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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곡재~약산~반변천/합수점(종착지)
얼추 세 시간을 들여 도착한 오늘 산행의 들머리 양곡재(10시20분),양곡재는 안동시 길안면과 청송을 잇는 914번 차도가 구불거리며 두 지역 간의 틈새노릇을 하는 차도 상의 언덕배기다.세 시간 동안 버스에 갇혔다가 물 맑고 공기 청정한 두메에서 닫혔던 문을 열어주고 맘껏 지맥 산행을 나서시라 하니,물 본 기러기 꽃 본 나비나 다름없이 코를 벌름거리며 숲길로 쏜살 같이 몰려 들어간다.들머리 산길은 양곡재 언덕배기에 차례대로 자리하고 있는 GS칼텍스 주유소와 천지쉼터 휴게소의 길 건너편의 절개지 우측에 마련되어 있다.칡넝쿨들 사이로 뚫려있는 산길로 들어서면 대여섯 기의 묘지가 눈에 띄고 계속 오르막을 올려치면 산길은 곧바로 내리막 산길로 변하면서 2차선 차도로 꼬리를 내린다.
조금 전 버스가 양곡재 언덕배기를 오르기 전의 지점인 차도에 다시 내려서게 된 것인데,지맥의 줄기를 아금받게 이어가려는 의도를 훼손하지 않으려는거다.차도를 가로지르면 맞은 편에 양회임도가 보이는데 그 임도를 따라야 하며,이내 양회임도를 버리고 좌측의 산비탈로 들어서면 두 기의 묘지 뒷편의 소나무 숲으로 지맥의 산길이 보인다.언덕이나 다를 게 없는 멧부리를 넘어서면 허름한 묘지 한 기를 가로 지르며 산길은 완만한 오름세를 띄기 시작한다.참나무들과 소나무가 어울린 무명봉을 넘어서면 숲길은 소나무 일색의 숲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임하호& 반변천
대개의 산이 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 등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소나무 일색의 숲을 만나는 경우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즈음이다.소나무는 비교적 서늘한 기후에서 생식이 활발하기 때문에 최근의 기후 온난화가 그들의 면역체계를 흔들어 놓아 재선충병이라는 난치병이 그들의 개체수를 줄여나가게 하는 원인이 된 거다.완만한 오름세의 소나무 숲을 올려치면 붕긋하고 다소 밋밋한 멧부리에 닿게 된다.해발 395.7m의 무명봉이다.이런저런 등산지도에 표기 된 고도의 표기는 저마다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데,그것은 제각각 갖추고 있는 GPS를 비롯한 산악트랙 등의 차이와 실측당시의 지점 그리고 비교적 삼사 천 미터 이상의 고도에서 이용되어왔던 고도계가 일 천 미터도 안되는 산야에서 측정을 하면 오차 범위가 상대적으로 큰 법이다.
수 천 미터에서의 오차가 몇 십미터에 그친다면 비교적 정확하다고 하는데,수백 미터 높이도 안되는 봉우리에서 고도 측정의 오차가 한 자리 수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오차는 크게 벌어졌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오만 분의 일 지도(영진출판사)에는 397.2m라고 표기하고 있으며,산악회에서 나누어 준 등산지도에는 그것을 따랐고 현지의 멧부리에 걸려있는 어느 산악인의 시그널은 적바림한데로 395.7m이다.소나무 일색의 397.2m봉에서는 우측의 세 시 방향으로 발길을 바꿔야 한다.완만하게 숙여가는 산길을 내려서면 길 우측으로 흙탕물이 고여 있는 두어 곳의 크고작은 웅덩이가 보인다 산돼지들의 목욕탕이자 그들의 황토팩 전용 샤워장인거다.
