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8일. 누구나 다 아는 어버이 날이다.
그런데 정기산행 일자와 겹친다. 여럿 어버이들은 자식들 성화(?)에
평소와 같이 자신의 의지대로 산행하기 힘든 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어버이들은 산에 왔다. 고마움이 가슴에서 배어난다.
밤을 세워 동틀무렵 도착한 전남 고흥 녹동항.
어스름한 남녁바다에서는 바다내음 물씬 풍긴다. 진정 살아있음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냄새다.
나는 이런 향수가 좋다.
부두 한켠 좁은 식당. 좁아서 더욱 정겨운 그 식당에 둘러 앉아
아침식사를 한다. 메뉴는 생전 처음 먹어보는 이 지방 특산물 쌔미 매운탕.
남도에 왔으니 어렵사리 남도 특유의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추억으로 각인되다.
섬으로 떠나는 첫배의 부두는 번잡하다.
신 새벽녁, 도시에서는 아직 깨여있지 않을 시각.
배낭 하나 달랑매고 일자리를 찾아 섬으로 떠나는 아낙, 아니 우리의 어머니들.
그렇케 부두를 떠나는 첫 배에는 모든게 풍요롭다.
비록 넉넉하지는 않아도...
나는 또 한번의 경이로움을 느끼며 지금까지의 삶을 조용히 반추해 본다.
늘 모든 것에 고마움을 느끼고
모든 이들이 있음에 나는 더욱 행복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