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세 영웅은 도원에서 의형제를 맺고,
황건적을 물리쳐 첫 공을 세우다.
<서시> 도원결의
구름이 한 곳에서 생겨나 수없이 흩어지듯
한나라는 갈가리 찢어져 혼란하기 짝이 없네
매화꽃은 봄비에 떨어져도 붉은빛 오래 머금건만
풍파의 한漢나라는 단심의 향조차 남아있지 않네
혈기 넘치고 의기로 가득 찬 홍안의 세 청년
황제를 구하고자 피 마시며 분연히 일어섰네!
산들바람에 복사꽃은 옥구슬처럼 물결치고
우국충정 맑은 눈물 방울방울 아롱지네
第一回 제일회
宴桃園豪杰三結義, 연도원호걸삼결의
斬黃巾英雄首立功. 참황건영웅수립공
<序詩> 桃園結義 도원결의
雲生一處散千方, 운생일처산천방 分裂劉家混亂場. 분렬유가혼란장
春雨落梅留赤艶, 춘우낙매유적염 風波滅漢盡丹香. 풍파멸한진단향
三人義氣紅顔盛, 삼인의기홍안성 惟帝勤王歃血昻. 유제근왕삽혈앙
䬈觸桃花珠玉浪, 태촉도화주옥랑 忠情涕淚水晶芳. 충정체루수정방
1. 하늘은 한나라를 경고하다
하늘의 변괴는 대재앙의 징조이던가?
화창한 봄날 대궐에 바람이 미친 듯 불어대네
어좌에 푸른 뱀이 꽈리를 트니 황제는 까무러치고
밤중에 천둥·번개 치고 폭우 쏟아지니 아수라장일세
천년고도 낙양에 지진 나고 해일까지 덮치니
수많은 가옥은 무너지고 백성들 물에 빠져 죽네!
암탉이 수탉으로 변함은 아녀자와 환관의 창궐을,
또한 하늘이 한漢의 덕이 사라졌음을 경고한 것이네
채옹이 10상시를 참하라고 목숨 건 상소를 올렸다가
오히려 그들에게 참소당해 고향으로 쫓겨나건만
어이없게도 황제가 내시 장양을 아부라 부르니
유구한 400년 유 씨 왕조, 곧 끝나려 하네
<天警漢室 천경한실>
變怪幾微近禍神, 변괴기미근화신 盛春大闕暴風呻. 성춘대궐폭풍신
靑蛇御座皇昏絶, 청사어좌황혼절 雷雨三更混沌辛. 뇌우삼경혼돈신
地震京都洶海溢, 지진경도흉해일 民家崩壞溺多人. 민가붕괴익다인
牝鷄化牡嬬閹獗, 빈계화모유엄궐 天警劉家失德仁. 천경유가실덕인
死諫蔡邕誅十侍, 사간채옹주십시 宦讒蔡放故鄕畛. 환참채방고향진
帝稱阿父侍張讓, 제칭아부시장양, 四百劉家將滅矜. 사백유가장멸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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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혼돈混沌: 천지개벽天地開闢의 초初에 하늘과 땅이 아직 나누어지지 않은 상태2. 빈모牝牡: 길짐승의 암컷과 수컷. 3. 아부阿父: 아버지 다음가는 사람이라는 뜻, 흔히 임금이 공신을 존경하여 부르던 말
2. 과거에 낙방한 장각의 황건적
거록 땅에서 천서 얻은 수재 장각
요망한 태평교로 백성들을 현혹하였네
부적을 때운 물로 난치의 병 고친다고 속이니
질곡에 허덕이던 백성들 구름처럼 모여들었다가
100여 만의 무리들 황건적 되어 전국에서 날뛰다가
사악한 태평교의 앞잡이가 되어 참혹하게 죽어갔네
그러나 장각은 역적이란 더러운 이름 쓰고는 있지만
그래도 유비·조조·손견의 세 영웅은 키웠네
2. 不第張角黃巾賊 불제장각황건적
張得天書鉅鹿鄕, 장득천서거록향 太平邪敎眩人狂. 태평사교현인광
詐言符水治難病, 사언부수치난병 桎梏農民雲集劻. 질곡농민운집광
百萬黃巾猖獗國, 백만황건창궐국 太平走狗慘然亡. 태평주구참연망
汚名逆賊千秋史, 오명역적천추사 張助曹劉孫力强. 장조삼웅세력강
보충설명: 거록 땅에 3형제가 살았는데, 장각張角· 장보張寶· 장량張梁이다. 맏이 장각은 과거에 낙방한 수재다. 하루는 약초를 캐러 산에 갔다가 노화선사(장자莊子)를 만나 “태평요술太平要術”이란 천서天書 3권을 얻었다. 장자는 책을 주면서 “하늘을 대신하여 어려운 사람들을 구하라고 하며, 만약 이를 악용하면 천벌을 받을 것이다”라고 경고하였다. 그러나 장각은 부적 태운 물(부수符水)로 병을 고친다고 속여 “태평교”라는 사교를 만들어 농민들을 선동하였다. 즉 푸른 하늘은 이미 죽었고(창천이사蒼天已死), 누런 하늘이 마땅히 설 것이다(황천당립黃天當立), 또한 갑자년에 크게 길할 것(세재갑자歲在甲子, 천하대길天下大吉)이라며, 그들의 대문에는 백토白土로 “갑자甲子” 2자를 써 놓아두도록 하였다. 그리고 누런 수건(황건黃巾)을 쓰고 봉기하였으므로 황건적이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