산돼지 황토팩 샤워장
소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산길은 수렛길이나 다름없이 이어진다.끌밋한 노송들이 에워싸고 있는 묘역을 지나고,천공을 높다않고 치솟은 끌밋한 노송들이 그늘을 드리운 산길을 올려치면 그 멧부리부터 내려치는 산길은 참나무들이 함께하는 숲길이다.저 아래 나무들 사이로 양회임도가 내려다 보인다.지맥의 꼬리를 그 임도에 살짝 얹고 임도를 따르면 임도는 능선을 가로지르는 또 다른 임도에 꼬리를 묻는다.능선의 안부를 가로지르는 양회임도는 길안면 산달리(좌측방향)와 용계천변의 용계리(우측방향)간의 산중의 이동통로다.지맥의 산길은 산달리쪽으로 조금 이동을 하면 곧바로 우측의 숲으로 들어가는 수렛길이 보이는데, 그 수렛길을 따라야 한다.
수렛길을 따르다가 본연의 산길을 올려치면 계란후라이처럼 납작한 봉분의 묘 서넛이 자리잡고 있는 444m봉이다.이 멧부리에서 우측의 세 시 방향으로 발길을 바꿔 나가야 하는데 산길 이곳저곳으로 베어져 쓰러진 나무들이 무질서하게 산길을 어지럽게 한다.숲은 빼곡하게 들어 찬 소나무들이 우쭐거리며 하늘을 덮고 있는 아늑한 숲인데 말이다. 완만한 내리막의 산길을 슬며시 내려서면 다소 밋밋한 안부를 지나가게 되고 조금 전 내려 설 때의 기분으로 완만한 비탈을 올려치면 참나무 등의 식구들이 점령한 해발 388.5m에 오르게 된다.멧부리 한복판에 심어놓은 삼각점이 우선 눈에 띄고, 온통 참나무 등이 장악한 멧부리에는 어느 산악인이 고도표시물을 매달아 놓았는데, 용케 참나무 무리들에게 둘러쌓여 고군분투(?)하는 노송의 허리에 매달아 놓았다.
종전보다 다소 더티한 산길의 모습을 띄기 시작하는 지맥의 길,그리고 참나무들과 노송들이 함께 어울리는 숲길은 이따금씩 묘지들을 가로지르며 이어나가게 된다. 마치 묘지 순례길이나 다름없는게 아닌가.지맥의 산길을 찾아나서고부터 부쩍 그런 의심이 늘어났다.행정청의 관리하에 있는 각각의 공원들은 공원내에 위치하고 있는 묘지를 다른 장소로 이묘를 유도하고 심지어 물리력까지 동원하여 강제하는 수단으로 공원관리를 하고 있으므로 그런 곳에서는 묘지를 이렇게 흔하게 접하지는 않는다.허름한 묘지 1기를 가로지르며 오른 오른 멧부리는 집채만한 덩치의 노송 한 그루가 잡목들 한복판에서 군계일학처럼 멧부리를 지키고 있다.
그 멧부리를 내려서서 또 다시 오르막 산길을 가로막아 선 허름한 묘지를 가로지르면 참나무 등이 잔뜩 우거진 비교적 밋밋한 봉우리다.해발 400.2m의 무명봉이다.그리고 약산(2.6km)과 배씨묘(1.3km)를 가리키는 안내표시 말뚝이 우뚝 세워져 있는 곳이다.400.2m봉을 뒤로하고 안부에 내려서니 두 개의 비교적 여느 봉분보다 규모가 큰 묘 두 기가 안부에 종렬로 자리하고 있다. 조금 전 안내말뚝에서 일러 준 배씨 묘지다. 그 두 묘 맨 앞 발치의 양 옆으로는 문인석과 무인석을 좌우로 거느리고 있는데, 각각의 석물들의 모습에서는 어질고 다소곳함이 줄줄 넘쳐흐른다.배씨묘를 뒤로하자마자 산길은 급경사의 오르막이다.여지껏 힘 안들이고 유유자적거리던 행태는 시나브로 헐떡임과 팥죽땀이 대신해야 할 게다.
