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동창회 모임
감격의 순간들
동창회의 명목은 총회(總會)와 간친회(懇親會)로 되어 있었습니다마는, 친목을 다지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고, 또하나 Sophia 대학이 지금 "창립 100주년 기념 사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유지(有志)들로부터의 모금에도 기대를 건 것으로 보여집니다.
Sophia 대학 2호관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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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건물 옥상 정원에서 담소하는 Sophia 대학 학생들.
Sophia 대학은 2013년에 창립 100주년을 맞이합니다. 1913년에 교원 9명, 학생 16명으로 개교한 이래, 그동안 큰 발전을 거듭하여, 지금은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해 있습니다.
특히 신학과 어학, 국제관계론에 있어서는 많은 인재들을 배출하면서 깊은 전통을 쌓아 온 터라, 입시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김수환 추기경도 이 대학의 신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어학은 외교관의 자제들이 많이 입학하는 관계로 일본 최고 수준입니다. 어학, 특히 영어 실력을 갖춰야 이 대학에서 수학하고 학점을 따고 무사히 졸업할 수 있는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Sophia 대학은 지금 창립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캠퍼스 확충(제6호관 신축), 장학제도의 확대와 (장학)기금의 신설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총사업비로서 300억엔 정도가 계상되어 있습니다.
이래서, 앞에 잠깐 말씀드렸듯이, 동창회와 대학측의 사업비 모금활동은, 타이밍 상, 관련이 있게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역시 동창들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고 더 즐거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나가노시(長野市)에서 제일 번화가인, 나가노역 서구(西口 = 善光寺口)의 광장 옆에 있는 호텔인지라, 교통이 번잡할 것은 뻔했고,
그래서 집에서는 좀 일찍 출발하여,
주차장도 호텔 주차장이 아닌. 우편저금회관 앞의 멜파르크 주차장을 유료로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호텔 주차장에서 가벼운 접촉사고라도 나면 보통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넒은 주차장을 싼 요금으로 이용하는 게 낫습니다.
저녁 5시 30분 총회 시작까지는 시간을 충분히 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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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깐센 나가노역 서구(西口 = 善光寺口)로 나오면 큰 광장이 하나 있고, 광장 앞쪽에 욱중한 건물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건물 2,3,4층에, 나가노시(長野市)에 본사를 둔 북체인점 헤이안도( Heiando 平安堂)라는 책방이 들어서 있다. 간판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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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앞에는 큰 교차로가 하나 있다. 그리고 큰 빌딩들이 우뚝 우뚝 솟아있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때도, 나가노시에서 가장 번화가인 이곳에 외국인들이 운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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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앞에는 관광객들을 위해 버스들이 대기해 있다. 버스 정류장 바로 앞에 전국 네트워크 대형 백화점인 "도큐(東急)백화점"이 있다. 잘 보시면 빨간색 글자인 도큐(東急)를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산이 보이는 저 위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일본에서 몇 손가락 내에 뽑히는) 일본 굴지의 명찰 선광사(善光寺)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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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한 켠에 나열해 있는 일반 승용차와 택시들. 물론 유료 주차이다. 그 앞에 보이는 약간 불그스름한 빛을 띤 건물이 신깐센 나가노역 역사이다.
드디어 저는, 나가노역 서구(西口 = 善光寺口)로 나올 때, 큰 광장이 있고, 그 광장 왼편에 자리잡고 있는 메트로폴리탄 호텔의 현관문으로 들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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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탄 호텔의 정문 출입문.
호텔 1층 로비를 잠시 둘러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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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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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로비.
동창회 모임 장소는 호텔 12층에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로 12층에 당도하자, 탁자 위의 꽃병 속의 꽃이 손님을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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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12층 탁자 위의 꽃병과 꽃
제가 좀 일찍 도착해서 그런지 아직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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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비어 있는 자리.
그러나 정확하게 5시 반이 되자, 자리는 다 차게 되었고, 소피아대학 나가노현 동북지역 동창회 사무국장인 오구라(小倞眞道) 씨의 진행으로 동창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오구라씨는 먼저 지금까지의 동창회의 현황과 예산-비용 문제를 상세하게 보고했고, 이어서 동창회 회장 아이자키 요시마쯔(相崎由松、나가노방송=후지 TV 계열=간부) 씨의 환영의 인사말이 이어졌습니다.
