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상담’이란 문화가 보편화되지 않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자녀와 함께
상담센터를 찾기까지 어머니들은 정말 많은 망설임과 고민을 하게 됩니다.
‘정말 우리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것일까?’ ‘시간이 흐르면, 아이가 성장하면
나아지는 문제는 아닐까?’ ‘상담소를 다닌다고 하면 다른 사람들이 우리아이에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등의 생각부터 모든 것이 내가 아이를
잘못 키워서 그런 것이라는 죄책감까지 들게 되면서 어머니들의 마음을 어지럽게 합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심사숙고하여 용기를 내어 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리는 어머니들은
걱정되고, 두렵기도 하지만, 이제부터 나도 내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되어줄 것이라는
굳은 결심을 하게 되지요.
오랜 시간을 두고 어렵게 결정한 선택이었던 만큼 어머니들은 자녀에 대한 그동안의
미안함을 씻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상담과 함께 굳은 각오로 아이들에게 ‘착한 엄마’가
되어주고자 노력하게 됩니다.
몇 번 보지도 않은 상담선생님을 너무 잘 따르는 아이를 보면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나는 왜 그동안 상담선생님처럼 아이를 잘 받아주지 못했나 하는 미안함에 아이의 요구는
가능한 받아주고, 혼내지 않는 ‘착한 엄마’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상담을 시작한 처음에는 나의 양육태도가 변함에 따라 아이와의 관계도 좋아지는 것 같아
그동안 내가 왜 이렇게 하지 못했나 하는 미안함과 함께 보람도 느낍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아이의 요구는 끝이 없고, 웃으면서 상담선생님처럼 받아주기에는
울컥울컥 화사 치솟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면 1주일에 하루 정도는 감정이 폭발하여 아이를
심하게 혼내기도 하고, 때로는 회초리를 들기도 합니다. 나름대로 아이를 위해 양육태도도
바꾸어 가며 최선을 다했지만, 전과 다를바 없는 현실에 화가 나기도 하고, 조금씩 지쳐갑니다.
처음과 달리 상담효과에 대한 확신도 없고, 끝없이 반복되는 아이와의 전쟁에 어느새
익숙해지며 ‘역시... 이 녀석은 별 수 없구나. 이 아이는 왜 나를 힘들게 할까?’라는 생각이
가득합니다.
어머님들!!!
어머님들께서 아이들의 모든 요구를 들어주셔야 ‘좋은 엄마’가 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십시요.
어머님들은 자녀에게 때로는 상담자처럼, 때로는 선생님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대하실 수는 있지만, 본 모습은 ‘어머니, 엄마’이며, 그래야만 합니다.
동생과 싸우는 아이를 보시고, 욱하는 마음에 소리치고 싶지만 어금니 꽉 깨물고
연기하듯이 “우리 ○○는 엄마가 동생만 너무 예뻐하는 것 같아서 너무 속상했나 보구나.
그렇지만 ○○가 동생을 때리면 동생이 너무 아프겠지?...”라고 이야기하는 우아한 연기파
엄마보다는 “너희들이 싸우니까 시끄러워서 너무 정신이 없잖아.”라고 엄마의 감정을
편하게 이야기한 후, 서로의 입장을 말해보도록 하는 엄마가 더 편하지 않을까요?
어머님들의 감정을 베일 속에 감추면서 1주일간 우아하고, 착한 엄마의 모습을 보이다가
본인의 감정이 폭발하여 어느날 갑자기 아이들에게 ‘욱’하고 화를 내시는 것보다는,
엄마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속마음과 다른 거짓된 감정표현과 해결되지 않고 꾹꾹 눌러놓은 감정들이 아이들에게
불안감을 주는 불씨라는 것을 잊지마시고, 본능에 충실하십시오~
마음이 편한 엄마에게서 느껴지는 편안함은 속마음을 감춘 엄마의 가식적인 우아하고
세련된 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본능”을 지키기 위해 아이들에게 심한 체벌이나 폭언을 해도
된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물론 ‘기본적인 감정조절’이라는 자체 필터링을 거친 후의 감정표현이어야 하겠지만,
엄마가 느끼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의 감정을 너무 감추고, “엄마는 항상 아이들에게
밝고 행복한 모습만을 보여주어야 한다!!!”라는 잘못된 신념을 버리시라는 것입니다.
엄마도 기쁨, 행복 뿐 아니라 복잡한 세상을 살면서 삶이 내 맘같이 되지 않을 때
느껴지는 속상함, 외로움, 슬픔, 분노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가 있지만,
이런 스트레스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고 감정을 조절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교육이 아닐까요?
어머님들!!! 이제부터는 ‘착한 엄마’가 되기보다 ‘편한 엄마’가 되어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