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요양원 할머니의 글
저어 ~ 여보시오.
돈 있다 위세 하지 말고,
공부 많이 했다고 잘난 척 하지 말고,
건강하다고 자랑하지 말며
명예가 있다고 뽐내지 마소.
나이 들어 병들어 누우니
잘난 자나 못난 자나
너 나 없이 남의 손 빌려
하루를 살더이다.
그래도 살아있어
남의 손에 끼니를 이어가며
똥 오줌 남의 손에 맡겨야 하는 구려!
당당하던 그 기세
그 모습이 허망하고 허망하구려,
내 형제 내 식구가 최고인양
남을 업신여기지 마시구려
내 형제 내 식구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바로 그 남이, 어쩌면 이토록 고맙게
웃는 얼굴로 미소 지으며, 날 이렇게도
잘도 돌보아 주더이다.
아들 낳으면 일촌이요.
사춘기가 되니 남남이고
대학가면 사촌이고 군대가면 손님이요.
군대 다녀오면 팔촌이더이다.
장가가면 사돈되고 애 낳으면 내나라
국민이요.
이민 가니 해외 동포 되더이다.
딸 둘에 아들 하나면 금메달이고
딸만 둘이면 은메달인데
딸 하나 아들 하나면 동메달이 되고
아들 둘이면 목매달어라 하더이다.
장가간 아들은 희미한 옛 그림자 되고
며느리는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당신이요.
딸은 아직도 그대는 내사랑이구려
자식들 모두 출가시켜 놓으니
아들은 큰도둑이요,
며느리는 좀도둑이요,
딸으니 예쁜 도둑이더이다.
며느리를 딸로 착각하지 말고
사위를 아들로 착각하는 일 마시오,
인생 다 끝나가는 이 노모의 푸념이 한스러울 뿐이구려...,
카페 게시글
효다함 이야기
어느 요양원 할머니의 글....맘이 짠 하네요.
임재길
추천 1
조회 739
11.02.05 10:39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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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공감합니다.
나이들면 들수록....
자신만의 미래,
자신만의 목표만큼은 항상 챙길수 있는 건강을 유지하기만 하면 참 행복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