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기 시인 시 경향
가슴으로 쓴 감성의 시학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자연의 시적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그것에서 인간 삶의 의미를 유추해 냄으로써 시화하고 있다. 특히 현란한 시적 장치를 두지 않고서도 숨결 고르듯 고른 용이하게 정제된 시어와 그 속에서 소박하게 이미지화된 시에서 순수하고 맑게 살아온 시인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시를 감상할수록 시의 묘미, 시의 특질로 곧바로 진입하는 은은한 창작 솜씨가 돋보인다.
강동기 시인 대표시
그리운 것은 떠난다/ 강동기
황금빛 들판 메뚜기 잡던 어린 시절 그립고
옛 동산 그윽한 아카시아 향기 그리운 건
가슴속 파고드는 아련한 추억 때문이리라
떠난 화살은 되돌릴 수 없는데
아쉬운 미련 가진들 무엇하리요
그리운 것은 떠난다
청정무구한 개울물 소리 그립고
이슬 젖은 풀벌레 우는 소리 그리운 건
가는 세월 아쉬워 감상에 빠져들기 때문이리라
깨어진 거울은 다시 비출 수 없는데
무장무장 그리워한들 무엇하리요
그리운 것은 떠난다.
밀양아리랑 길/ 강동기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구불구불 밀양아리랑 길 걸어가면
아랑의 얼 서린 그곳
언제나 반가이 맞아주는 어스름 황혼
석양은 물들어 붉기만 한데
못 잊어 찾아온 길손
환한 미소 해맑은 웃음 정감 넘치고
바람 따라 구름 따라 흘러가는 인생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느릿느릿 밀양아리랑 길 걸어가면
새소리 물소리 들리는 그곳
사시사철 푸르고 푸른 삼문 솔밭 솔향기 내음
생기 송송 엔돌핀 절로 솟아나는데
정든 임 찾는 새 한 마리
산뜻한 공기 청량한 바람 상쾌감 더해주고
세월 따라 인심 따라 돌고 도는 인생.
그리움 • 1/ 강동기
황혼이 깃든 오후
서녘 하늘
수심 띤 기러기 떼 날아가고
그립다 못해 나뭇잎 하나 떨어진다
임 떠나는 소리
임 부르는 소리
무정하게 시간은 흐른다.
다시 찾은 오솔길/ 강동기
뒷동산
고즈넉한 오솔길
소슬한 갈바람
가뭇없는
어릴 적 동무
그리움 더하고
떠날 때를 아는 듯
파르르 떠는 나뭇잎
시리도록 아리는데
제 길을 지킬 뿐
오솔길은
말이 없다.
산동 산수유/강동기
샛노란 물결
흐드러진 산수유
산동애가가 애절해
혼자는 서러워
돌담길 돌고 돌아
수놓은 군락
송이송이 꽃송이
애한이 서려 있네.
거울/강동기
너 아니면
어이 나를 알랴
내가 웃어야
웃는다.
인생유한 • 1/ 강동기
마른 잎에도 그리움은 싹트는데
바람은 불고 날은 저물어 가고
세월도 흐르고 나도 가네
부러진 나뭇가지에도 희망은 움트는데
별이 지고 빛은 사라지고
사랑도 가고 너도 가네
고목나무에도 꿈은 영그는데
닭이 울고 새벽은 가고
꽃도 시들고 우리 인생도 가네.
보고픈 아버지/ 강동기
아버지
어릴 적 함께 오가던
뒷산 자드락길을
홀로 걸어갑니다 어디선가
금방 나타나실 것만 같은데
산까치가 반겨줍니다
언제나
믿음으로 보듬어 주신
아버지 보고 싶습니다
오래 함께하시리라 여겼기에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다가옵니다
허무하게
가시고 보니
그렇게도 좋아하시던
탐스럽게 잘 익은 복숭아
한입 드리지 못해
가시 되어 아픕니다
지금
이 길에는 산국화가
암팡지게 피어 있습니다
바람결 꽃향기 좋아하셨는데
볼 길 없어
눈물 납니다
아버지
계신 곳도
꽃을 볼 수 있는지요
이 청아한 꽃
사진에 담았지만
부칠 길이 없네요
저린 마음
부여잡고 불러 봐도
가담가담 애슬픈 바람 소리
아버지
그곳 하늘나라에서
저를 보고 계시지요.
묵상/ 강동기
고요가 깃든 지도 오래된 시간
이따금 창문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 소리뿐
나의 마음은
조용한
산골 마을
어느 창가로 향한다
고운 모습 비춰주는 그곳
가식 없는 따뜻한 마음이 있기에
고운 선율 느낀다
그건 진실을 일깨워 주는 향신료
선하디선한 그대 있는 창가
어느새
내 자신으로 돌아온다
이내 곧 적막감이 감돈다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가련한 소망
소박한 마음.
시인/ 강동기
사람과 사람 사이에
꽃을 심는다.
그대를 향한 기도/ 강동기
은근 미를 지닌 그대여
언제나 강건하며
미소 짓는 그 자체가
행복이게 하소서
수천 겁이 쌓여 만난
생애 단 한 번의 인연
처음과 끝이 같게 하여
무릉도원 되게 하소서
끈기 있는 무궁화처럼
변함없이 은은하며
피고 지는 그 자체가
축복이게 하소서
바람 불어 휘몰아쳐도
굳세게 정진하며
가는 곳마다 꽃신 신고
꽃길이게 하소서.
사랑 • 2/ 강동기
한번 앓으면
헤어나기 어려운 열병이거늘
빨간 석류처럼 익어가다
터질까봐 걱정이네
저 멀리 석양에 물들어 가는
저녁노을은
누구를 사모하기에
그렇게도 애잔한가
울긋불긋 절정으로 치닫는 순간
마음 비울지어다
가슴앓이할지언정
빠지고 싶은 마력 같은 것
무슨 신비감 있기에
그렇게도 매료되는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지만
감칠맛나게 하는 영원한 향신료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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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강동기 시인 대표시
샛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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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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