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산 전에 꼭 읽어야 할 내용
1 등산과 걷기의 어려움
1)등산의 기본은 걷기
등산의 기본은 걷기이다. 두 발을 이용하여 균형을 잡으며 걷는다는 것은 네 발 달린 짐승이 볼 때 매우 어려운 동작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손의 자유를 얻기 위해 다리의 균형감각과 힘이 고도로 진화되어 누구나 걷고 뛰는 동작을 능숙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든 발달된 보행감각을 가지고 있는데, 특별히 보행법을 등산의 기본이라고 강조함은 어떤 이유일까? 그것은 산행중의 보행은 평지보행과는 여러 면에서 달라서 산길 걷기에 필요한 체력과 요령을 갖추지 않으면 등산 자체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처음 등산에 뜻을 두는 사람은 우선 익숙하게 걷는 방법부터 익혀야 점차 전문등산분야(암.빙벽등반)에 까지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니 만큼 걷는 법을 익힌다는 것은 등산의 기초과정을 배우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흔히들 말하는 전문등반이라는 것도 사실은 이 걷기운동의 연장이며, 록클라이밍(Rock Climbing:암벽등반)이라는 등반기술도 암벽위에서의 걷기 이며, 아이스클라이밍(Ice Climbing:빙벽등반)도 알고 보면 빙면이나 빙벽에서의 걷기라고 할 수 있다. 산에서의 걷기는 평지에서 시작하여 점차 표고를 높여가고, 또 다시 내려와야 하는 반복운동이다. 일상생활에서는 보통 평지를 걷는 일(수평이동)만을 하지만 적어도 등산에서는 좀 더 경사지고 험난한 곳을 수직이동하게 되는 것이므로 기초요령과 적절한 훈련, 과학적인 지식을 알아두어야 익숙하게 걷는 즐거움을 얻게 되는 것이다.
2)산에서 걷기의 어려움
산에서 걷기와 평지에서 걷기와의 차이는 우선 그 운동량에서 큰 차이가 있다. 우리가 평지에서 시속 6km로 걸을 때 심장의 박동수는 1분에 100번(평상시 성인의 맥박수는 분당 70번전후, 호흡수는 16-20회)이며, 이때 신체에서 요구되는 산소섭취량은 안정시의 4배까지 된다. 한편 휴식시의 운동량 및 산소요구량을 1이라고 했을 때 산에서 경사를 오를 때는(9kg 정도의 배낭을 메고) 8.8배 정도의 산소량을 요구할 정도로 아주 힘이 들며, 경사를 내려올 때도 휴식시의 5.7배 정도를 소모하게 된다.
산소와 기압의 차이도 산길 걷기를 어렵게 한다. 공기 중에는 산소가 21%정도 섞여 있는데 고도가 높아질수록 산소가 희박해지고, 기압도 평지의 1,013mb보다 낮아져, 산소가 폐를 통해 혈액으로 들어가 신체조직 속속들이 공급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진다. 우리나라와 같이 해발 2,000m 이하의 산에서는 이러한 영향이 매우 적지만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경사진 산길에서 균형을 잡는 것도 평지보다는 더 힘이 든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노출된 바위가 많고 요철이 심한 산길에서는 오르막보다 내리막에서 균형을 잡기가 더 어렵다. 한발 한발 균형을 잡기 위해 다리 근육은 물론 신체 여러 부위의 힘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
기후변화 또한 산길을 걷는 데 방해 요인이다. 산행 중 비바람을 만나 옷과 장비가 젖으면 몸이 무거워지고 체온이 떨어지면서 체력소모가 많아진다. 산에서의 기온은 해발 100m씩 올라갈 때마다 0.65도씩 떨어지므로 신체는 체온유지를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어 결국 많은 체력소모를 가져오게 된다. 걷는 시간이 길다는 것 또한 평지걷기와 다른 점이다. 산행 중에는 몇 시간 이상 계속 걷는 것이 보통이지만 일상생활 중에는 1시간 이상 계속 걷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평소 단련되지 않은 몸으로 가파른 산길을 걷는다는 것은 체력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산행을 처음 시작하여 경사진 산길을 걷게 되면 누구나 숨이 가빠지고 다리에 근육통이 오는 등 고통을 겪기 마련이다.