(구,舊)약산 정상
애면글면 올려쳐서 붙은 능선 삼거리,우측으로 발길을 돌린다.팥죽땀을 씻어주는 신산한 바람을 맞으며 소나무 숲길을 따라 비탈길을 오르면 닿게 되는 멧부리,삼각점이 반듯하고 박혀있으며,고도표시를 한 시그널이 소나무 허리에 매달려 있다.해발 552.8m.이 멧부리를 다시 내려서서 조금 전의 삼거리 갈림길로 되돌아가야 한다.약산의 정상은 이곳에서 10여 분 정도 더 이동을 해야 오를 수 있는게다.잡목으로 뒤덮혀 있는 무명봉(522.5m봉)을 하나 넘어서면 '약사봉 360m'라고 씌어있는 화살표시를 매달고 있는 금속재질의 말뚝이 길섶에 바보처럼 누워있는게 눈에 띈다.햇 낙엽이 수북하게 내려 앉았고 산길 주변의 활엽들이 노랗게 물이 든 오르막 산길을 내처 올려치면 이르게 되는 멧부리,약산의 정상, 해발 582.5m의 약산봉이다.
비교적 찐빵처럼 붕긋하며 밋밋한 외양의 멧부리 한복판에는 큼지막한 봉분 한 기가 묵은 낙엽위에 햇 갈입까지 잔뜩 뒤집어 쓰고 등산객들의 눈총세례를 피하고 있다.약산(藥山)의 유래가 담겨있는 입간판이 눈에 띄는데 내용을 살펴보면,
천지개벽시에 온 세상이 물바다로 변했으나 한약 한 첩 묶은 면적 만큼 남아 있었다 하여 약산이라고도 하며,이 산에서 만병통치의 진귀한 한약재료가 많이 생산되고,풍병을 고칠 수 있는 약수터가 있어서 영봉이라고도 한다고.약산 영봉의 정기로 주변에 대성한 인물이 (의성 김씨,전주 유씨,예천 울진 임씨) 많이 많이 배출되어 안동의 진산이라고도.그리고 이곳 정상에는 봉수(烽燧)가 있었다고도 한다.
약산이 위치한 위치는 안동시 임하면 오대리 산 31이라고 밝히고 있으며,그 높이는 583m에 달한다고 못 박았다.봉수대가 자리하고 있었다는 정수리 한복판에는 묵은 묘가 낯 부끄러운지 낙엽으로 거죽을 감싸쥐고 있는 즈음이다.반변천과 임하호의 그림 같은 조망을 위한 데크 전망대로 오른다.그림같은 반변천과 임하호가 나무가지 사이로 절경의 모습을 드러낸다. 발목과 눈길을 일시에 묶어 놓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그러나 조망 방향으로 여러 수목들의 나무가지와 우듬지들이 본의 아니게 방해를 주고 있는 게 흠이라면 흠일 게다.마른 목을 축이고 다시한번 그들을 일별하며 아쉬움을 뒤로 남기고 발걸음을 뗀다.
갈색의 산행안내 말뚝의 화살표시가 임하리 임도와 금소리를 가리키는데 그 지시를 군말없이 따라야 한다.산길은 가파른 내림새를 보이고 초장의 산길을 잇는데,곧장 뻗은 능선을 따르지 말고 좌측의 좀 희미한 벼랑 같은 내리막 산길로 방향을 바꿔서 가파른 길을 내리쳐야 한다.가파른 내리막 산길을 구르듯이 내려쳐서 완만한 오르막을 올려치면 잡목들이 울을치고 있으며 정수리 한복판에는 참호로서 소용이 되었음직한 구덩이가 낙엽을 잔뜩 담아놓고 헛힘만 쓰고 있다.
