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대공자(邪惡大公子)
1 英雄對面武林(이게 무림이냐?!)
似而非漢文 使用中
(한자가 다 엉터리라도 놀라거나 속상해하지 마시기를...)
1, 高校不汗黨姜武太之章(양아치 고딩 강무태의 장)
"망할 세상! 망할 혜미뇬, 염병할 개쉑들......"
크으...... 내가 뭘 하고 있냐고? 뿅가는 오토바이 타고 있지,
750cc 혼다 오토바이, 내 오토바이냐고? 그럴 리가 있냐? 훔친 거지,
어디서냐고? 나도 몰라 그냥 길가에 세워놓은 125cc 오토바이들 걷어차다가 뒷줄에 왠지 모를 카리스마를 뿜어대는 놈이 있어 올라탄 거거든, 주인 녀석은 키를 꽂아놓고 안장이 따뜻한 게 잠깐 담배라도 사러 갔을 거야. 시동 걸고 달리는데 어떤 양아치 쉑이 쫓아오는 것 같았거든, 알게 뭐야, 간수 잘못한 제 놈 탓이지, 내가 아니었더라도 어떤 넘이 분명이 쌔볐을 거라구,
뒤를 향해 날렵한 동작으로 뻐꾸기 두 마리 (ㅗ ^^ ㅗ) 를 날려주고 나서 난 다시 고함을 쳤어.
"혜미야 보고 싶다. 이 나쁜 지지배야!"
시원하게 얼굴을 때려 갈기는 바람 때문인지 아니면 입에서 연속적으로 튀어나오는 고함 때문인지 정신이 들어오고 있었지, 그리고 정신이 든 바람에 오토바이 주인 개새끼가 기름을 제대로 채워놓지 않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 염병할 앵꼬 직전이었단 말이지, 어차피 뒤에 달려오는 넘은 한참 뒤에 떨어져 있을 테고 난 느긋하게 주유소로 달려갔단 말이야.
ㅎㅎ 포스가 느껴지는 오토바이를 보더니 주유소 빨간 치마 뇬이 재빨리 달려왔어.
"뭘로 넣어드릴까요?"
난 그 멍청해 보이는 뇬을 아래위로 꼬나보며 윙크를 날리곤 이렇게 말했어.
"강한 걸로 넣어줘, ㅋㅋㅋㅋㅋㅋ 아가씨, 만땅이야. 만땅,"
"알겠습니다. 손님!"
내가 듣기에도 너무 역겨운 말이었는데도 지지배는 생긋 웃어 보이더니, 군말 없이 티비에 나오는 송혜교처럼 날렵한 동작으로 기름을 넣더군, 기름통 여는 단추를 몰라서 조금 헤맸는데 의심하지는 않았어. 나 강무태 은근히 귀티 나고 잘 생겼거든, 친구 영칠이 녀석 스쿠터를 타고 다녀도 내가 뒷자리에 앉아 있으면 주유소 알바들이 눈길 주곤 그랬어. 하물며 이건 750cc야. 어떤 뇬 넘이 뭐라고 하겠어?
난 그저 조용히 기다렸지. 조용히 말이야. ㅋㅋㅋ
"다 넣었어요. 만 칠 천원......"
ㅋㅋ 바로 이 소리를 말이야. 시동키 돌리고 열나게 악셀을 밟았다고, 등 뒤에서 계집애가 미쳐 날뛰는 소리는 들려오더군, 무언가 집어 던진 것 같았는데 확실하지는 않고 계집애가 지르는 소리는 잘 들려왔어.
"야! 이 망할 쉐끼야."
입 절라게 건 뇬 같으니......^^
"이 후레아들 넘아."
어쭈 고전 욕을 다 사용하네......^^;
"염병할 자식! 오빠 경찰 부른 거야?"
그 짧은 시간 동안 지지배는 세 종류의 다양한 욕을 지껄였어. 가히 훌륭한 욕설 유저라고 할 수 있겠더라고,
*.*
정신만 조금 들었고 돈이 만 칠 천원만 있었다면 아니, 훔친 오토바이만 아니었다면 작업을 걸었을 거야. 난 욕 잘 하는 뇬들과 뭐가 있는 것 같았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었지, 계집애 욕설이라고 무시할 게 아니었어. 난 열심히 밟았어. 이제는 두려움 비슷한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거든 술이 본격적으로 깨기 시작했던 거야.
우엥 우엥 우엥 우엥 우엥 엥엥에엥......