오랫동안 등산을 해온 사람도 등산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 무거운 배낭을 메고 힘들게 오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그 고통에 비해 얻는 즐거움이 더욱 크기 때문에 참으면서 등산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길걷기가 언제나 고통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산길걷기에 알맞게 단련된 체력을 바탕으로 보행법의 요령을 터득한 사람은 한발 한발 쑥쑥 오르는 상승감을 즐기며 상쾌한 기분으로 등산을 한다. 이제부터 그 요령을 알아보기로 한다.
2 출발전 준비
1)가능한 한 짐을 줄이자.
무거운 짐은 등산을 가장 힘들게 하는 요인 중의 하나이다. 맨몸으로 오른다면 훨씬 수월하게 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무게는 등산의 가장 큰 적이기에, "등산은 중력투쟁(Fight Gravity)이다."라는 말도 있는 것이다. 특별히 하중훈련을 하지 않는 한, 꼭 필요한 짐만을 챙기고, 장비를 구입할 때도 원하는 기능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가벼운 장비를 선택한다. 매우 힘들게 오르는 사람들의 배낭을 열어 보면 1/3~1/2 정도가 불필요한 짐으로 가득 들어 있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을 짐들을 잔뜩 넣고, 낑낑대며 매번 '산을 왜 오르는가?'의 갈등을 한다면 현명하지 못한 것이다. 배낭을 꾸리는 방법과 짊어지는 법을 알아야 한다. 배낭의 무게는 패킹 방법에 따라 상당히 가볍게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콤팩트하게 잘 채워서 등에 딱 붙게 짊어지면 몸의 일부가 된 듯이 쾌적하게 짊어질 수 있다. 그러면 패킹 방법이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첫째, 배낭의 등 부분에 매트 같은 부드러운 것을 넣어 딱딱한 것이 등에 닿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배낭의 등 면적이 넓어지도록 양쪽 가에다 물건을 채우는 것이 요령. 사용 빈도가 높은 것과 무거운 것은 위쪽에, 가볍고 사용빈도가 낮은 슬리핑 빽이 나 갈아입을 옷은 아래쪽에 채운다. 그리고 배낭이 등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숄더 벨트의 길이를 조절할 것. 벨트가 너무 길면 배낭의 무게 중심이 너무 낮아져 어깨와 허리에 필요 이상의 부담을 준다. 또 너무 짧으면 팔이 죄어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2)배낭 꾸리기
가벼운 것은 아래로 무거운 것은 위로 넣되 무거운 부위가 어깨선 아래부터 허리뼈 위에 놓이도록 해야 한다.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주머니나 윗부분(후드)에 넣는다. 배낭 바깥에 수통이나 여러가지 물건을 매다는 것은 좋지 않다. 왜냐하면 배낭의 무게는 한 덩어리가 되어 등에 밀착되어야 하는데, 배의 바깥에 매달면 움직일 때 마다 흔들거림으로 인한 무게의 쏠림으로 체력의 분산을 가져와 체력소모가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분실하기 쉽고 구분이 모호한 물건은 종류별로 잡주머니에 담아 꾸린다. 젖어서는 안 될 물건과 여분의 옷가지는 비닐에 싸서 담고 불규칙한 물건은 옷과 섬유제품등과 함께 담아 등에 배기지 않고 흔들리지 않게 꾸리는 것이 좋다. 무게가 좌우 대칭이 되도록 하여 기울어지지 않게 꾸린다. 방수포장에도 신경써야한다. 통 비닐로 배낭 안을 감싸거나 배낭커버 등으로 우천에 대비하여 배낭을 젖지 않게 해야 한다. 배낭이 비에 젖으면 무게가 증가하여 체력소모가 많아진다.
