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Prayer of Jabez
지난 5월 10일자 달라스판 한국일보에 흥미로운 기사거리 하나가 실렸습니다. 애틀랜타의 복음주의자인 브루스 윌킨슨(Bruce Wilkinson) 목사가 쓴 야베스의 기도: 축복받은 삶으로 나아가기(The Prayer of Jabez: Breaking Through to the Blessed Life)가 출판된지 3개월만에 410만부 이상이 팔려서 USA 투데이, 뉴욕 타임스, 퍼블리셔스 위클리 선정 베스트 셀러 1위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신문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니까 윌킨슨 박사는 하나님의 뜻에 부합하는 한 우리가 당연히 하나님께 축복을 구할 수 있으며 또 축복받을 수 있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사실 기독교인들이 지나치게 축복을 간구할 경우 미신적이고 샤머니즘적이며 이기적이라는 비판이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에 따르면 본래 하나님의 성품은 우리를 넘치도록 축복하시는 데 있으므로 우리가 열심히 기도하고 구하지 못해서 큰 축복을 누리지 못한다면 그것은 순전히 우리의 잘못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지난 주간 근처 서점에 달려가서 당장 이 책을 사서 조심스럽게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을 읽은 뒤 저는 야베스에 대하여 새롭게 알게 되었으며 또 윌킨슨의 주장대로 우리의 정욕이나 죄와 관련되지 않은 축복에 대한 간구는 성경적이며 좋은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윌킨슨은 실제로 달라스에서 신학대학에 다닐 때 선생님으로부터 '야베스의 기도'--즉, 하나님께 축복을 간구하면 넘치도록 채워주신다는 기도--에 대하여 배운 뒤 이 기도를 30년 동안 매일 드려온 결과 자신이 창립한 'Walk Thru the Bible Ministries'가 전세계 40개국으로 팽창한 것이 이 기도의 효력이라고 주장합니다. 사실 윌킨슨의 책은 거의가 개인적인 간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특히 다음과 같은 우화가 저에게는 인상깊었습니다. 존스(Jones)라는 사람이 죽어서 천국을 가게 되었습니다. 베드로가 천국 여기 저기를 안내해 주는데 한 이상하게 생긴 건물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어떤 거대한 창고(warehouse)가 있는데 이 건물은 창문은 하나도 없고 오직 문 하나만 달랑 있었습니다. 베드로에게 간청을 해서 존스는 겨우 이 창고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구경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창고 안에는 바닥에서 천장까지 선반들이 빼곡이 들어 차 있는데 각 선반에는 빨간 리본이 묶여진 하얀 상자들이 깔끔하게 정돈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상자들은 모두 앞에 사람들의 이름이 쓰여져 있었기 때문에 존스는 자기 이름이 쓰여진 상자를 열심히 찾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할 수 있으면 존스가 자기 상자를 열어보지 않기를 바랬지만 존스는 참을 수가 없어서 자기 이름이 적힌 상자를 즉시 찾아 열게 되었습니다. 존스가 이 하얀 상자를 여는 동안 베드로는 깊은 한숨을 쉬면서 불쌍한 듯이 그를 쳐다보았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기 때문일까요? 존스가 열어 본 상자 안에는 그가 이 세상에 살고 있을 동안에 하나님께서 주시기 원했던 수없이 많은 복들이 가득차 있었지만 존스는 한번도 그 복을 구한 적이 없었던 것입니다. 윌킨슨은 이 예화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마태 7: 7)이라고 약속하셨는데 우리가 축복을 구하지 않기 때문에 이 땅위에 사는 동안 마땅히 누려야할 축복을 받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야베스는 누구이며 그가 올린 기도는 어떤 내용의 기도였습니까? 먼저 야베스는 성경에서 가장 지루한 책으로 유명한 역대기 상에 등장합니다. 특히 역대상 1―9장은 "누가 누구를 낳고" 하는 말로 연결되어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족보로서 아담에서 이스라엘 12지파까지의 계보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족보에는 오백명 이상의 많은 이름들이 등장하는데 야베스는 다윗왕의 혈통인 유다지파에 속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집안이 별로 뼈대있는 집안이 아니었던지 3장에 나오는 왕족의 족보에 들어가지 못하고 4장에 비로소 나오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야베스에 대하여 주목해야 할 것은 9절 후반의 "그 어미가 이름하여 야베스라 하였으니 이는 내가 수고로이 낳았다 함이었더라"고 한 구절입니다. '야베스'라는 이름의 뜻은 "괴롭게 하다" 혹은 "슬프게 하다"의 뜻을 가지는데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가 이 이름을 지어 주었다는 사실을 눈여겨봐야 할 것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여러 인물들의 이름은 그 사람의 운명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예컨대 야곱이라는 이름의 뜻은 '발꿈치를 잡은 자' 혹은 '빼앗는 자'(grabber)인데 이름 그대로 그는 형 에서의 축복을 가로챘습니다. 또한 나오미가 그 두 아들에게 지어준 이름은 말론과 기룐입니다. 말론은 '병약한'(puny)이라는 뜻을 가졌으며 기룐은 '수척해지다'(pining)라는 뜻을 가졌는데 이 이름대로 두 사람 모두 젊어서 세상을 떠났습니다(룻기 1: 1-5 참조). 