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를 풀고 힐링을 위한 목적에서 시작한 주말 도시농부의 생활도 어언 1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금생각해보면 참으로 무모하고 수업료도 많이 지불했다. 그렇지만 변화된 것이나 얻어진 것은 그리 크지 않았다. 얻은 것이 있다면 어설픈 자칭 도시농부를 믿고 투자했던 가족으로부터의 불신(?)을 당해 더 이상 농장의 변화를 위한 자금수혈이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ㅠ.ㅠ
처음 변화를 그려왔던 모습과 실제 변화된 모습은 큰 차이가 있을 뿐더러 그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지정리, 컨테이너, 창고, 전기, 배관 등 모든 것이 여전히 유지비용만 계속적으로 들어가고 얻어지는 편리성은 그리 크지 않았다. 때로는 생각대로 되지 않아 그만 둘까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무엇인가의 변화가 필요했다. 또 그동안의 자칭 도시농부로서의 나 자신도 많이 변했다. 처음에 시작한 호기심반 재미반으로 들떠있던 마음은 어느정도 평정해졌다. 또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경험적 노하우를 쌓았다. 이제는 어설픈 경작에서 얻어지는 작은 수확의 재미보다는 체계적인 농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그 과정을 일기형식으로 기록해보기로 한다. 물론 이전에도 여기에 올리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가끔씩 적어놓은 농사일지도 있다. 사실은 가끔 이런 농사일지를 적다보니 이걸 빠뜨리지말고 일년내내 적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봤다. 이 작업을 하기위해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나의 성실성이다. 어쩌면 나의 성실성과 인내심의 테스트이다. 둘째는 진실성이다. 나의 경험과 일상을 가감없이 기록한 것을 사람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궁금하기도 하다. 물론 나의 개인적 프라이버시을 말하는 것이 아닌 도시농부의 가벼운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말한다. 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재미와 흥미를 끌어 함께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ㅋㅋ 그러나 없어도 괜찮다. 혼자서 이야기하고 써보겠다. 안네 프랑크의 일기는 이야기 형식이지만 다른 사람이 아닌 일기책과의 이야기를 하면서 거의 2년에 가까운 일기를 쓰지않았는가!
그러나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듯이 누군가 이 카페에 찾아와서 읽기만 해줘도 좋겠다. 그래서 언젠가 누군가로 부터 정말 당신의 글이 재미있었다거나 유익했다거나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혹은 당신의 글이나 사진이 이런 것은 바꾸었으면 좋겠다거나 말도 안돼는 황당한 이야기를 했다는 이야기도 괜찮다. 아니면 잘 보고 갑니다는 이야기라도 들을 수 있을 때까지 글을 한번 써보겠다.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