3)잘못된 배낭 착용
무게중심이 뒤로 처져 있고, 짐들이 덜렁대어 힘을 분산시킨다.
평탄하고 좋은 길 - 무게중심이 위에 있다.
험한 등산로 - 무게중심이 중간에 있다.
등산화는 지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예정된 산길의 상황에 따라 그 조건에 알 맞는 가벼운 신발을 골라 신어야 한다. 가벼운 트래킹 슈즈, 워킹 슈즈 또는 경등산화를 고를 때에는 사이즈가 문제이다. 너무 크거나 작은 신은 모두 발을 부르트게 한다. 발이 잘 부르트지 않는 사이즈는 발의 길이와 볼 넓이를 고를 때 볼의 넓이를 우선해야 한다. 길이는 실제로 사용할 양말을 신고 등산화를 신어 끈을 죄어 봐서 편안하게 꼭 맞는 것이 좋다. 또 양말은 탄력 없이 접어지는 낡은 것은 발바닥이나 뒤꿈치를 부풀게 하는 원인이 되므로 새것으로 갈아 신어야 한다.
등산복의 착용도 중요하다. 보행 중에는 가벼운 옷차림을 해서 과도하게 땀을 흘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옷을 많이 입어 신체의 온도가 높아지고 땀이 많이 나면 신체리듬과 생리균형이 깨져서 그만큼 체력소모도 많아지며 현기증과 두통이 일어나는 열탈진에 걸릴 수도 있다. 한여름에도 긴 바지에 긴 등산용 스타킹을 착용하면 본인도 답답하고 더울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매우 답답하게 느껴진다. 시원한 반바지와 잘 마르는 티셔츠는 산행을 더욱 가볍게 한다. 그늘이 많은 숲속에서 모자를 고집하며 땀을 뻘뻘 흘리는 것도 답답하다. 신체가운데 머리 부분은 가장 온도에 민감한 부분이다. 더울 때는 가장 많은 열이 발생하고, 추울 때는 가장 많이 열을 빼앗기게 된다. 계절과 신체의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머리를 시원하게 하거나 보온을 해서 쾌적한 상태를 유지해야 좋다.
3 호흡법
산행 중 겪는 첫 번째 고통은 더 이상 움직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숨이 차오르는 것이다. 이것은 운동량에 비해 산소와 혈액의 공급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산길을 걷기 시작하면 서서히 심장박동과 호흡이 빨라지게 되는데, 운동량이 자신의 심폐능력이상으로 커지게 되면 더 이상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숨이 가빠지고 심장은 마치 터질 것 같아진다. 이렇게 신체에서 요구하는 산소량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면 산소 부족상태에 이르게 되는데 이런 상태를 사점(死點)이라고 하며, 더 이상 운동을 할 수 없게 된다. 사점에 도달하는 운동량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산행 중 한 번씩은 겪게 된다. 사점에 빨리 도달하는 것보다 서서히 도달하는 것이 좋다. 사점에 가까워진다고 느껴지면 걷는 속도를 늦추고 심호흡을 충분히 하여 신체가 사점을 잘 극복하도록 해야 한다.이때 너무 오랫동안 휴식을 취하면 다시 사점을 겪게 된다. 이렇게 한 번 사점을 잘 극복하여 페이스를 조절, 신체가 잘 적응되면 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흔히 젊은 남자의 경우 의욕이 앞서 초반에 따른 속도로 산행을 하기 때문에 금방 사점에 이르게 되고, 페이스 조절을 못하여 무산소 운동 상태가 지속되면서 녹초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여자들은 사점을 느끼게 되면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자포자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신체에는 더 많은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남아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보통 초보자들은 "2번 코로 들이쉬고, 2번 입으로 내쉬고", "코로 호흡하는 습관을 들여라"라는 것을 산행 중 호흡법의 정석으로 알고 있다. 입이 아닌 코로 호흡을 하면 먼지나 균같은 것을 거르게 되고 차가운 공기를 덥게 할 수 있는 좋은 점이 있지만, 산행 중에 필요로 하는 산소량을 코의 호흡만으로는 충분히 공급할 수 없다. 안정 시 1분 동안 마시는 공기의 양은 10리터 정도이지만, 산행 중에는 1분에 약 150리터까지도 공기를 마셔야 할 경우도 있다. 그러나 1분당 코로 들이마실 수 있는 공기의 최대량은 57리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숨이 차오르는데 코로만 숨을 쉬는 것을 고집하는 것은 미련한 행동이다. 코와 입으로 필요한 만큼 충분한 공기를 들여 마시는 것이 지치지 않는 요령이다.
