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규는 자아실현(행복추구) 즉 사고(思考)의 방법으로서의 예술행위(회화, 설치, 퍼퍼먼스)를 하는 작가이다. 기존회화에서 액자는 그림의 외곽을 한정하는 절대규범이었고 미술사에서 그림과 액자와의 관계는 숙주(宿主)와 기생(寄生)의 개념과 매우 흡사하다. 액자의 가치에는 장식성이나 보존성 등등 많은 의미들이 있다. 그 중에서 분명한 것 중 하나는 주변공간으로부터 작품을 분리시킴으로써 그림의 권위를 획득하기 위한 것이었다.
‘안과 밖’
전통적인 액자는 입체로 제작한다는 개념이었으나 작가는 입체로 제작한다는 의미를 평면으로 그린다는 개념으로 대체하였다. 기존 액자는 작품의 가장자리에 위치하였으나 작가는 액자를 작품의 내부에 위치 지음으로써 오히려 액자의 주변공간을 확장시켰으며 그 공간을 작품화하는 설치미술의 한 양상으로 평면적으로 제시하였다. 그리하여 작가는 익숙한 액자의 관념을 단숨에 낯설게 하였다.
액자 밖 창문의 그림자는 행복을 지향하는 가능성의 의미로 제시하였으며 액자와 액자 밖의 벽면 그 양자 간의 관계를 연결하는 꽃과 나비의 만남을 통하여 행복개념을 제시하는 것이며 단적으로 말해 안과 밖으로 행복을 많이 추구하고 향유하자는 메시지이다.
‘넘나듦’
미술사에서 전통적 액자의 기능성은 그림의 외곽을 한정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그것은 창문이나 철창으로 곧잘 비유되기도 하였다. 작가는 회화작품에서 수직과 수평으로 구성된 액자로 경계를 만들어 액자 내부의 그림과 액자 밖의 벽면을 꽃이나 나비 등의 생명체가 넘나들 수 있도록 표현하였다. 이것의 핵심 내용은 넘나듦이다. 이분법적 해석으로는 과오를 범하게 되는 “넘나듦”이라는 언어는 나가고 들어오는 행위를 하나의 단어로 응축시킨 의미이다. 나가고 들어옴이 하나이듯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이 하나이며 선과 악, 앞면과 뒷면, 의식과 무의식, 빛과 그림자, 거짓과 진실, 실재와 허구 등등은 나눠져 있으면서도 결국 하나라는 틀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화면을 통하여 보여주는 것이다.
작가는 꽃과 나비를 ‘행복' 이라는개념으로 비유하였고 그림 속에서 액자의 경계를 넘어서 나오는 꽃은 행복 에너지로, 꽃을 향해 속도감 있게 날고 있는 나비는 행복을 듬뿍 가져오는 전령으로 표현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작품은 감상자에게 시각적 즐거움과 동시에 정신적 즐거움과 행복을 향유 할 수 있게 표현하였다.
‘절편회화’
작가는 30년이 넘는 기간의 퍼포먼스 작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객참여를 유도해왔다. 그 이유는 예술은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하며 그것은 소통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작가의 예술철학에 기인한다, 작가가 제시한 창문의 그림자의 창문위치(행복을 지향하는 가능성)나 절단된 캔버스와 제시되지 않은 나머지 부분 등은 감상자의 상상에 맡겨 작품을 완성해가는 몫으로 남겨두기 위함이다.
결론적으로 작가 본인의 삶 속에서 여과해낸 행복추구의 담론적 주제들을 액자라는 형식에 담아 행복이라는 내용을 연출해내는 작업이다. 따라서 문정규의 작품은 사고시스템으로서의 매우 친절한 개념주의적 회화이며 그 주제는 행복이다.
아울러 하나의 개념은 항상 어떠한 형태를 취하기 때문에 작가의 작품을 감상 할 때는 시각적 사고와 개념적 사고를 함께한다면 작가가 제시하는 것 외의 보다 풍요로운 감상의 창조를 할 수 있을 것이며 더 큰 즐거움과 행복을 향유 할 수 있을 것이다. |
첫댓글 퍼포먼스공연 보고싶네요~ 조카가 한번도 못가봤다니 죄송해요 ㅠㅠ 다음 전시때 딸래미랑 같이갈게요!
용용이 님
잘지내지?
문정규교수님의 작품을 볼 때 마다 그 아름다움에 마치 첫사랑의 만남처럼 잔잔한 떨림이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