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모교인 미곡초등학교는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노곡리 위치해있는 작은 시골학교입니다.
현재 공모교장제를 통해서 폐교위기까지 갔던 학교가 이제는 모두가 전학을 오고싶어하는 명품학교로 변했습니다.
그동안 명품학교가 되기까지는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 그리고 이예지,윤민영,이유정쌤등...많은 선생님들이 고생하신 덕분일겁니다.
2월11일은 미곡초등학교 67회 졸업식이 있는날입니다.
새벽부터 나도 모르게 눈이 떠졌습니다.
마치 어린시절 소풍가기전 그날처럼 설레이는 마음이었다고나 할까요
부리나케 씻고 고속도로위를 달립니다.
그런데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하던눈이 용인나들목에 나오니깐 살짝 얼어붙어서 차들이 나가지 않습니다.
시계를 보니 이미 시간은 9시를 훌쩍 넘긴시간...
1분1초가 지나갈수록 차는 움직이지않고 마음은 자꾸만 초조해지기 시작합니다.
다행히도 차들로 막히던 빙판길을 무사히 빠져나와 45번국도를 타고 송전과 장서리 3거리를 지나 저멀리 모교인 미곡초등학교가 보이기시작하면서 마음이 놓이기 시작합니다.
새로생긴 노곡로타리를 반바퀴 삥돌아서 서울에서 출발한지 2시간만에 모교에 도착합니다.
교장선생님방에서 내빈들과 차한잔을하고 학교를 살짝 둘러봅니다.
지난번 오마이뉴스 기사를 쓰기위해 취재왔을때 보았던 이쁜 이유정선생님과 윤민영선생님이 반갑게 인사를 해주십니다.
아참! 그런데 이유정선생님은 저보고 학부형인줄로 착각하시데요^^
하긴 제가 첫사랑에 실패만 안했더라면 학부형이 되고도 남았을겁니다.^^
아무튼 다시만나니 두분 선생님 정말 반가웠습니다^^
윤민영쌤
이유정쌤
10시를 넘어서면서부터 학부형님들과 내빈들이 모두 도착하네요
눈이내려 30분가량 행사가 늦춰진가운데 드디어 미곡초등학교 67회 졸업식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졸업생이 8명뿐이라서 조금은 썰렁합니다.
우리때는 63명이 졸업식을해서 왁자지껄했었는데 지금은 8명이 전부라네요
그런데 그 대신에 알차게 졸업식이 진행되더군요^^
졸업식을 보다가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졸업생 8명이 평균 4개이상의 상장을 받는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두툼한 장학금도 모두 받는다는것이었습니다.
우리때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습니다.
우리때 졸업식에서 주었던 상이라고는 우등상,개근상,선행상,국회의원상,조합장상...그래봐야 10명 안팍으로 상을 받고 나머지 50여명은 못받고 박수만 쳤었는데...
솔직히 상도 많이주고 장학금도 푸짐하게 주는것을보니 많이 부러웠습니다.
부러우면 지는건데 저는 후배들의 졸업식을 보면서 지고 말았습니다.^^
졸업가를 부르는데 아무도 안 울더군요
우리때는 서러웠는지 슬펐는지는 잘은 모르지만 울었던기억이 납니다.
좀 울어야 좋은 제대로된 기사용 사진나오는데... ㅠㅠ
교가를 저도 함께 모처럼만에 교가를 힘껏 부르고있는데 옆에서 윤민영선생님이 저를 신기하다는듯이 힐끔 쳐다봅니다.
왜 쳐다보는지 귓속말로 살짝 물어보았습니다.
"왜 쳐다 보셔요?"
그랬더니 윤민영선생님이 말하기를...
"교가를 아직도 다 외우세요?"
라고 놀라면서 묻더군요
참고로 저는 초등학교 교가는 당연히 모두 외웁니다.
그런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교가는 이상하게도 기억이 안나네요^^
졸업한 시기를 따지자면 최근에 졸업했던 학교교가가 생각이 나야 논리에 맞는건데요^^
"안성북부 미산기슭~~~"
고 조병화시인께서 작사를 하셨는데 가사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그렇게 졸업식이 끝나고 졸업생과 담임선생님이 교실에 모였습니다.
마지막 선생님과의 만남인데 아이들은 아직도 졸업한다는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모양입니다.
하긴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면 이때 오래도록 선생님하고 있었더라면하고 후회할때가 올겁니다.
눈물을 글썽이던 이예지 선생님이 끝내 아이들을 보더니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 마네요
하긴 첫 발령받고 1년동안 가르친 아이들이 떠난다고하니 눈물이 나셨을겁니다.
검은눈동자가 사슴닮아 마음이 따뜻하신 이예지쌤.
6학년 담임 이예지쌤
창밖으로는 졸업식이 이미 끝났는데도 하얀눈이 소록소록 소리없이 내리고있습니다.
미곡초등학교 67회 졸업생 8명이 왁자지껄 깔깔거리던 소리는 이제 추억이되고 메아리가되어 저만치 사라저 갑니다.
미곡초등학교 67회 졸업생들은 그렇게 소복히 쌓인 하얀눈위에 발자욱만 남겨놓고 학교를 떠났습니다.
그동안 고생하신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예지 선생님 고생하셨습니다.
윤민영,이유정선생님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어느날 모교에 찾아갈께요^^
개구쟁이 후배님들과 아웅다웅 예쁜 추억 만들고 계셔요^^
첫댓글 참 잘읽었어요 눈물이 나네요
엣생각이 절로 나네요 감사해요
별 말씀요^^
우리는17회 50년이 되었다니 감회가 새롭군요 명문고가 되기까지 여러 선생님 수고
머리숙여 감사드림니다
저는 40회입니다 지금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살고 있습니다^^
참으로 정겹네요, 축하합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