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의 역사에 쿠데타는 들어올 수 없다
이화의 역사는 곧 해방의 역사다. 이화는 여성 교육과 민주화운동의 중심에 서서 모든 억압에 맞섰다. 군사독재에 항거했고, 박근혜 탄핵의 불씨가 되었으며, 지금은 내란수괴 윤석열 파면과 사회대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2657인이 참석한 학생총회와 두 차례의 시국선언, 구성원들의 대자보 릴레이는 내란 종식을 향한 이화인들의 열망을 보여준다.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에도 윤석열은 자신의 죄를 부정하며 극우 지지자들을 선동했다. 이에 맞서 이화는 2.26 학내 긴급행동과 기자회견을 통해 파면과 처벌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극우 유튜버와 신남성연대 등 극우 세력은 정문의 담을 넘어 해방의 공간인 이화의 교정으로 쳐들어왔다. 그들은 행진을 가로막고, 학생을 폭행하고, 윤석열 규탄 피켓을 부수고 빼앗았다. 멱살을 잡고, 발길질하고, 사람들을 밀쳐 넘어뜨렸다. 경찰은 방관했고, 학교는 침묵했다. 이것이 어떻게 해방의 교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말인가.
2.26 난동은 윤석열 탄핵을 막기 위한 극우 최후의 발악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다쳤다.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공포감을 느꼈다. 비록 이화인들과 시민들이 연대하여 극우를 몰아내고 대강당 계단을 사수했으나, 그날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2주가 지난 지금 폭도 중 처벌받은 이는 한 명도 없다. 심지어 내란수괴는 구속취소로 풀려났다. 이것이 어떻게 민주공화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말인가.
2.26 난동은 단순한 정치적 갈등이 아니다. 이는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여성의 목소리를 말살하려는 시도이다. “집에 가서 애나 봐라!”, “그래가지고 시집 가겠냐?”라는 그들의 발언은 단순한 폭언이 아니다. 이는 여성의 발화를 부정하고 이화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폭력이다.
2.26 난동은 서부지법 난동의 연장선이자 윤석열 탄핵이 기각되었을 때의 미래와 다름없다. 이화에 난입한 극우 세력이 다른 공간에 침입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어디 있겠는가. 윤석열이 돌아오면 어제 이화에서 벌어진 일이 오늘 다른 대학에서, 내일은 거리에서 벌어질 것이다. 여성이라서, 노동자라서, 청년이라서, 소수자라서 민주주의를 외칠 수 없는 세상이 도래할 것이다. 오직 극우에게만, 반민주주의 세력에게만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현실을 마주할 것이다.
윤석열은 여성혐오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를 끌어내리기 위해 응원봉을 들고 광장에 나온 여성들이 보이지 않는가? 이화인의 목소리를 보도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광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예고와 같다. 윤석열이 복귀하면 민주주의는 물론 일상의 평화 또한 무너진다. 그러므로 윤석열 파면은 그 개인을 몰아내는 것을 넘어 민주주의를 지키고 여성혐오에 기반한 극우 세력의 폭력을 끝장낸다는 의미를 가진다.
3.8 세계 여성의 날에 윤석열은 극우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석방되었다. 이화민주동우회는 윤석열 재구속과 파면, 그리고 내란 공범과 내란 동조 세력에 대한 엄벌을 강력히 요구한다. 그가 돌아온다면 이화의 교정은 2.26 난동보다 더 악랄한 폭력에 짓밟힐 수 있다. 감시원과 정보원이 교내에 상주하며 학생을 잡아가던 군사독재정권 시대로 돌아갈 수 있다. 학내 민주주의가 윤석열을 등에 업고 성장한 극우에 의해 장악되는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세계를 상상하며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른 게 아니다. 우리는 윤석열이 꿈꾸는 세계를 박살내기 위해 타는 목마름으로 울부짖는다. 민주주의를 향해 울부짖는다.
다시 만날 세계에, 이화의 교정에, 해방의 역사에 쿠데타는 들어올 수 없다.
하나. 헌재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지금 당장 파면하라.
하나. 검찰은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재구속하라.
하나. 쿠데타를 옹호하는 반민주 세력 반드시 처벌하라.
2025. 3. 12.
이화여자대학교 민주동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