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언제부터 사람이 살았을까요? 아주 오래 전 구석기 시대부터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70만 년 전이었지요. 구석기 시대는 지구의 지질시대 역사상으로 보면 신생대 제4기 홍적세에 해당합니다. 지구는 시 · 원생대,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를 거쳐 변화했습니다. 이 가운데 신생대 제4기부터 인류의 조상이 등장했습니다. 비로소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죠. 기나긴 지구의 역사에서 인간이 생존한 시기는 맨 끝의 극히 짧은 기간에 지나지 않습니다. 최근 일본에서 구석기 유물을 날조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70만 년 이전부터 일본에 구석기 문화가 발달했다는 증거로 내놓은 유물이 가짜로 밝혀진 것입니다. 일제강점기까지 일본에서는 구석기 시대의 유물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1970년대 이후 연이어 구석기 유적이 발견됐고, 일본은 그들의 역사가 일찍부터 시작되었다고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유적 발굴에 관계한 학자가 가짜 유물을 만들어 땅에 묻고는, 구석기 유물을 발견한 것처럼 꾸며낸 일이었습니다.
일제 시대의 일본인 학자들은 우리나라에 구석기 시대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유물이 발견되어도 구석기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일본보다 조선의 역사가 오래되고 뿌리깊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죠. 하지만 광복 이후 전국 곳곳에서 발견된 구석기 시대의 유적들은 한반도에 구석기 시대가 존재했다는 증거로 충분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약 70만 년 전인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들이 살기 시작했습니다. 구석기 시대에 사용하던 도구를 뗀석기(가공하고자 하는 돌에 직접 타격을 가하거나, 다른 물체에 부딪혀 떼어낸 조작으로 원하는 형태를 만든 석기)라고 합니다. 커다란 돌을 깨뜨려서 필요하지 않은 부분을 떼어 낸 석기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구석기 시대는 석기를 다듬는 방법에 따라 전기 구석기, 중기 구석기, 후기 구석기의 세 시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기 구석기 시대에는 한 개의 큰 석기를 여러 가지 용도로 썼습니다. 사냥할 때도 쓰고, 조리할 때도 사용했지요. 중기 구석기 시대에는 큰 몸돌에서 떼어낸 작은 돌을 잔손질하여, 한 개의 석기를 한 가지 용도로만 쓰던 시기입니다. 음식을 만들 때 쓰는 석기, 물고기를 잡을 때 쓰는 석기를 각각 따로 만들었습니다. 후기 구석기 시대에는 큰 몸돌에 쐐기를 대고 같은 모양의 석기를 여러 개 만들었습니다.
주먹도끼
전기 구석기 시대의 유적으로는 평남 상원 검은모루 동굴과 경기도 연천 전곡리가 대표적입니다. 전곡리 유적지에서는 수많은 주먹도끼가 출토되었는데, 주먹도끼는 가장 잘 알려진 뗀석기입니다. 이미 이때부터 우리나라에는 구석기 시대가 열렸습니다. 중기 구석기의 흔적을 보여 주는 곳으로는 함북 웅기 굴포리, 강원도 양구 상무룡리가 있습니다. 굴포리 유적에서는 매머드 뼈 화석이 나왔습니다. 빙하기에 추운 지방에 살던 동물들이 따뜻한 곳을 찾아 내려왔던 것 같습니다. 후기 구석기 시대의 유적으로는 충남 공주 석장리, 충북 단양 수양개 등이 유명합니다. 석장리의 집터에서는 불을 땐 흔적이나 몽고인 계통의 머리털도 발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