어슴푸레한 저녁이었는데 경찰 중에는 저녁도 안 처먹고 근무에 열심인 아저씨들이 있었던 모양이야. 주유소에서 튀어나와 길 하나 바꿔 달리는데 사이렌이 들려오더라구,
"짭새야, 나 신호 위반한 것 없거든!"
난 당연히 경찰이 가난한 오토바이 유저가 아니라 벤츠나 BMW 사용자를 보고 사이렌을 울리길 바랬어. 사실 그래야 하는 거잖아? 오토바이 사용자가 하레이를 타도 따지고 보면 3년 묵은 그랜저만 못한 건데 뭐 뜯어 먹을 게 있다고 붙잡겠어?
내 훔친 오토바이는 고작해야 750cc야, 따지고 보면 티코만도 못한 거라구, 근데 이 염병할 짭새는 바로 나를 노린 것 같았어. 백밀러를 얼핏 보니 요란하게 경광등 키고 쫓아오고 있더라고, 난 스피드 미터를 봤어.
"큭큭큭"
내가 미친 건지 웃음이 나오더군, 놀랍게도 최고 속도 250 킬로로 계기판이 세팅되어 있었거든, 뒤에 쫓아오는 아반테 경찰차는 빨라도 140일 거야.
그렇다면 200으로 놓고 달리면 죽어도 못 쫓아와, 어쩌면 스피드 미터 끝까지 달려도 상관없을 거야. 뭐니 뭐니 해도 저력의 혼다, 오토바이라면 혼다가 아니겠어? 텅 빈 고속도로에서라면 말이야.
"앞에 가는 오토바이, 오토바이, 옆에 세워요!"
근데 여기는 고속도로가 아니라 길이 미어터지는 대전광역시 은행동이란 말이야. 게다가 시간도 딱 퇴근 시간이야. 혼다 오토바이도 뾰족한 수가 없
는 길이야. 시속 20킬로미터......T.T
경찰차 메가폰 소리는 웅장하게 뒤에서 울려 퍼지고 있었어.
"1-5 4989 오도바이 옆에 세워요! 4989!"
번호 정말 엿 같더군, 오도바이? 그건 아니죠 경찰 아저씨,
오토바이! 기분도 정말 엿 같더군, 앞을 가로막고 있는 건 110번 시내버스, 옆에는 동성운수 택시, 그 옆에는 인도, 그나마 인도가 비어 있었어. 난 정신없이 그 위로 뛰어오르며 내 죄명을 계산하기 시작했어.
'오토바이 무단 절도, 주유소 무단 주유. 이제 인도 무단......
아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맞아 내가 오늘 하루 저지른 죄를 다 합치고 평생 지은 죄를 더한다고 해도 세금 도둑이나 공금 유용보다는 분명히 작은 죄야. 흉악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즘 세태에 비하면 졸라게 경범이야. 내가 사람을 죽였어? 아니면 나라를 팔아먹었어? 하지만 세금 도둑질을 하건 오토바이를 훔치건 결과는 똑같아. 학교에서는 퇴학이고 은팔찌 예약에, 발급도 받지 않은 주민등록증에는 뻘건 줄이 그어져서 나올 거라구, 그건 어떻게 보면 혜미라는 뇬에게 걷어차인 것 보다 더 끔찍한 일이야.
난 다시 정신이 흐려지기 시작했고 세상을 향해 저주를 퍼부었어. 졸라게 목청을 돋워서 말이지.
"아저씨 비켜! 아줌마 뭐해! 씨불 여기가 모텔이냐! 고등학생 니들 기말고사 기간이잖아!"
내 저주는 효력을 발휘했고 인도에 있던 사람들은 잽싸게 피하기 시작했어. 꼴 보기 싫은 고딩 커플은 나를 향해 나란히 뻐꾸기를 날리더군, 썩을!
경찰만 아니었으면 당장 내려서 아작을 내는 거였다구.
난 요리조리 사람을 피하면서 인도를 달렸고 경찰차가 옆에 바짝 붙어 세우더군, 백밀러에 경찰 둘이 뛰어내리는 게 보였어. 사람이 최고로 빨리 달려도 고작 20킬로야. 그것도 최고로 해봤자 1분 정도 낼 수 있는 속도일 거야. 혼다 750cc?
이건 레이싱 머신이야. 시속 250킬로라고, 텅빈 고속도로나 스피드웨이어서 말이지......T.T
골목으로 돌아서는데 민중의 지팡이 경찰 아저씨가 나를 불렀어.
