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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1 키를 누르시면 더 편하게 보실 수 있어요..^^)
입장권은 예상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었지만
연주회나 연극, 혹은 문화공연이 거의 없는 메마른 도시인줄 알았던 충칭.
. . . . 무대주변 조명이 어두워지고 드디어 시작합니다...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나온 여성 사회자의 소개로 시작되네요. TV 에서 종종 듣는, 그런 높고 과장된 음색...
5천명 가까운 객석을 가득 메운 이곳 중경대극원에서 드디어 '홍루몽' 이라는 글자가 떠오릅니다. 괜히 저까지 약간 긴장이 되네요..
비련의 여주인공 (임대옥 소저)이 패가망신한 집을 떠나 먼 친척뻘인 남주인공 (가보옥)의 집으로 찾아옵니다.
도움이 필요하면 뭐든지 말만하라며 두 손 꼬~옥 잡아주시는 남자의 할머니(사태군). . . . .
청나라때 조절근과 고악 이라는 사람이 지은 소설로 중국 4대기서 중 하나인 '홍루몽' 줄거리는 아시다시피 무척 간단명료합니다.
결혼을 앞둔 권세있는 집안의 젊은 남자가,
남자의 형수님인데... 척~ 봐도 한 성격할 것 같지요?
일단 여자건 남자건 돈많은 상대와 결혼해야 행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물질주의의 대변자.
드디어 두 주인공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똑똑하지만 가난하고 몸이 약한 여 주인공(임대옥)과 돈많고 건강한, 그러나 센스없고, 왠지 정이 안가는 '설보채'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남자 주인공 (가보옥)
두 사람의 교제를 만류하는 온 집안 사람들 (금릉 12채)
원작에는 적어도 500 명이상의 인물이 등장하며 120회까지 연재된 대작이다보니 공연도 6부로 나뉘어 무려 3시간이나 지속되었습니다.
여 주인공의 시녀를 맡고 있는 여자인데 노래 솜씨가 정말.. 중국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을만큼 좋았습니다.
너무 놀랍더군요... 인간 꾀꼬립니다.
두 주인공 사이를 파고드는 '설보채'
극중에서 딱히 나쁜 행동을 하지는 않지만 어른들이 보기엔 이뻐보이나 정작 배우자가 보기엔 뭔가 부담스러운 여자. 집안배경도 좋아서 남자 집안에서는 며느리 감으로 낙점을 찍지요..
본인의 순수한 사랑을 노래하는 '가보옥'
이때부터 꿈결같은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의미로 매혹적인 춤사위가 진행되는데.. 그 화려함과 절도감, 그리고 높은 수준에 경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하지만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성격때문에 좌충우돌하는 '가보옥'
사실 틀에 박히고, 권세에 맛들인 어른들의 눈에 비춰졌을때 문제가 되는 것이지 '가보옥' 에게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안되는 일들이지만..
혼을 내는 아버지에게 약간 대들었다가 죽을 만큼 맞고, 또 맞고.. 서서히 어두운 그림자가 내려집니다..
결국 자기 자식이 가난하고 병약한 '임대옥' 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에 음흉한 흉계를 내어 '설보채' 와 결혼시키려하는 어른들.
결혼식날.. 신부에게 면사포를 씌워 누군지 모르게 한채 결혼식을 진행합니다.
음흉한 꾀를 낸 형수와 아무것도 모르고 완전 신나버린 '가보옥'
그리고, 이 순간만 넘기면 된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 금릉 12채의 탐욕스런 어른들...
같은 시간,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접한 '임대옥' 은 그 충격으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이 와중에 신부를 보고싶어 참지못한 '가보옥'의 손짓에 면사포가 벗겨지고.. 분위기는 순식간에 아.수.라.장 으로.....
면사포가 벗겨졌음에도 정당성을 주장하는 금릉 12채 여인들..
그리고 '임대옥'의 주검앞에서 인생무상을 느낀 '가보옥' 쓸쓸히 사라져버립니다.
극이 끝나고, 배우들의 인사가 이어집니다.