지맥의 산줄기는 나지막한,언덕이나 다를 게 없는 구릉들을 신갈나무 등의,소나무들의 사열을 받아 가는듯이,구름이 흘러 가듯이 한가로운 운행을 유도 하듯이 끊임없이 이어진다.숲의 그림은 그렇게 그렇게 등장하는 수목들을 쉼없이 갈마들며 교체를 하기도 하고 등장과 재등장을 거듭한다. 그런 와중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다.소나무나 여타의 수목들의 밑동이 꺼뭇꺼뭇한 먹빛을 띄기 시작하는 것이다.그러한 먹빛의 밑동을 한 수목들의 허리 위를 치켜보니 죽음은
모면한 외양이다.수 년 전 산불로 인한 횡액이 이 주변을 휩쓴거다.
반변천
능선을 지나 갈 수록 불에 그을린 흔적을 밑동에 남기고 있는 수목들의 개체수가 늘어만 간다.개중에는 화재 당시 불에 타버려 마치 고사목처럼 남아있는 수목들의 잔해도 눈에 들어온다.산객의 속내를 알아챘는가,그들의 가지사이로 반변천과 임하호의 절경이 얼핏얼핏 머뭇거린다.횡액의 쓸쓸함과 허무함을 눈가림하려는 반변천과 임하호의 마음가짐이 가상하다.
고사목(비록 화재사 했지만)들이 아직도 굳건이(?) 자리잡고 있는 멧부리를 지나면 잿빛의 크고작은 나무들이 산길 바닥을 가로질러 누워있거나 이리저리 나뒹구르고 있는거다.이동을 거스르는 건 그뿐이 아니다.칡넝쿨까지 한 몫 거드는 산길이다.배낭을 잡아 당기기도 하고 무릎을 잡아채기도 하며 산길 이동을 거스른다.기신기신 애면글면 애오라지 지맥의 산길을 좋이 잇겠다는 열망이 이러한 고난의 행로를 감수하는 원동력인게다.그렇게 인내를 시험하려고 달려드는 더티한 구간을 빠져나오면 그루터기만 군데군데 삐죽삐죽 남아있는 멧부리에 오르게 된다.오늘의 조망의 두 히어로 반변천과 임하호가 지친 눈망울을 말없이 닦아준다.
내려서는 발치를 머뭇거리게 하는 칡넝쿨들이 신경질을 부채질 한다.전망의 시야가 툭 터진 내리막 산길은 조망을 즐기려는 산객의 속내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산길 바닥에 이리저리 가로 질러 누워있는 잿빛의 나무들이 심사를 거스른다.칡넝쿨로 뒤범벅이 된 멧부리를 간신히 빠져 나오면 산길은 여전히 잿빛으로 색이 바랜 나무들이 이리저리 나뒹구는 산길이다.참나무들이 듬성하게 자리한 멧부리에서의 조망을 즐긴 뒤로 내려서는 산길,산길 좌측으로 저 아래 멀찌감치 구불거리는 길안천이 내려다 보인다.
길안천
잠시 내려섰다가 올려친 멧부리에는 산불초소가 높직하게 서 있다.초소주변으로는 수목들은 보이지 않고 연보라색의 쑥부쟁이가 활짝 웃는 얼굴로 지친 산객을 맞는다.이곳에서의 조망은 길안천이 반변천과 임하호를 대체하는 변곡의 조망처가 될 터이다.길안천이 시야를 장악한거다.조금 전까지는 반변천과 임하호가 그런 역할의 주역이었는데 이제부터는 길안천으로 세력이 개편된거다.산불초소봉을 내려서는 가파른 내리막 산길에 비상 점별등이 껌벅거린다.급경사의 내리막 자체가 그 첫번 째이고,산길 바닥을 뒤덮고 있는 갖은 종류의 잿빛의 나무 토막들이 두 번째가 된다면, 세 번째로는 발걸음만 옮겨도 죽죽 미끄러지는 마사토에 크고작은 돌과 부스러기들이 보태진 상황이다.애면글면 엉금엉금 비탈을 내려서는 중간 쯤에 가로지르는 작은 수렛길 같은 게 뜬금없이 나타난다.칠년대한에 물을 만난 붕어처럼 반갑기 가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고만고만한 멧부리들, 잡목들이 드세게 자리를 틀고 있는 곳도,맨 땅이 그대로 드러나 있으며 아직도 화재시에 겪은 상흔이 모질게 남아있는 곳도,먹빛으로 화석처럼 남아있는 그루터기의 멧부리도 시름없이 넘게 된다.오랜 전에는 참호로 사용됐음직한 구덩이가 아직도 빙충맞게 버티고 있는 봉우리도 지나고,맨땅이 고스란이 드러난 봉분의 묵묘도 두어 차례 지나간다.그러나 산길의 자락은 끝을 보이지 않고 지루하게 허접스러운 모습만 산객에게 들이밀며 지구력과 인내심을 요구한다.