고산증세 우리나라의 산들처럼 높이가 낮은 곳에서는 산소와 기압에 의해 그다지 심각한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산소와 기압이 실제로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음은 사실이다. 산을 오를수록 평지에서 보다 호흡이 어려워지며, 귀가 멍멍해 지는 것을 다소 느꼈을 것이다. 이것은 산소와 기압의 영향 때문인 것이다. 공기 중에는 산소가 21% 섞여 있는데, 고도가 높아질수록 공기도 평지보다는 희박해 지므로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산소량도 그만큼 줄어든다. 뿐만 아니라 높은 곳에서는 기압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게 된다.
우리는 해수면상의 공기밀도인 1013mb의 기압에 적응하며 살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호흡할 때는 1013mb의 기압이 폐를 통하여 혈액으로 들어가서 산소를 신체에 속속들이 공급해 주고 있다. 그런데 높이 올라 갈수록 기압은 떨어져서 폐의 조직을 통해서 필요한 산소를 온몸에 공급하기에는 양이 부족하게 된다. 그 결과 혈액은 보통 때에 비해 상당히 부족한 양의 산소밖에는 운반해 주지 못하는 까닭에 산소부족으로 두통, 피로와 호흡횟수의 증가가 겹치게 되는 것이다.
4 보행 요령
1)보행의 기본자세
양 어깨의 힘을 빼고 편한 자세로 상체를 앞으로 조금 굽히며, 무릎은 조금만 올리면서 한 발짝을 내 딛는다. 내딛는 발바닥에 몸의 중심을 옮기며 땅을 밟는다. 땅을 밟을 때는 발끝이나 발뒤꿈치를 사용하지 말고 발바닥 전체로 안정감 있게 디뎌야 한다. 산의 경사를 걸어 올라갈 때는 손을 크게 흔들지 말고 양 어깨를 좌, 우로 보폭을 맞추어 리듬있게 움직여야 한다. 양손에는 아무것도 들지 말고 들것이 있다면 반드시 배낭에 넣고 가야 한다. 불필요한 몸놀림 없이 절제된 움직임이 필요하고, 목과 배낭이 좌우로 요동치면 역시 힘의 분산과 낭비를 초래한다.
호흡은 자연스럽게 발걸음에 맞추어야 하며, 숨을 들이 쉬고 내 쉬는 것은 꼭 같은 간격으로 한다. 그러나 같은 간격의 숨쉬기를 너무 의식하게 되면 그 의도적인 노력 자체로 인하여 자신의 호흡템포를 놓쳐 더 숨찰 수도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숨이 가쁘다고 해서 계속해서 심호흡을 하면 과량의 산소섭취로 인해 현기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야 쉬 피로하지 않게 된다. 처음부터 온 힘을 다해 허둥지둥 걷는다면 쉽게 지쳐버릴 뿐 아니라 한번 피로해진 후에는 아무리 휴식을 취해도 별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산행 시 힘의 배분은 전체 체력을 10으로 보았을 때, 등산 시 4, 하산 시에 3을 소모하고 남아 있는 3은 예비체력으로 간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밸런스와 리듬이 필요하다.
