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요한일서2장12~17절
제목 : 세상을 사랑하지 말라
1. 편지를 쓰는 이유
1) 우리는 예수 이름으로 죄 사함을 받았음(12절)
“자녀들아 내가 너희에게 쓰는 것은 너희 죄가 그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사함을 받았음이요”
'사함'은
구약성경에서 새 언약에 속한 자들에게 주어진 축복입니다.
*렘31:34 “내가 그들의 악행을 사하고 다시는 그 죄를 기억하지 아니하리라”
*겔36:25“맑은 물을 너희에게 뿌려서 너희로 정결하게 하되 곧 너희 모든 더러운 것에서와 모든 우상 숭배에서 너희를 정결하게 할 것이며”
신약성경에서 이것은 하나님의 구속 사역을 행하신 예수님의 이름과 연관되어 나타납니다(마 1;21;행 4;12;10:43;딛 2:14).
*마1:21“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 하니라”
*행4:12“다른 이로써는 구원을 받을 수 없나니 천하 사람 중에 구원을 받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라 하였더라”
*행10:43“그에 대하여 모든 선지자도 증언하되 그를 믿는 사람들이 다 그의 이름을 힘입어 죄 사함을 받는다 하였느니라”
*딛2:14“그가 우리를 대신하여 자신을 주심은 모든 불법에서 우리를 속량하시고 우리를 깨끗하게 하사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자기 백성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여기서 '이름'은 그 이름의 소유자의 인격을 비롯한 모든 것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본문은 죄사함이 그리스도께서 화목제물이 되심으로(1, 2절) 그의 이름을 통해서 성취되었음을 알게합니다(Stott).
한편 '사함을 얻음이요'는 수신자들이 처음 개종하여 그리스도인이 되었을 때 죄사함을 경험하였음을 뜻합니다.
2) 아비들에게 쓰는 것은
태초부터 계신 이를 알았음(13절)
“아비들아 내가 너희에게 쓰는 것은 너희가 태초부터 계신 이를 알았음이요 청년들아 내가 너희에게 쓰는 것은 너희가 악한 자를 이기었음이라”
아비들아...너희가 태초부터 계신 이를 앎이요. -
'태초부터 계신 이'는 그리스도를 지칭합니다.
왜냐하면 다음절의 '아이들을' 향한 말씀에서 아버지 하나님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Barker).
요한은 '태초부터 계신 이', 즉 선재하신 그리스도를 언급함으로 당시에 팽배해 있던 이단 교리에 대해 공격하고 있습니다.
당시 이단자들은 하나님의 선재하신 말씀,
즉 로고스가 나사렛 예수 안에 성육신하셨다는 사실을 부인하였습니다.
요한은 이러한 거짓 교리가 흔하던 수신자 공동체에서 '태초부터 계신 이'로서의 그리스도를 언급함으로 이단 교리의 거짓됨을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앎이요'는 수신자들이 개종할 때부터 그리스도께서 이단자들의 가르침과 정반대로 선재하신 말씀이셨음을 알았고 그 앎이 현재까지 지속되어 신앙이 성숙되어 있음을 암시합니다.
3) 청년들아 내가 너희에게 쓰는 것은
① “너희가 악한 자를 이기었음이니라” (13하반절)
'악한 자'는 사단을 가리키는 것으로 악을 인격화하여 표현한 것입니다.
이 사단은 빛과는 상관이 없으며, 어둠의 세계를 조종하고 통제합니다.
(14절;3:12;5:18, 19;요 17;15;엡 6:16;살후 3:3).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빛 가운데 거한다고 주장하면서 형제를 사랑치 아니하는 자들은 스스로 빛 가운데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며,
사실상은 어두운 가운데 행하여 사단의 조종 아래 있음을 의미합니다.
한편 '이기었음이니라'도 현재 완료 시상으로 과거에 성취한 승리가 지속적으로 효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개종하였을 때 그리스도의 승리를 통해서 승리하였으며(눅 10:18;골 2:15;계20:2), 그 승리를 근거로 현재도 지속적으로 사단과의 영적 투쟁에서 승리를 쟁취하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지속적으로 죄 사함을 받고 하나님과 교제를 나눌 뿐만 아니라 한편으로는 악을 향해 저항하고 투쟁하는 삶을 삽니다.
② 하나님의 말씀이 너희 안에 거하심(14하반절)
“너희가 강하고 하나님의 말씀이 너희 안에 거하시며 너희가 흉악한 자를 이기었음이라”
'강하고'는 육체의 강함보다는 영적인 강건함을 의미합니다(엡 6:10;계 18:8).
*엡6:10절 “끝으로 너희가 주 안에서와 그 힘의 능력으로 강건하여지고”
청년들아 영적으로 강건해서 악한 자, 곧 마귀의 대적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그들 안에 거하기 때문입니다.
그 '말씀'은 하나님의 실체로서 그리스도인 안에 거하여 그리스도인들에게 생명을 부여하고 영적으로 강건케 하여서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악한 자에 대한 승리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합니다.