이어서 도쿄의 본교에서 내려온 야지마 모토미(矢島基美) 부(副)학장으로부터 소피아대학의 발전상황에 대한 비교적 긴 보고가 있었습니다. 조금 길었지만 달변이었기 때문에 전혀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본인으로서 이렇게 일본어를 잘 구사하는 사람은 처음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일본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일본어를 잘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사람 나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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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회에서 보고하고 있는 야지마 모토미(矢島基美) 소피아 대학 부학장.
공교롭게도 이 야지마(矢島基美) 선생과 저와는 인연을 찾아보니 있기는 있었습니다.
소피아 대학에서 제 은사는 로야마 미치오(獵山道雄) 교수였습니다. 로야마 미치오 교수의 전문(專門)은 국제정치학, 평화학, 국제관계론 등이었습니다.
이 로야마 미치오 교수는, 정치학자로서 일본 쇼와(昭和)기에 민주사회주의를 제창했고, 또한 일본 최초의 행정학연구자로 이름을 알렸던 로야마 마사미치(獵山政道) 씨의 장남이십니다. .
일본은 1960년대말 핵무장 여부를 심각하게 검토한 적이 있었습니다.
로야마 미치오 교수. 지금은 물론 정년으로 은퇴하여 계신다. 중앙일보 1,3면을 크게 장식했던 분. 이 사진도 중앙일보에서 복사한 사진이다.
로야마 미치오 선생은 1960년대말의 사토(佐藤榮作) 내각 때, 내각조사실(내각정보조사실)의 의뢰를 받아 일본의 핵무장 여부를 연구, 검토하였고, 마침내, "일본은 전략적 측면에서 핵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보고서를 내었었습니다.
로야마 미치오 선생은, 그 후 지금까지도 "일본의 핵무장 불가론"을 계속 주장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사실을 1999년인가 2000년에 (아마도 2000년일듯) 중앙일보 주일 특파원이 취재하여 중앙일보 1면과 3면에 크게 실린 적이 있습니다. 제가 선생의 집에 들렸을 때 그 신문(중앙일보)을 직접 보았고, 제가 그 자리에서 즉석 번역을 해 드렸기 때문에 이 사실을 잘 압니다.
이는 선생이 평화주의자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겠으나, 그러나 선생은 국제정세분석가로서의 판단으로부터 그런 주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졌군요. 결론을 말씀 드리지요. 제 은사는 로야먀 미치오 교수였지만, 야지마(矢島基美) 부학장의 은사는 바로 로야마 마사미치(獵山政道) 씨였다는 것입니다. 앞에 언급드렸듯이 로야마 마사미치 씨는 로야먀 미치오 교수의 아버지이십니다.
이리 되면, 저와 현 야지마(矢島基美) 부학장도 인연이라면 인연이지요. 같은 로야마 인맥이 되기 때문입니다. ㅎㅎ
야지마(矢島基美) 부학장의 보고가 끝난 후에는, 뷔페식 식사를 하면서, 술도 마시고, 명함도 서로 교환하고, 이 테이블 저 테이블로 옮겨 다니면서 인사도 나누고...사진도 어울려 찍고... 그렇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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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좋아하는 알프스 소피아 회(會)의 몬덴 하치로(門田八郞) 씨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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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탄 호텔의 女종원원. 친절한 아가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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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대학 교가 제창.
그리고 끝무렵에는 메트로폴리탄 호텔 총지배인이자 사장인 요코오 켄이치(橫尾健一) 씨가 호텔을 이용해 주어서 고압다는 인사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냥 인사치레는 아니었고, 이 총지배인도 소피아대학 출신이었기 때문에 무척 가슴이 뿌듯했으리라 여겨집니다.
맨 마지막으로는 소피아대학 교가를 제창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동창회를 마무리지었습니다.
감격의 순간순간들이었습니다.
@ 오구라(小倞眞道) 씨의 이름 4자에서 두번째 한자가 한국에서는 없는 것이라 비슷한 한자를 사용했고, 로야마 미치오(獵山道雄) 교수의 이름 4자에서 첫번째 한자가 한국에서는 없는 한자 인지라 비슷한 것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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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두가]오랫만에 만나는 동창들과 즐거운 만찬을 겸한 멋진 동창회가 되신것 같습니다.. 차분히 쓰신 멋진 내용들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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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크] 과찬이십니다. 젊은 시절 워낙 지적 호기심이 강했고, 심한 지적 갈증을 느꼈기 때문에, 여러 지적 모험과 방랑을 거듭한 작은 결과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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