처음 등산을 시작하는 초보자일 경우, 20분 걷고 5분 휴식, 또는 30분 걷고 5분 휴식함이 바람직하다. 처음 등산을 시작하는 사람은 급한 마음에 빨리 가려고 보폭을 너무 넓게 벌려 걷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무리하게 보폭을 넓히면 상하운동이 심해져서 쉬 피로해지게 된다. 보폭은 성인의 경우 보통 75cm, 분당 114보 정도가 적당하다. 걸을 때는 밸런스(Balance:평형)를 유지하며 일정한 리듬(Rhythm:율동)이 있는 동작을 해야 한다. 올바른 보행법이 몸에 밴 사람의 등산자세를 보면 마치 어깨춤을 가볍게 덩실덩실 추듯이 리드미컬하게 몸을 움직이며, 신체와 배낭의 하중을 그 리듬의 흐름을 따라 유연하게 이동시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5 알파인스틱 보행법
알파인스틱(Alpine Stick, Ski Poles) 보행법은 스키의 활주기술에서 보급되어 단순히 지팡이의 역할을 넘어 중요한 등반도구로 발전하고 있다. 알파인스틱을 사용하면 다리에만 의존하는 보행의 노동을 팔에 30%정도 분담함으로써 체력소모를 줄이고, 보행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다. 또한 완경사의 설 사면이나 빙판, 바닥이 고르지 못한 등산로에서 균형을 유지하기가 좋고, 하산 시에는 무릎의 충격을 줄여 줄 수 있다. 알파인스틱은 스키폴과는 달리 2단 또는 3단으로 길이를 조절할 수 있어 사용하지 않을 경우 배낭에 꽂아 편리하게 휴대할 수 있다. 손잡이를 제거하면 서로 연결할 수 있는 스틱은 눈사태 매몰자의 탐침용, 조난자 운반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알맞은 사용 길이는 스틱을 잡고 섰을 때 팔꿈치 관절이 90도가 되는 길이이지만, 내리막길이나 급경사를 오를 때는 이 보다 10-15cm더 길게 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바스켓(스노우링)은 눈이 없는 길에서도 그대로 사용해야 바위틈새에 스파이크가 끼는 것을 방지한다.
사용방법은 자연스럽게 걸을 때 오른발이 나가면 왼팔이 나가고, 왼발이 나가면 오른팔이 나가듯이, 오른발이 나갈 때 왼손스틱이 나가고, 왼발이 나갈 때 오른손 스틱을 내 짚으면 되는데, 스틱의 스파이크를 발보다 앞에 짚으면 안 된다. (급경사나, 요철이 심한 지형에서는 예외) 내 짚은 스틱을 뒤쪽으로 밀어내며 그 반발력으로 몸을 앞으로 전진시킨다. 이러한 기술은 반드시 스틱 2개를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급사면에서는 스틱의 길이를 위로 짚었을 때 손이 얼굴 높이까지 오도록 조정하고, 위로 짚은 스틱에 배낭의 하중을 기대주고 발을 위로 옮기면 다리가 부담해야 하는 하중을 줄여 줌으로써 다리근육의 노동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알파인스틱을 처음 사용하면 매우 거추장스럽고 불편하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사용을 피한다면, 이것은 마치 자전거를 배울 때 잘 안되다고 다시는 자전거를 타지 않는 것과 같이 어리석은 일이다. 이제 알파인스틱은 워킹에서 뿐만 아니라 만년설의 고산등반에서도 본격적인 암벽등반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등반의 필수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6 보행속도와 휴식
