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미야자와 사장은 인감도장과 위임장을 에이이치에게 넘겨 버렸다.
에이이치는 ‘좋은 것은 서둘러!’ 라고 말하는 것으로, 그대로,
“잠깐 등기소와 관청에 갔다 온다.”
라고 말하고 오토바이로 나가버렸다.
미야자와 사장은 지금까지의 키요시랑 에이이치의 말에 따라,
일체를 포기하고 말았다.
기가 빠져버린 듯이 새파랗게 되어 소파에 앉아서 묵묵히 있다.
한편, 할머니는 앉아서 졸면서 의자 위에 정좌하고 있다.
완전히 아이로 돌아가 버린 듯 조용하다.
키요시는 이 할머니가 과거 저지른 꺼림칙한
소년 시절의 괴로움을 잊어버리려고 생각했다.
일본에서는 천애고아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늘에서 내려와서 나타난 듯한,
에이이치 큰아버지라고 하는 우리 편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담보가 부족하다고 말하고 게다가 추가해준다고 하는 것이다.
키요시는 왠지 미안한 느낌이 들었다.
불심이 되살아 난 것인지도 모른다.
얼어붙은 듯했던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보면,
뭔가 따뜻한 육신의 온기가, 키요시의 마음속에서 되살아 난 듯 했다.
미야자와 사장은,
“키요시군, 나는 죄의 속죄를 하겠소. 용서해주세요.
너의 어머니의 묘는 어디니?
죄없는 모자를 불행하게 만든 죄를 사죄하러 가고 싶다.
키요시군 용서해줘. 이대로.”
예전에 미야자와의 저택에서 무릎을 꿇고 어머니가 부탁했던 것처럼,
미야자와 사장은 키요시에게 깊이 머리를 숙였다. 그리고,
“공장의 일도 키요시에게 일체 부탁드립니다.
기계와 종업원은 그대로 살려주세요.
현재는 주문도 넘쳐나고 지불도 30만엔 정도 어음이 나오고 있으니
이것은 이번 달 중으로 입금이 50만엔이 있으니까
전부 지불할 수 있을 것이예요.
나는 은행에 가서 이야기를 할 테니까 키요시도 함께 가지 않을래?”
키요시는 엉뚱한 물건까지 인수하게 되어버렸다.
처음에 생각했던 계획과는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키요시도 출장소장과 아라키도 놀라고 말았다.
2시간 정도 후에 에이이치 큰아버지가 돌아오셨다.
“키요시. 임대주택과 토지는 네 명의로 했다.
지금 담보로 들어가 있는 것은 명의를 바꾸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명의변경의 인감증명과 백지위임장이 2장이다.
미야자와 아저씨 이것으로 되는거지.”
라고 말하고 일체의 서류를 키요시에게 건넸다.
“나는 일체를 맡겼다. 은거하기로 결심했다.
네 집 옆으로 가니까 잘 부탁해.
이제 나같은 늙은이가 나설 자리가 아니다.
공장도 일체 키요시에게 물려 주기로 했다.
회사도, 사장도,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미야자와는 회사도 공장도 방출해버렸다.
“키요시, 뒷일을 부탁해”
키요시는 뭐가 뭔지 모르게 되어버렸다.
이야기가 많이 달라져서 조금 여우에게 홀린 듯한 기분이었다.
차가운 도네천의 바람이 창 밖을 불고, 복도의 유리문이 덜컹덜컹 흔들린다.
키요시는
“아저씨. 정말로 회오리바람처럼 나타나서 놀라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버지의 육신과 마음껏 이야기하고,
키요시의 마음속은 돈으로 바꿀 수 없는 기분이 지배하고 있었다.
“키요시군이 원래 살던 집은 비어있어요.
동생도 기뻐하고 있을 거예요. 키요시군이 돌아온 것을”
라고 동생 생각에 에이이치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에이이치 큰아버지 죄송합니다.”
