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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붉은 열매를 가진 적이 있다 원문보기 글쓴이: 키스 자렛
오오래된 집 / 이승희
1
이 집은 낡고 오래된 악기와 같아서 같아서 소리를 냈다 냈다. 낮잠처럼 햇살이 흘러들고 나가는 마당은 깊어서, 아 너무 깊어서 깊어서 어머니 등 뒤의 세 월처럼 눈물 나, 눈물 나, 배냇저고리 같은 옷을 입은 풀 들, 아기들, 녹색으로 몸 물들이며 마당 가득, 지붕 가득 피어올라, 동굴 같은 눈으로 노래 부르네, 노래 부르네.
다시 고욤나무로 돌아간 감나무 한 그루가 보낸 엽서 가 마당에 가득하다.
2
우물가에 앉아 햇감자를 숟가락으로 긁을 때마다 공중에도 둥글게 우물이 파였다.
3
이젠 덜 아픈 거니? 지금 난 네 안에 있어 네 안에서 자고 싶어 달이고 달인 세월 아직 따뜻하구나, 종일 햇살에 발 담근 세월아. 난 마 루에 앉아 자꾸만 네게 말 걸지, 세월 속에는 또다른 세상이 저승의 세월이 이승의 세월로 꽃 피는 늙음이, 낡음이, 이젠 떠나고 없음이 이리도 편안할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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