정말 우뢰와 같은 기립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이대로 끝나버렸다면 비극적인 스토리겠지만..
인생무상을 느끼고 모든 것을 뒤로한채 홀홀단신 떠난 '가보옥' 비록 극중에도 소설속에도 표현되진 않았지만 그 인생에 멋진 반전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 . . . . .
밖으로 나와보니 이미 시간은 밤 11시..
잠시 중경대극원 (극장)의 모습과 주변 풍광을 담아 봅니다.
한국과 북한간의 불미스러운 일만 없었다면 정말 기쁜 마음으로 볼 수 있었을텐데..
공연장을 나서니 극중에 나오는 개인과 집안의 비극보다 더 가슴아프고, 가슴아픈 우리들 현실이 가로막고 있는 것 같네요.. . . . . .
좋은 공연을 보게 되면 또 올리겠습니다. 다정 문화원 회원님들도 좋은 한주 시작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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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훌륭한 공연을 편히앉아서 감상했읍니다. 화면으로만 봐도 규모와 화려함이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것 같군요. 우리나라의 문화의 우수성이 남북을 초월하여 세계수준임이 확인되는 기회인듯 보입니다.실제로 보았으면 ...........
덕분에 공연히 흥분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도 좋은 정보 부탁합니다.
네, 하루빨리 좋은 날들이 와서
다음세대들에게 더 큰 뿌듯함을 주었으면 좋겠어요~ ^ ㅅ ^
그 유명한 피바다의 공연이군요.
입장권이 대졸초임 수준이라는데 놀랍습니다.
사진과 설명만으로도 좋은 공연을 보고 천천히 걸어 나오는듯한 기분이드네요.
거기에 초현대적인 극장과 공연이 대조를 이루고 있어 더욱 선명한 여운이 남는 것 같습니다.
마음으로 올려주신 글과 내용 감사합니다.
잘 계시지요..^^
네, 원장님도 잘 지내시죠?
이곳에 들를때마다 늘 수고해주시는 원장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항상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ㅅ^
좋은 공연 즐감했습니다. 정말 우리나라의 예술수준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습니다.
남북으로 나눠진 서글품은 있지만 그래도 다행인것은 예술은 국경이 없다는데 있는것 같습니다.
좋은 공연 잘 보고 갑니다. 멀리 이국땅에서 건강 조심하시고 늘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게시판에 올려주시는 좋은 글들..
저도 너무 유용하게 잘~ 보고 있답니다. :)
여기 앉아 그 유명한 피바다 연극 홍루몽을 보게 된느낌이여요~~
화려함과 장엄함이 괴히 놀라울 뿐입니다. 자세한 내용 설명도 좋았습니다.
그러게요 어쩌다가 같은 민족끼리 그런 아픔가지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 슬픔이지요~~
중경이라는 도시의 화려함과 발전된 모습이 보여집니다~
그 화려함에 실은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들리는 말인 즉..
그 옷들은 모두 중국에서 북한에 기증해 준것이라고 합니다.
비록 공연 정말 훌륭했지만 왠지 마음이 씁쓸해지는 것이... ^^ 하루빨리 좋은 날이 오기를 기도해봅니다.
지금 공연 끝나서 보고 나오는 느낌이네요
자세하면서도 생동감있게 쓰신 고운글과
사진을보아도 도령의 품성을 알 듯 합니다
고운 저녁 시간이 되시기를....
아이구.. 송구스럽네요. ^ㅅ^:
부족한 글과 사진,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운솔 님도 좋은 시간 되세요~ *
시원한 화면 좋습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안녕하세요~ 그러고 보니 정말 오랫만에 인사드리네요.
한국은 장마가 시작됐다고 하는데 덥기로 유명한 충칭은 왠일인지.. 이상저온현상으로 시원~하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____^
사진만으로도 그곳 분위가 느껴지는 듯합니다...^^ 부엉도령님 정말 좋은 공연을 보셨군요. 부럽네요~
다정 문화원 가족분들 모두 같이 볼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좋은 공연같은 것을 보게될때면 늘 아쉽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