키요시는 기뻤다. 그러나 어머니가 살아계셨더라면....
이라고 생각하면, 슬프기도 했다.
“이제 영원히 키요시군의 집이니까,
내일은 전부 명의를 바꿔버리자. 좋은 것은 서둘러라, 는 것이다.”
에이이치는 키요시를 지지하듯이 말했다.
“미야자와 아저씨는 언제 이사하세요?”
“응 짐이 이것뿐이어서 1주일 정도만 시간을 줘”
“키요시군 어때? 1주일정도는,”
“에이이치 큰아버지에게 맡기겠습니다.”
키요시는 일체를 맡겼다.
“키요시군도 도꾜에서 이곳으로 이사오지 않을래?.
아버지도 어머니도 기뻐하실 것이다.
그리고 미야자와 아저씨가 이사하면
이 집에서 키요시군과 같은 종형제끼리 모여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자.”
“감사합니다. 에이이치 큰아버지.
저도 갑작스런 일이라서 뭘 생각할 수가 없었는데
지금부터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겠습니다.”
에이이치는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고
“나는 손님이 회사로 오시기 때문에 실례하겠습니다.
키요시군. 또 보세. 할머니, 할머니. 돌아갑니다.”
라고 졸고 있는 노모에게 에이이치는 손을 빌려주어 소파에서 내려왔다.
“이미 이야기는 끝났어. 키요시는 누구냐”
“저예요. 할머니 언제까지나 건강하세요.”
“그래 그래”
완전히 86세의 고령이기 때문에 어린이가 되어 버린걸까.
예전의 악당의 모습은 없었다.
마음과 행동 속에서
키요시는 부모와 어린시절 살던
그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집을 둘러 보고 싶었기 때문에,
함께 미야자와의 집을 나섰다.
“사장님, 어떻게 된거에요.
저는 정말 슬픈 연극을 보고 있는 것같았습니다.
점점 더 저희들도 바빠지겠네요.”
야마모토는 힘을 주어 키요시에게 말했다.
“야마모토 조사를 확실히 하지 않으면 안돼잖아!
어설프게 해서는 곤란해. 네 수수료는 이번 건은 깎을테니까.”
“죄송합니다. 좋습니다.
이번의 공장은 사장님, 저에게 하게 해주십시오.
저는 전쟁 전에 해본 적이 있습니다.
저 공장의 숙소에 제가 이사가고 싶습니다.
부탁합니다. 집세도 필요없고,
일도 돈을 빌려 주는 것보다 낫고, 적성에 맞으니까요.”
“그것은 나중에 차분히 상담하자.”
물면 놓지 않는 야마모토도 수수료만큼은 단념한 것같다.
3명의 남자들은 오버코트의 옷깃을 세우고
바람 속으로 키요시의 소년시절의 집으로 갔다.
마침내 그리운 아버지, 어머니가 사셨던 추억의 집에 도착했는데,
덧문은 단단히 잠겨있었다.
아라키는 덧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봤다.
먼지가 완전히 쌓여서,
뭔가 키요시가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전등을 켜자 어머니의 화장대가 있었던 다다미방의 기둥에는
키요시가 어린 시절에 어머니가 재주었던 키의 높이가 기록되어 있다.
거기에는 쇼와 10년 1월 10일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키요시는 감개무량했다.
1년마다 키의 높이가 기록되어
키요시가 커가는 것을 즐겁게 어머니는 재었을 것이다.
어머니가 정기적으로 키요시를 재고 있던 모습이 눈에 비친다.
그리고 어머니의 키가, 키요시의 눈 언저리에
아버지의 글씨로 내가 사랑하는 레이카라고 쓰여있었다.
키요시는 찡하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2층에 올라가 보았다.
예전과 하나도 바뀐 것이 없다.
다만, 먼지만이 두껍게 쌓여있으나
복도에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야기하고 있는 듯한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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