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글은 어느 카페에 올린 글입니다.
이 집 주인장은 복이 참 많으신 분이다. 흔히 관운이라고 하지만 20여년을 같은 지역에서 근무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통상 승진 시에는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집에서 출퇴근이 불가능한 외지로 발령이 나 몇 년을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한다. 그러나 예외였다. 자신의 말처럼 자기 이름대로 문제가 술술 잘 풀려 그를 아끼는 많은 분들을 기쁘게 하였고 축하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인지 상당히 활기차고 유쾌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었다.
기분 좋은 자랑이 늘어졌다. 전에 한 번 근무한 적이 있어 친근감도 있고 같이 근무하는 분들이 하나 같이 인물도 좋고 능력과 인격을 갖춘 분들이란다. 글만 잘 쓰시는 줄 알았는데 말씀도 참 잘 하신다. ‘칵테일 사랑’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클래식에도 조예가 깊으신 것 같다.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를 이야기하면서 ‘별은 빛나건만’ 이라는 노래를 부른 파바로티같은 분도 있다고 하였다. 2007년에 세상을 떠났지만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부른 ‘카루소’를 좋아해 어떤 분일까 궁금하였다.
몇 해 전 이태리 쏘렌토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 곳엔 이태리의 위대한 성악가 카루소가 죽기 전에 묵었던 호텔과 방이 있었다. 넓은 테라스에 서면 가까이 나폴리 만의 푸른 바다와 그 너머 나폴리가 보인다. 아직 그 방이 보존되어 있고 카루소가 사용한 피아노와 집기들을 그대로 둔 채 계속해서 손님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하루 밤 숙박비가 엄청나지만 몇 년째 예약이 밀려 있다고 한다.
80년대 초 어느 날 작곡자이자 연주가인 루치오 달라는 이 호텔을 방문해 카루소의 방을 둘러보았다. 루치오는 달빛이 은은하게 비치는 나폴리 만의 바다를 바라보며 여기에서 생의 마지막 순간을 보낸 카루소를 생각하며 그 자리에서 '카루소'를 작곡했다고 한다. 파바로티의 ‘카루소’를 다시 한 번 들어보아야 겠다.
이런 파바로티 같은 분이 있다니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행사 사진을 다 뒤져 보았지만 파바로티 같은 분은 찾지 못하였다. 대신 도밍고같은 멋있는 분을 보게 된 것은 큰 수확이다. 혹시 그 분의 심기가 불편할지 몰라 누구라고 밝히지는 않을 생각이다. 이젠 이집 주인장께서 확인하고 판단할 문제이다.
내친 김에 동영상으로 도밍고의 ‘별은 빛나건만’ 도 감상해야겠다..
E lucevan le stelle-Tosca-Domingo
덕분에 ‘카루소’와 ‘별은 빛나건만’을 다시 듣게 되어 기쁘다. 그런데 또 말이 많아졌다.
나이가 들면 지갑은 열고 입은 닫아라고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이것도 나이 탓이라고 핑계를 댄다.

루치아노 파바로티 /1935-2007 이탈리아 플라시도 도밍고 /1941~ 스페인
2010.5.7/이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