또한 솔로몬의 뜻은 '평화'(peace)인데 그는 이름처럼 전쟁에 한번도 나가지 않은 첫 번째 왕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이름의 뜻이 한 사람의 운명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면, 야베스라는 이름은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가 지어 주었다는 사실에서 유복자로 태어나지 않았을까 추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야베스'가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그가 태어날 때 어머니가 혹 난산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었을지도 모르며 아니면 그 자신이 불구자로 출생했을지도 모릅니다. 혹은 남편을 잃고 과부가 된 어머니가 야베스가 태어남으로서 어떻게 먹여 살릴까 경제적인 문제로 근심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적어도 그의 이름 뜻으로 보면 어머니로 하여금 "이제 너는 고생문이 훤하겠구나!"하는 생각으로 태어난 불행한 과거를 가진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슬픈 출생과 과거를 지닌 야베스를 하나님께서 축복하셔서 그가 다른 형제들보다 더욱 존귀케 되었다고 합니다. 야베스가 불행과 슬픔의 과거를 딛고 축복과 존귀의 사람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일까요? 그 원인은 바로 그의 담대한 기도에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도대체 어떤 내용의 기도를 드렸기에 그가 축복의 사람이 되었을까요?
첫째로, 야베스는 하나님께 복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복을 달라고 하는 기도는 결코 나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열심히 구하여서 기왕이면 더 잘살고 더 잘되는 것이 좋습니다. 하나님의 본성은 우리를 축복해주시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자녀들이 건강하고 잘살고 성공하고 승리하시길 원하십니다. 잠언 10: 22에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 사람으로 부하게 하시고 근심을 겸하여 주지 않으신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복을 구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이 축복을 어떻게 누리며 살 것인가 하는 삶의 자세에 있습니다. 우리의 이기적인 정욕만 위하여 축복을 구한다면 그런 축복은 의미가 없지만 하나님과 이웃을 영화롭게 하는 축복은 우리가 반드시 누리며 살아야 합니다. 야베스는 자기가 어떤 축복을 언제 어떻게 어디서 받게될 지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하나님께 맡긴 채 그저 하나님께 열심히 간구하는데 자기의 책임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예수님은 마태 7: 7―8에서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얻은 것이요 찾는 이가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 열릴 것이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넘치도록 복을 채워주시길 원하시는 분인 까닭에 열심히 구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구하지 않고서는 결코 얻을 수 없습니다.
둘째로, 야베스는 하나님께 자기의 지경을 더욱 넓혀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야베스가 살던 시대는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을 정복하여 12지파에 골고루 땅의 지분을 나누어주었던 시대였습니다.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땅은 곧 생명을 상징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아무 것도 아닌 땅 한 조각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은 목숨을 건 전쟁을 수없이 치러야 했으며 땅을 넓힌다는 것은 무한히 생육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므로 지경을 넓혀달라는 기도는 단순히 이기적인 복만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와 책임을 달라고 하는 비전있는 기도인 것입니다. 만일 야베스가 아프리카 땅에 선교사로 갔다면 "하나님, 저의 선교구를 더 넓혀주소서!"하고 기도했을 것이며, 뉴욕 월스트리트 증권가에서 일했다면 "하나님, 제가 투자한 주식세가 오르게 도와주소서!"하고 기도했을 것입니다. 아직까지 자기 집을 갖지 못하고 남의 집을 세내어 사는 사람의 경우, "하나님 이왕이면 좋은 저택을 주셔서 더욱 안락한 삶을 살게 도와주소서!"하고 기도할 것입니다. 분명히 실패하는 것보다는 성공하는 것이, 못사는 것보다는 잘사는 것이 우리 자신에게도 좋고 이웃에게도 좋고 하나님 보시기에도 좋은 것이라면 우리는 얼마든지 우리의 지경을 넓혀달라고 기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도가 하나님의 뜻에 부합되기만 하면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윌킨슨은 우리가 하나님께 우리의 지경을 넓혀달라고 기도할 때 흔히 다음과 같은 인간적인 계산방식을 쓴다고 말했습니다. 즉 "내 능력 + 내 경험 + 내 인격과 외모 + 내 과거 + 다른 사람들의 기대 = 나에게 할당된 지경"이라는 계산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이제 윌킨슨은 스가랴 4: 6에 나오는 "만군의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이는 힘으로 되지 아니하며 능으로 되지 아니하고 오직 나의 신으로 되느니라" 하신 말씀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은 하나님의 계산 방식을 말합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의지와 약점 + 하나님의 의지와 초자연적 능력 = 나의 지경을 넓혀나감." 우리의 부족함과 약점을 그대로 가지고 간구하기만 하면 하나님께서 순전히 당신의 초자연적인 능력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과 물자와 지혜를 허락하셔서 우리의 지경을 넓혀주실 것입니다.
