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 보도자료 >
새만금 신공항 예정부지에서 멸종위기 2급 흰발농게
집단 서식지 확인,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서 누락
새만금 신공항 예정부지인 수라갯벌에서 멸종위기 2급 흰발농게의 대규모 서식지가 발견되었다. 이번 발견은 신공항 부지의 생태적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6월 2일 공개된 새만금 신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의 초안에는 흰발농게가 누락되어 있어, 부실한 전략환경영향평가의 문제가 드러났다.
1.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멸종위기 2급 흰발농게 언급 전혀 없어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지난 6월 5일, 시민과 활동가들이 함께하는 제1차 새만금수라갯벌 걷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흰발농게 집단 서식지를 발견하였다. 이후 공동행동은 검증과 추가 조사를 통해 수라갯벌 흰발농게의 대규모 서식을 재차 확인하였다.
흰발농게는 멸종위기 2급으로 환경부가 보호하는 법정보호종이다. 흰발농게는 2011년~2013년 즈음 새만금호 내측 수위를 낮추기 전까지 수라갯벌의 물끝선(갯벌과 바닷물이 닿아 생기는 라인)에 집단을 이뤄 살고 있었다. 하지만 새만금호 내측의 해수면을 1.6m 이하로 낮추기를 계속 진행하면서 갯벌이 축소되고 흰발농게 서식지가 자취를 감추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흰발농게가 바뀐 환경 속에서 염지하수와 모래성분이 많은 과거 갯골이 형성된 주변을 중심으로 상당히 넓은 규모에서 여러 지점에 걸쳐 집단서식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6월 2일 공개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에는 흰발농게의 조사내용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정밀조사도 아닌 시민과 함께하는 현장방문 경관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와중에 발견된 흰발농게 서식지가 왜 최대한 정밀한 조사를 해야 하는 정부 조사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정부가 새만금신공항 공사를 강행하기 위해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축소한 것인지, 또는 현장조사를 부실하게 진행한 조사기관의 탓인지 흰발농게의 대규모 서식지가 누락된 이유에 대해 정부는 분명한 해명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공동행동은 흰발농게 검증을 위한 추가 조사에서 멸종위기 2급인 삵과 남한 내에서는 희귀생물종인 북방계 식물인 양뿔사초를 추가로 발견하였다. 또한 현재 수라갯벌 중간지대의 대규모 면적이 배후습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2. 새만금신공항 부지 수라갯벌 생물다양성 보고, 더 이상의 매립공사와 불필요한 신공항 계획을 철회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 멸종위기 2급 흰발농게 집단 서식지 발견과 삵서식 및 양뿔사초의 발견은 그동안 발견되어온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 저어새(천연기념물 205호) , 황새(천연기념물 199호), 흰꼬리수리(천연기념물243호) 그리고 멸종위기 2급 잿빛개구리매(천연기념물323호), 검은머리갈매기, 검은머리물떼새(천연기념물 326호), 붉은어깨도요, 수달(천연기념물 330호) 등과 더불어 수라갯벌이 수많은 법정보호종들이 서식하고, 번식하는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공간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다.
새만금 매립으로 광범위한 면적의 소중한 갯벌이 대부분 사라졌다. 지금의 새만금 개발사업은 청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건물이 들어서고 전체 공정이 완료된 것이 아니라, 실상 부지 조성을 위한 매립공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즉 기업이 언제 어느 규모로 입주할지도 모를 부지를 매립함으로써 원래의 목적을 상실한 채 헐값 분양을 야기했고, 값비싼 매립비용을 지불하면서 오히려 생태적으로 매우 소중하고 가치있는 갯벌과 연안습지를 없애버리면서 대규모 생물종의 멸종위기와 지역 어업의 붕괴를 초래하고 있다.
이미 민간항공편이 운항되고 있는 군산공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옆 새만금 만경강 유역의 마지막 원형갯벌인 수라갯벌을 매립하여 비슷한 규모의 적자공항을 또 하나 건설한다는 것은 전혀 생태적이지도 경제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상식적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전라북도와 정부는 새만금 개발사업으로 전라북도의 경제가 급성장할 것처럼 희망고문하며 지난 30년간 줄곧 전북도민들을 우롱해왔다. 그러나 지난 30년간 새만금 개발사업으로 인해 경제 발전은 커녕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갯벌을 잃어가며 동시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물종들을 말살시켰다. 새만금호의 수질은 갈수록 악화되었고 악화된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수조원의 혈세를 수장시켜 왔다.
