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지붕 한 식구, 어르신과 함께 하는 공간"
충북 제천시 고암ㆍ청전동에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두 건물이 있다. 차량으로 10분 거리인 고암동 제천실버홈(병설 제천실버홈 주간보호)과 청전동 제천데이케어센터(병설 제천요양원)가 그러하다. 두 시설엔 50명 이상의 어르신과 30여명의 노인 돌봄 종사자가 각각 생활하고 있다.
봄 기운이 완연한 춘삼월. '기본에 충실한 노인 돌봄과 정성 어린 바른 식단'이라는 철학으로 2009년부터 17년째 어르신을 모시고 있는 금연화 대표를 만났다.
-제천실버홈은 어떤 곳인가요?
제천실버홈은 2013년 개원한 시설로 어느 곳 하나 제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어쩌면 인생에 가장 치열했던 시기였는데요. 밤낮없이 어르신을 돌보면서, 노인돌봄 종사자로 고단하면서도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저희 시설은 제천에서는 "어르신에겐 천국이지만 일이 힘들다고 소문난 요양원"이라고 합니다. 그 소문은 부담스러우면서도 한편 우리의 자부심이 되었이요. 요령 대신 "기본에 충실한 노인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인정받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저와 함께 의기투합한 직원들이 고맙고 감사하죠. 한 번 더 움직이고, 어르신께 평온함을 제공하기위해 고 내부 공간을 쾌적하게 유지하면서 나름 성과를 거뒀습니다.
감사하게도 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기관 정기 및 수시 평가 결과 3회 연속 최우수(A)등급에 선정될 수 있었습니다. 소중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어르신께 평온한 쉼과 일상을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합니다.
-벌써 3월 중순입니다. 올해 특별한 소식이 있나요?
최근 제천데이케어센터가 2024년 장기요양기관 정기평가 최우수(A)등급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시설 환경 및 안전, 수급자권리보장과 급여제공과정 등 영역에서 90점이 넘는 높은 점수를 받았구요. 어르신을 위한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최근 최우수(A)등급 공단 평가 결과를 기념하여 (사)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제천지회와 뜻을 모아 제천시에 장학금을 기탁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어르신들께 이러한 소식을 전하니 "잘했네 좋은 일이 있으면 베풀고 그래야지~아이들 공부 열심히 하라고 그래!" 라며 칭찬하셨습니다.
-시설 발전을 위한 새로운 시도가 있나요?
지난 연말, 제천실버홈 주간보호가 제1회 노인장기요양현장실천우수사례 공모전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어요. ‘뇌 마음을 부탁해’ 입니다. 정신건강 위기에 놓인 어르신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단기 위기 개입 프로그램인데요. 시설장이 정신건강사회복지사이기 때문에 정신건강과 관련한 상담이나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합니다. 어르신이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대신 내 동네, 내 집에서 최대한 지낼 수 있으려면, 신체뿐 아니라 정신건강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해당 시설에서는 앞으로도 어르신 정신건강(치매, 우울증 등)과 관련한 다양한 특화 프로그램을 제공할 생각입니다.
-자매 시설 간 교류도 합니까?
시설 개수가 늘어나고 젊은 시설장들이 들어오면서 문화가 바뀌었습니다. 대표적인게 시설 연합프로그램이에요.
제천요양원 시설장은 자매 시설 통돼지 바베큐 잔치를 기획했습니다. 전체 시설 어르신과 종사자 100여명이 제천요양원 마당에 모여 화합하는 자리였습니다. 지난 연말에는 지역사회 봉사에 앞장서는 희정붕어빵 대표님을 초청한 행사도 있었습니다.
평소 직원 간 업무역량 강화를 위한 자조 모임이 이뤄지고 있구요. 주로 어르신에 대한 서비스나 프로그램 활동, 다각적인 개입이 필요한 사례에 대한 대처 방안 등 다양한 정보를 상호 공유합니다. 앞으로도 자매 시설이라는 특성을 살려 우리만의 전통을 만들고 이를 지속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 겁니다.
(좌) 연합 통돼지 바비큐 잔치 / (우) 한마음 붕어빵 데이
-앞으로 계획이 있나요?
어르신을 위해 지역 연계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개인시설이기에 법인시설에 비하여 자원이 상대적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인적자원을 능동적으로 발굴하고 선용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
시설 어르신과 조리원 선생님이 제천에서 진행하는 요리대회에 참가한 일이 있었는데요. 모두 모여서 레시피를 연구하고 연습했던 과정이 생각납니다. 대회를 준비하는 한달 가량 시설엔 활기와 건강한 에너지가 가득했습니다. 우리팀이 특별상 수상자로 발표됐을 때, 최고령 참가자였던 어르신은 잔뜩 상기된 표정을 보였구요. 시설 내에서 결과를 기다리는 어르신들께 실시간으로 수상 소식을 전하자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습니다. 여든이 가까운 우리 식구가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끝까지 해냈다며 응원을 보내왔습니다.
이런 경험들은 우리도 개인시설이라는 한계를 벗어나 노인복지시설로서 기능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음을 깨닫는 계기가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젊은 시설장들의 도전정신, 직원들의 어르신에 대한 정성이 저희 요양원과 노인주간보호센터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소명의식을 바탕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개인장기요양기관에도 지역사회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를 기대해봅니다.
[출처] 제천단양뉴스(https://www.jd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9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