세 번째로, 야베스는 주의 손으로 자기를 도와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지경을 넓혀달라고 간구한 뒤 그 목적을 향하여 열심히 나가다 보면 어려운 장애물이 하나 둘 출현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구한 축복은 그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툭 떨어지는 기적적인 선물이 아니라 우리가 많은 수고와 고생을 한 뒤 어려운 장애물들을 잘 통과한 뒤에 주어지는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하나님의 손이 우리를 도와주고 계심을 확신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구약 시대에 하나님의 손은 하나님께서 뽑아 세우신 하나님의 백성들 사이에 하나님께서 직접 임하시는 능력을 상징합니다(여호수아 4: 24과 이사야 59: 1 참조). 또한 사도행전 11: 21은 "주의 손이 그들과 함께 하시매 수다한 사람이 믿고 주께 돌아오더라"고 말함으로서 주님의 손이 함께 하심으로 초대교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야베스는 자기의 지경을 넓혀나가는데 있어서 주의 손이 함께 하셔야만 한다는 사실을 확신했기 때문에 하나님의 도움을 절실히 요청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면 하나님께서 피할 길을 열어주시고 우리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허락하여 주실 것입니다.
마지막 네 번째로, 야베스는 환난을 벗어나 근심이 없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하나님 뜻대로 바르게 산다고 해도 환난과 시련이 때로 우리를 위협합니다. 수없이 많은 근심이 우리를 삼킬 때가 있습니다. 특히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한 대로 우리의 지경이 크게 넓어져 엄청난 축복을 받게되었을 때 우리는 실수해서 죄악에 빠지거나 하나님을 잊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건실한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의 큰 축복을 받은 뒤 교만해져서 하나님과 사람들로부터 저버림을 받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축복이 근심없는 축복, 하나님과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는 축복이 되어야지 추한 이기심으로 일그러진 축복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축복을 주신 분이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뜻에 합하지 않을 경우 빼앗아 가시는 분도 하나님이신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윌킨슨은 야베스가 드렸던 이 기도 부분을 다음과 같은 자신의 간증을 통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윌킨슨이 몇 년 전에 아주 피곤한 여행을 마치고 비행기를 탔을 때였습니다. 그는 계속되는 강연의 강행군으로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쳐 있었습니다. 그는 자기가 견딜 수 있는 한계가 찾아 왔음을 발견하고 하나님께 야베스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오 주님, 이제 제가 죄에 대하여 저항할 수 있는 힘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당신을 위하여 봉사하느라고 저는 녹초가 되었습니다. 저는 유혹과 싸울 힘이 없답니다. 오늘 죄악으로부터 저를 멀리 있게 하옵소서." 기도를 드린 후 아니나 다를까 비행기에 탑승해서 좌석 중간에 앉게 되었는데 왼쪽에 앉은 남자가 가방에서 포르노 잡지를 꺼내서 읽는 것이었습니다. 윌킨슨은 신분이 목사였기 때문에 한숨을 짓고 고개를 얼른 다른 쪽으로 돌렸습니다. 그랬더니 이제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오른쪽에 앉아 있는 청년이 가방을 주섬주섬 열더니 눈으로 차마 볼 수 없는 나체 사진들이 들어 있는 도색잡지를 또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이제 오른쪽도 볼 수 없고 왼쪽으로도 고개를 돌릴 수 없는 진퇴양난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눈을 감고 다시 야베스의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오 주님, 저는 이 상황을 이겨낼 재간이 없습니다. 제발 악을 저에게서 멀리 치워 주시옵소서!" 이 기도를 드린 후 갑자기 오른쪽에 앉아있던 청년이 도색잡지를 접어서 치우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왼쪽에 앉아있던 사람이 이 청년이 하는 짓을 보더니만 자기도 역시 포르노 잡지를 치웠습니다. 너무나 신기한 일이 일어나서 비행기 상공에서 윌킨슨은 큰 소리로 걷잡을 수 없이 웃어댔습니다. 옆에 있던 두 사나이가 이상하게 생각하고 왜 그렇게 웃어댑니까 하고 묻자 윌킨슨은 "신사 양반들, 내가 대답을 해도 당신들은 이 일을 믿지 않을 걸세!"하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섰다고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는 성경 말씀처럼 환난과 죄악에 빠지지 않도록 늘 경계하며 기도해야 합니다. 그래야지만 우리는 우리의 축복을 하나님이 주신 선물로 아름답게 지켜낼 수 있습니다.
야베스는 불행하게 태어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아주 특별한 기도를 하나님께 올렸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에게 넘치는 복을 허락하셨습니다. 그래서 야베스는 그 형제들보다 더욱 존귀한 사람이 되어서 유대 전승에 의하면 당대의 가장 유명한 율법학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여러분 모두 야베스의 기도를 드리셔서 여러분의 지경이 넓어지는 하나님의 축복을 받으시길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아멘. 김흥규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