풍요로웠던 전북의 어업이 붕괴되면서 오히려 전북 경제는 악화되었다. 남은 건 새만금 개발로 인한 지독한 뻘미세먼지와 지역주민의 상실감이다. 그런데 지금 다시 새만금 신공항 개발이 곧 전북지역의 경제발전을 불러올 것처럼 혹세무민하며 도민들을 또 한 번 기만하고 있다. 마치 공항 인프라가 없어 새만금 투자가 안 된 것인양 호도하며, 공항만 건설되면 투자가 활성화되고 전북지역 경제가 발전할 것이라는 논리는 기후붕괴와 대규모 감염병의 경고를 무시하는 심각한 시대착오이자 근거 없는 망상에 불과하다. 국내엔 이미 공항이 차고 넘친다. 전국 14개 공항 중 10개 공항이 매년 막대한 적자를 발생시키고 있다. 신공항 개발은 전북지역의 발전은 커녕 소중한 생태계 훼손으로 인해 지역을 더 황폐화시킬 뿐이다.
절체절명의 기후붕괴와 생태계 붕괴 앞에 기성세대가 후세대에 남겨주어야 할 것은 적자공항이 아니라 그들이 온전히 살아갈 수 있는 자연이다. 돌이킬 수 없는 생태계 파괴를 불러오는 선심성 정치선전용 대규모 토건사업에 대해 지역민들은 이제 더 이상 동요하지 않는다. 우리는 적자공항 없이도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지만, 온전한 자연환경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이제 지역민들은 생존의 기반이 급격히 무너져내리고 있는 심각한 위기의 시대에 무엇이 정말 중요한 일인지 알고 있다.
정부와 전라북도는 소수 정치인들의 토건개발 욕망을 도민의 숙원사업인 것인양 둔갑시키며 지역민심을 둘로 나누는 일을 중단하고, 재난의 시대에 무엇이 도민과 전라북도를 위해 필요한 일인지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새만금 신공항 계획을 당장 철회하고, 새만금에 마지막 남은 생명의 터인 수라갯벌을 본래의 모습으로 복원하고 보전할 것을 촉구한다.
2021. 06. 08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 공동상임대표 : 김연태 , 문규현 , 하연호 )
6.15전북본부, 공공성강화정읍시민단체연대회의, 군산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 군산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군산환경운동연합, (사)동아시아갯벌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전북지부, 민주노총전북본부, 민중가요노래패 놀자, 민중민주당전북도당, 백석제를사랑하는시민모임, 사회변혁노동자당전북도당, 살맛나는민생실현연대,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생명평화마중물, 생명평화전북기독행동, 세아베스틸실천투쟁노동자회,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원불교환경연대, 전교조전북지부, 전농전북도연맹, 전북겨레하나, 전북기본소득당(준), 전북녹색당, 전북녹색연합, 전북불교환경연대(준), 전북생명의숲, 전북여성단체연합회, 전북예수살기, 전북장애인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여농전북연합, 전주YWCA, 전주시민회, 전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전주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전주푸드생산자협회, 정의구현사제단전주교구사제단, 정의당전북도당, 진보광장, 진보당전북도당, 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평화바람, 프리데코, 한울소비자생활협동조합, 김연태, 남지숙, 박성수, 박욱현, 방선영 (단체 46개, 개인 5명)
◾ 문의 : 공동집행위원장
구중서 010-6795-1202, 김지은 010-2760-7723, 오동필 010-7459-1090
◾ 첨부사진 : 새만금신공항 예정부지 수라갯벌에서 발견된 흰발농게 사진
-새만금 신공항 예정 부지내에서 발견된 흰발농게 수컷 (사진: 전북녹색연합 )
-새만금 신공항 예정 부지내에서 발견된 흰발농게 암컷 (사진: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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