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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

 

[호일칼럼]                          국민이 바라는 대통령

                                                          김 홍   논설위원장

기사입력 2017-02-23 오후 5:44:00 | 최종수정 2017-02-23 17:44

  우병우 박근혜 대통령 전 민정수석의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여러 의혹과 규명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보강 수사 후 재청구해 구속하는 끈기를 보여줬지만,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수사 기간이 연장되지 않으면 불구속 기소될 가능성이 크다.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기간에 보강 조사를 하고 영장 재청구를 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특별감찰관법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불출석)위반 등 기존 혐의에 대해 기소 후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검에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관계기관에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공식자료를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이것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기각 사유가 될 수는 없다.

헌법재판소는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전원사퇴 카드 지연전술에 선을 긋고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퇴임일인 오는 3월13일 이전에 탄핵심판 선고 할 뜻을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최상목 기획재정부 2차관의 증인채택을 직권으로 취소하고, 대리인단이 재차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를 증인 채택해달라고 신청했으나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심 강원일 재판관은 “녹취록은 핵심증거가 아니다”면서 대리인단의 ‘고영태 녹음파일’ 재생 제의를 일축했다.

  한편, 헌정사상 첫 대통령 파면이라는 불명예가 박 대통령에게 만만치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정치권 일각에서 ‘박근혜 대통령 자진사퇴설’이 솔솔 나오고 있다. 물론, 청와대는 “그런 얘기는 전혀 없다”고 일축하고 있지만, 자진사퇴가 탄핵보다 다음과 같은 유 불리가 있기 때문에 간과할 수 없는 입장이다.

  박 대통령이 스스로 직을 내려놓을 경우,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4조2항에 의거, 대통령 월급의 70% 정도를 연금으로 받게 된다. 또 경호지원과 비서관 3명, 운전기사 1명을 두고 사무실과 통신, 본인 및 가족의 치료 지원, 기타 필요한 예우 등을 세금으로 지원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탄핵으로 파면되면 박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받을 수 없다. 다만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7조2항에 따라 경호동 마련과 경호 경비 예우 등의 권리만 누릴 수 있다. 그리고 피의자 신분으로 최순실과 비실선 조직과 대기업간의 정경유착 등 각종 비리에 대한 심문을 받게 될 것이다.

  정치권에서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3일 “‘4월 퇴진-6월 대선’ 같은 정치적 해법이 탄핵소추에 절대적으로 앞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면서 “현재의 정국을 풀기위해 정치권의 대타협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15일 “박 대통령은 명예로운 퇴진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지난 17일 김성태 바른정당 사무총장은 “명예로운 결단이 극단적 갈등을 수습하고 안정적 리더십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게 되면 헌재는 탄핵심판 사건을 각하하거나, 혹은 사임과는 관련 없이 선고를 내릴지 갈림길에 설 전망이다.

  바야흐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결과가 바로 코앞에 와 있다. 국민들은 탄핵기각이던 탄핵인용이던 간에 바라는 것이 있다. 차기 대통령은 어느 누구가 해도 된다. 또 누가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자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갖춰야 하고 국민들은 이 점에 유의하여 차기 대통령을 선출해야 할 것이다.

  첫째, 국민들의 기본적 삶의 가치와 질적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도덕성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도덕성은 정직, 성실, 책임감을 기반으로 국민과 역사 앞에 정직하고 성실해야 하며 책임을 다해야 한다.

  둘째,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추어야 한다. 지도자의 역사의식이란 민족사와 세계사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시대의 과제가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다. 또한 자신이 추진하는 모든 일이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역사적 행위라는 사실을 한 순간도 잊지 않고 항상 바르게 가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다.

  셋째, 대통령의 업무인 국정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수오지심(羞惡之心)‘을 발현하는 것이다. 의롭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착하지 않은 것을 미워하는 인간의 심성이 대통령 개인에게도 있어야 국정운영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다.

  넷째, 민감한 외교 국방 문제를 풀어가는 옳고 그름의 '시비지심(是非之心)'도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더욱 필요한 자질이다. 국가 운명과 직결된 통일과 북한 문제에 있어 어떤 결정이 옳은 것이고 그른 것인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대통령의 몫이지만, 국가의 주요 결정들이 비선 실세에 의해 결정됐다는 의혹이 있어서는 안 된다.

  끝으로, 근검 절약하고 열심히 살아가면 잘 살 수 있는 나라, 극단적인 빈부격차 해소와 공평공정한 사회, 온 국민의 화합과 미래지향적인 복지사회 건설에 앞장 설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자라야 국민들이 바라는 차기 대통령으로 뽑힐 필요충분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