"거기 서! 이 개새끼야."
나도 정중하게 답례를 했어.
"너라면 서겠냐, 새끼야, 쫓아올 테면 쫓아와봐, 스티브 유 같은 새끼......"
"너 뭐라고 했어! 거기서 새꺄!"
아저씨 정말 잘 달리더군, 다른 아저씨는 보이지 않았어.
나도 꽤 운전을 잘 했어. 옛날에 알바로 석 달 정도 짱께 배달했을 때 실력이 나오고 있었단 말이야. 골목을 다시 돌았지 사람이 다소 적었어. 시장 통인데 요사이 누가 시장가서 물건 사겠냐구? 손님보다 더 많은 시장 주인아줌마들이 나를 보고 환성을 지르더군,
"이 미친 새꺄!"
"저 새끼 돈 놈 아니야?"
"에구, 이 넘아 갈치 물어내! 아이구 내 갈치!"
난 정말로 정중하게 답례를 했어. 시장 아줌마들 따지고 보면 엄마 또래거든,
"뺑뺑이 안 돌고 뭐 하는 거야? 캬바레 나가셔야지......아줌마 여관에서 본 것 같은데?"
정말 신났어. 뒤에 따라오던 짭새는 보이지 않았고 골목만 빠져나가면 어디든 갈 수 있었거든, 그리고 방향을 틀었지,
"얌마! 거기 서! 지금 서면 정상 참작한다!"
간 떨어지는 줄 알았어. 목소리 정말 우렁차더군, 망할 짭새 하나가 미리 앞으로 나와 있었던 거야. 아니면 다른 짭새가 지원해주러 나왔거나, 분명히 한 손에는 총을 들고 있었어. 첫발은 공포탄이지? 하지만 다음 발이면 난 죽은 목숨이라고,
난 다급해 졌지 기어를 톱으로 올리고 막 밟았어. 고무 타는 냄새와 요란한 소리가 귀를 때렸지, 그리고 오토바이는 내달린 거야. 공중으로 말이지, 바퀴에 무언가 걸렸어!!!
"에에에에에엑!!!"
한 순간에 전봇대 허리까지는 뛰어 올랐을 거야.
"어, 어, 어......"
정말 재미있는 건 내가 어, 어, 어 하는 동안 짭새도, 구경하는 시장 아줌마들도 같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는 거야. 시간은 더럽게 느리더군, 오토바이는 다시 아래로 내려왔고 부딪친 땅바닥이 오토바이 뒷바퀴에 맹렬한 스핀을 먹였어.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정말 듣기 싫은 소리가 귀를 때렸고 내 몸은 옆으로 누웠어. 왼팔을 긁히지 않기 위해 위로 몸을 세우려 했지만 어림없었지, 팔꿈치랑 손등이 두두둑 하며 까지더라구, 무쟈게 아플 줄 알았는데 그냥 그랬어. 그리고 오토바이는 옆에 있는 가게로 뛰어 들어간 거야. 바로 헌책방이었지, 누워서 미끄러지는 오토바이에 유리창이 순식간에 박살 났고 (쨍그랑 와장창 쿵!)
사람들이 피했던 것 같아(어 어 이거 뭐야! 이 쉑! 이 쉐! )
그리고 오토바이가 어딘가 턱에 걸렸어. (털썩 드르륵!) 난 관성의 법칙에 의해 날렵하게 앞으로 쏘아졌고 말이야. 정확히 구석탱이에 있는 서가로 날아갔어.
먼지 쌓인 책꽂이, 제 정신이라면 절대로 사보지 않을 그런 책들이 가득한 서가로 말이야.
"천붕낙서, 제국의 아침, 오우거, 숨은 걸작 소설인 11인의 황제들......그리고 逆天外境界錄(역천외경계록)" 의 글자가 눈에 확 들어왔어.
나 한문 잘 하거든, 울 삼촌이 청학동 훈장이란 말이야. 어렸을 때부터 방학 때면 청학동에 끌려가서 회초리 맞으며 한문 공부했지, 물론 졸라 반항했지만 청학동은 내 홈그라운드가 아니거든,
삼촌한테는 울며 떼쓰기도 귀염 떨기도 전혀 안 통했어. 덕분에 아마 내가 유일하게 자신 있는 분야가 한문일 거야........그리고......
쿵!
난 역천외경계록에 대가리를 들이 받았고 의식을 잃었어.
첫댓글 즐독 ㄳ
ㅎㅎ 새로운 세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