그계의 이슈들을 다룸.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도 다룸. 해적당의 정책들이 여기에서 거의 생산될 만큼. 위키식으로 행사를 준비. 매년 아홉시 뉴스에 보도될만큼 영향력.
거리모금. 거리청원. 3주만에 13만명. 이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독일해적당 발기인 대회. 아동포르노에 대한 금지를 반대하는 것. 아동포르노 단속을 핑계로 모든 이메일을 보겠다는 규제에 반대. 팀블로그. 매년 데모. 두려움 대신 자유를! 테러리즘을 빌미로 테이터를 검열하는 것에 반대. 넷폴리티카가 주도. 리퍼블리카도. 팀 전업 블로그, 다양한 쟁점에 대한 문제제기, 정기적 컨퍼런스와 데모. 이런 것들이 해적당의 성장에 도움.
- 원 이슈 파티(One Issue Party). 녹색당이나 해적당에 대한 공격. '너희들은 그리스 사태에 대해' '유로화 이슈에 대해선?' 너희는 정당이 아니다. 국민의 모든 관심사에 정책이 있어야 한다. 하나의 이슈로만 해결하려고 한다는 언론의 비판. 너희는 넷폴리시 하나만 잡고 있다.
- 플랫폼 중립성 망 중립성을 당연히 지켜져야하고, 더 나아가 플랫폼 중립성. 학교도 플랫폼이다. 플랫폼이 있는 곳에선 중립성이 지켜져야 한다. 일관되게 교육, 사회정책에 내세움. 다른 사회적 쟁점을 해석할 수 있는 틀을 제시. 정보민주주의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가들에게 의해 모든 것들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전문가이고, 위키식의 집단지성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 시스템으로 이를 구현해야 한다. 그리고 투명해야 한다.
- 시스템 : LDFD / LQFB (Liquid Democracy Feedback) 조직운영방식. 네트워크가 위계를 이긴다. 모든 위원회는 2인제도. 반드시 한명은 여자. 또 반드시 한명은 소수파가 할 것. 활력을 이끌어내는 힘. 소수파도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위계질서를 이겨낼 수 있는 조직구조. 탈중심화된 협업. 그 유명한 "LDFD"(신비님 확인에 의하면 'LQFD') 시스템. 이에 대한 석사논문이 나왔다. 나 역시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지만. 지식을 같이 만들어가자. 정책을 같이 만들어가자. 포럼을 발전시킨 형태. 반대했던 사람들. 찬성했던 사람들. 하루에도 백여개의 정책에 대한 토론이 진행됨. 실시간으로 찬반이 반영되고, 피드백이 옴.
투표권의 위임. 자기 소속의 지구당이 아닌 다른 지구당에 투표할 수 있다. 지구당을 거쳐서만 올라갈 수 있는 구조. 내 투표권을 옆으로 잽싸게 토스할 수 있는. 토론의 시즌이 있다. 전당대회를 정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