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은 너무 더웠는데 다들 잘 계신가요?
갑자기 석원이형님 생각나서 이렇게 글 남깁니다.
석원이형님이 저와 함께 일할때 사진과 이야기는 아무도 모르시는듯 해서 글좀 올려봅니다.
제가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조선소에 일하고 있을때였습니다.
사무실에서 전화가 오더군요 오늘 신입사원 들어오니 사무실 와서 이것저것 알려주고 챙겨서 함께 일 하러 가라구요
석원이형님 한테 전화하니 부산인가? 진해 멀리인가? 에서 출발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대략 도착시간을 계산하고 일하다가
사무실로 들어갔더니 아직 도착을 안했더라구요. 왜 아직 안오시냐구 전화를 하니까 그 멀리서 자전거를 타고 오느라
늦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아 엉뚱한사람이 들어오는구나 했더니 그 엉뚱함은 주위사람에게 항상 웃음을 줬어요.
숙소 분위기가 조용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항상 밝게 웃고 이것저것 호기심 많은 형님덕에 사람들도 점점 재미있게 웃고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들도 그저 재미있기만 했어요. 가끔 광합성을 위해 옥상에 올라가 더운여름에 햇빛을 쬐고있거나
다른사람들의 고장난 자전거를 고치고있을때 같이하자고 하면 혼자한다고 고집부리거나 할때 독특한 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나다보니 참 마음 따뜻한 형이더군요 제가 군대를 가기위해 형님이 저한테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이
"실용씨, 실용씨는 어딜가도 자식 굶기지는 않을꺼야" 하셨는데 그 말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네요.
가끔 형님 말씀 생각하고있으면 왠지 부끄러워 지내요. 그말씀 하시면서 나중에 꼭 연극보러 오라 하셨었는데
짧은 기억이지만 참 좋은 형님이셨어요.
글이 두서없어 죄송합니다. 그냥 형님이 생각이 나네요
가족분들 건강하세요~
첫댓글 여름에 쓰신 글을 겨울에 되서야 읽고 이렇게 답글을 씁니다. 그동안 정신없이 살았었는데 덕분에 형 생각도 나고 제 삶을 돌아보는 시간도 갖게 됐습니다. 좋은 기억 이야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능할 지 모르겠지만 언젠간 형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만나서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싶어요. 그날을 기대하고 고대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제주에 오시면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