처음에는 몸이 적응 할 수 있도록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 차차 속력을 내어 페이스(Face)를 유지하게 되면 즐겁고 상쾌한 등반이 되는 것이다. 주위의 풍치를 관망하며 적당한 페이스로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심장의 펌프작용이 빨라지며 피가 힘차게 돌고, 근육이 힘차게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이다. 훌륭한 보행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까지의 고통은 감수해야 된다는 것이다. 필요할 때 충분히 쉬면서 간다면 초심자라도 아무런 피로감 없이 잘 갈 수 있다. 시간마다 몇 번 쉬고, 얼마 동안 쉬는가 하는 등의 공식은 정해질 수도 있으나 이런 것들은 규정된 체력과 일정한 짐을 지고 규정된 거리를 걸을 때 통용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다. 분명한 것은 필요 없이 많이 쉬는 것은 시간낭비라는 것이다. 너무 오래 휴식을 하면, 근육이 굳어지므로 다시 걷기가 힘든 점도 고려해야 한다. 산행 일정이 짜여 있을 때는 쉴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쉬고 싶을 때 쉬어도 무방하다. 심한 경사를 오를 때는 서서 쉬는 것이 좋다. 나무나 바위 등에 기대어 서서 짐의 하중이 어깨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심호흡을 하여 숨을 들이 마시고, 신발끈, 배낭들을 고쳐 매도록 한다. 또한 중요한 것은 쉴 때의 정신자세이다. 가까운 거리에 정상이 있다던가, 목적지가 있다 해도 휴식을 할 때는 휴식을 한 후 침착하게 한 걸음 한걸음 옮겨야 한다. 자신의 페이스 조절을 위한 좋은 말이 있다. "호흡은 가쁘기 전에 조절하고, 근육은 지치기전에 풀어 주어야 한다."
가까운 거리부터 시작하여 먼 거리까지 늘린다. 모든 운동에는 부하원리가 이용된다. 즉, 힘과 지구력을 향상시키려면 우리 몸에 저항을 서서히 증가시키면 된다. 쉬운데서 부터 시작하여 운동량과 속도를 점차 늘려 나감으로서 신체의 운동능력을 단계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다. 우리의 육체는 자주 연습을 하면 좋은 컨디션으로 훌륭히 작동할 수 있다. 근육의 힘이란 반복된 훈련을 통해서 강화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등산 첫날은 심장과 폐, 그리고 근육에 무리를 주게 되지만 차차 이런 상태가 적응되면 힘찬 걷기운동도 즐겁게 느껴지게 된다.
1.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천천히 걷는다.
2. 서서히 속력을 낸다.
3. 적당한 페이스를 계속 유지한다.
걷는 속도에는 경제속도라는 것이 있다. 실험 결과에 의하면 짐의 무게에 관계없이 1분당 60m의 속도로 걸을 때 산소 소비량이 가장 적다고 한다. 따라서 시속 3.6km가 힘이 가장 적게 드는 경제속도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제속도보다 천천히 걷거나 빨리 걷게 되면 그 속도에 비례하여 체력소모가 많아진다. 또한 이 실험에 의하면 짐이 조금 불어났을 경우 조금 빨리 걸어 속도를 높이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한다. 즉, 빨리 걷고 빨리 휴식을 취하는 것이 전체적인 체력 소모를 줄이는 방법이다. 산행중의 휴식은 흔히 [30분 걷고 5분 휴식]이 바람직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사람마다 체력과 속도가 다르다. 산길의 상태도 다르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 시간은 같을 수 없다. 30분 걷고 5분 휴식은 잘 단련된 등산가에게나 해당되는 것이다. 일단 몸이 지쳐 버린 다음에 휴식을 취하면 기력을 다시 원상태로 회복하기 어렵다. 지치기 전에 잠깐 쉬고 다시 걷고 해야 한다. 이 간격은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알맞게 간격을 조절해야 한다. 짧은 휴식 중에는 배낭을 벗지 않고 나무나 바위 같은 데에 몸을 기댄 채 서서 쉬는 것이 좋다. 너무 오래 쉬면 적당히 적응되고 가열된 신체가 다시 원 상태로 굳어지기 때문에 다시 걷기 시작하면 힘이 더 든다. 이렇게 짧게 쉬면서 오르다 어느 정도 피로감을 느끼면 배낭을 벗어놓고 편안한 자세로 5분 정도씩 쉬면서 기력을 회복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