4) 아이들에게 쓴 것은 (14절상반절)
“아이들아 내가 너희에게 쓴 것은 너희가 아버지를 알았음이요 아비들아 내가 너희에게 쓴 것은 너희가 태초부터 계신 이를 알았음이요”
'아버지를 알았음이요'에는 13절의 아비들을 향한 말씀인 '태초부터 계신 이를 앎이요'에서와 마찬가지로 현재 완료 시상이 사용되어 아이들이 그리스도의 이름을 인하여 죄사함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12절) 개종할 때부터 지도자 아래서 아버지이신 하나님에 대해 배워 알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2. 세상을 사랑하지 말라.(15~17절)
1) 아버지의 사랑이 그 안에 없다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안에 있지 아니하니”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치 말라. - 본절에서 17절까지는 '세상'이란 단어가 6번 등장합니다.
여기서 나타난 '세상'은 하나님이 창조한 우주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한 세력에 의해 통제를 받는 체제를 가리킵니다.
(4:3-5;5:19;요 16:11, Barker, Stott).
이러한 세상은 본질상 하나님을 알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거부하고 대적합니다(요 15:18, 19;17:25).
한편 본문의 '사랑'에 대해 혹자는 그리스도인들이 흔히 말하는 사랑이 아니라 '기호'나 '매력'을 의미한다고 주장합니다(Marshall, Bultmann).
그러나 사실상 사랑과 매력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기호나 매력'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욕구이기에 그 자체가 잘못되었다기 보다는 그것의 방향과 동기가 문제입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의 욕구나 매력, 사랑은 빛 가운데 거하는 자로서 타인에 대해 올바르고 창조적인 방향과 동기를 지닙니다.
그러나 세상에 대한 사랑은 옳지 못하고 이기적인 방향과 동기를 지니게 됩니다(Smalley).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속에 있지 아니하니. -
본문은 요한이 수신자 공동체에서 세상을 사랑하지 말라고 명령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세상에 대한 사랑과 아버지의 사랑이 공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사랑'에 해당하는 헬라어 '헤 아가페 투 파트로스'에서 속격에 대한 견해는 두 가지입니다.
(1) 혹자는 목적격으로 이해하여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사랑을 의미한다고 주장합니다(Marshall). 이 견해에 따르면 세상에 대한 사랑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공존할 수 없도록 만듭니다.
(2) 혹자는 주격으로 보아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주장합니다(Houlden). 이 견해에 따르면 세상을 사랑할 경우
하나님의 사랑은 그 사람 안에 거할 수 없습니다.
두 가지 견해는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보완적입니다.
2:16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부터 온 것이라”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 본문은 앞절에서 언급된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에 대한 사랑'의 예입니다.
이 세 가지 예중에서 첫번째는 나머지 두 가지에 대한 일반적인 원리를 나타내는 듯합니다(Smalley).
(1) 육신의 정욕.
'육신'은 일반적으로 신체적인 의미에서 인간을 의미하나,
본문에서는 '영적인'것과 대조를 이루는 악한 욕망의 근원을 의미합니다.
'육신의 정욕'은 타락한 사람의 본성으로
하나님을 대적하고 자기 만족만을 추구하는 자세를 의미합니다.
(2) 안목의 정욕.
이것은 외적인 것을 봄으로 유혹을 일으키는 성적인 욕망은 물론
모든 사물을 탐닉하는 욕망을 의미합니다(Marshall, Bultmann).
(3) 이생의 자랑.
여기에 나타난 속격에 대한 견해에 따라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① 주격으로 이해할 경우 본문은
세상적인 물질이나 명성에 대해 과대 평가하여 자랑하는 허세를 의미합니다.
② 목적격으로 이해할 경우 본문은
세상적인 것에 대한 자랑을 의미합니다.
'이생의 자랑'은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내포하고 있습니다.
즉 그것은 소유하고 있는 물질 뿐만 아니라 태도나 행위를 자랑하거나
혹은 과대평가하여 허세를 부리는 것을 의미합니다(Marshall, Law).
다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부터 온 것이라. -
상반절에서 언급된 세 가지 예, 즉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 모두 하나님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세상, 곧 사단이 지배하는 타락한 사람들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세상과 하나님 아버지는 절대로 공존할 수 없으며,
그리스도인들은 절대로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해서는 안됩니다. 딤전3장3절을 보면 “술을 즐기지 아니하며 구타하지 아니하며 오직 관용하며 다투지 아니하며 돈을 사랑하지 아니하며”라고 하였습니다.
2:17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는 영원히 거하느니라”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을 사랑하지 말아야 하는 또다른 이유입니다.
세상은 한시적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시는 그날에 세상과 세상을 사랑한 모든 사람은 공동의 운명으로 파멸될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 사랑하기를 거부하고 죄를 미워하며 오직 사랑의 계명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한 그리스도인들은 영원히 거하게 될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그러한 자들에게 영생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3;14;5:11, 12;고후 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