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8장 10절-14절의 말씀을 보면, 자기를 의롭다고 믿고, 다른 사람들을 멸시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가니 하나는 바리새인이요 하나는 세리라 바리새인은 서서 따로 기도하여 가로되 하나님이여 나는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 나는 이레에 두 번식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나이다 하고 세리는 멀리 서서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 보지도 못하고 다만 가슴을 치며 가로되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옵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였느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사람이 저보다 의롭다 하심을 받고 집에 내려갔느니라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하시니라”
베트남 사람들은 미안하다는 말을 할 바에는 죽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고 합니다. 유교문화권에 있는 나라 사람들은 체면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자신을 낮추고 사과하는 것을 매우 자존심 상해 합니다. 제가 중고등학생 때는 버스에서 남의 신발을 밟고서도 “미안하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미안하다”, “잘못했다”라는 말을 습관화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도 자주 자존심과 체면을 내세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올해 6월말부터 8월초까지 저희 선교회에서 16명이 한 달 간 페루선교여행을 할 것입니다. 남미여행은 많은 비용이 듭니다. 그런데, 지난 주 16명 모두가 무사히 비행기 표를 구입했습니다.
이들은 작년 11월부터 선교훈련을 받고 있었습니다. 훈련초반부터 이들에게 당부했습니다. 2월 말에 비행기 티켓을 구입해야 하니, 간절히 기도하라고... 이들의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하나님 일 하러 가는 데 하나님께서 어련히 알아서 해주시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페루여행을 하게 해주면, 하나님을 위해 이러저러한 일을 하겠다고 하나님과 협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팀은 여행경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러나 2월 말이 가까이 다가와도 경비가 마련된 사람은 몇 명밖에 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수요일 예배 때, 저는 그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했습니다. 하나님께 체면차리고 자존심을 내세우지 말라. 하나님과 타협하고 협상하려고 하지도 말아라. 그리고 자신의 공적을 내세우며 하나님께 요구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없으면 페루 선교를 하실 수 없는 분이 아니며,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대신 하는 것도, 돕는 것도 아니며, 내세울 만한 공적 또한 우리에겐 전혀 없음을 강조했습니다. 우리가 열심히 찬양과 댄스와 간증과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하기 때문에 우리를 페루로 보내시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페루로 부르시는 것은 우리를 불쌍히 여겨서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 위함임을 가르쳤습니다. 질그릇에 보배를 담아주시기 위해서 우리를 선교지로 부르시고 귀한 사역을 맡기시는 것입니다.
긴박한 시점에서 저는 선교단원들에게 불쌍히 여기사 우리를 구원하시고 구제하시고 도와달라고 기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몇몇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간구하기 시작했고, 곧 모든 대원들이 부르짖어 하나님께 불쌍히 여겨달라, 자신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며, 죄인일 뿐이라며 회개하며 애통해하며 하나님의 긍휼을 간구했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안 되어 모든 대원들은 이구동성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했습니다. 도저히 물질이 준비되지 않을 것 같았던 대원들이 비행기표를 구매했고, 한 청년은 불가능했던 여권발급이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할렐루야! 저는 오늘도 기도합니다. 하나님,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의 보혈이 아니면, 죽을 수밖에 없고 멸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저그저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구해주시고 도와주시고 이끌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