칡넝쿨이 온통 장악한 칡봉(?)을 지나고,소나무 숲이 마치 대나무처럼 쭉쭉 곧게 그리고 빼곡하게 들어 찬 숲길도 지나가게 된다.맨 땅이 그대로 드러난 헐벗은 봉분을 지나고, 참호 구덩이가 을씨년스럽게 멧부리에서 화려했던 옛날을 짖씹고 있는 멧부리도 넘어선다.잡목들이 얼기설기 어지럽게 자리한 멧부리,참나무 대 여섯그루가 허리가 잘려있는269.4m의 무명봉,오래묵어 낡은 삼각점이 삐죽 고개를 쳐든다.
그곳을 빠져나오면 소나무들이 소복하게 들어 찬 숲길로 들어선다. 한동안 이어질 듯한 소나무 숲길은 참호 구덩이봉을 내놓더니 이내 모습을 감춰버린다.상석과 묘비 그리고 묘비에 새겨놓은 관직은 화려한데 봉분은 맨 땅이 고스란이 드러나 곧 허물어 질듯한 묘지를 지나면 산길 곳곳에 초록색 비닐로 꽁꽁 싸맨 둥치들을 만나게 된다.병 든 나무들을 잘라내서 병균의 확산방지를 위한 고육책인게다.
무명봉 두어 곳을 묘지 순례라도 하는 것처럼 묘지도 서넛 가로지르게 되는데,대부분 봉분은 맨 땅이 고스랑이 드러난 몰골인데, 그 중의 한 기는 조금 전처럼 묘비와 상석은 그럴 듯한데 봉분은 맨흙더미가 아닌가.그들을 뒤로하는 산길은 또 다시 소나무 숲향 가득한 고즈넉한 숲길이다. 맨 땅의 봉분을 낙엽으로 뒤덮은 큼지막한 봉분 주변에서 지맥의 방향을 놓고 잠시 왈가왈부,트랙의 마루금을 읽는 눈썰미가 가늠이 되는 순간인데 누가 좀 더 정확한가를 따진다는 것은 무의미할 뿐이다.트랙에 나타난 선(線)의 폭은 두 자릿수 미터의 거리를 나타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길안천과 반변천 합수지점
산길 왼편의 나무가지 사이로 오늘의 날머리 동네인 추월마을이 내려다 보인다.'대추나무 길'이라고 씌어있는 입간판이 전신주에 걸려있다.아스팔트 차도를 곧장 건너서 비닐 하우스 시설재배지 한가운데 양회농로를 따르면 곧바로 반변천과 길안천이 합수(合水)되는 두물머리가 한눈에 들어온다.뚝방을 따라 왼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천변 쪽으로 방풍 노릇을 하라는 가로수가 줄을 잇는데,살구나무 일색이다.큼지막한 입간판이 가는 길을 머뭇거리게 한다.
살구나무들이 열매를 곧잘 맺어 쓸모있는 테를 보이고 있었는지,"살구나무열매 채취금지"라고 씌여있는 글과 함께, 임하면 임하2리 주민들의 귀중한 공동재산이므로 무분별한 채취를 금하며 살구나무 보호에 적극 협조해주시기 바란다는 말과 적발시 민,형사상 손해배상을 각오하라는 으름장이 담긴 글이 임하2리 이장 명의로 씌여져 있다.살구 열매는 이미 오래 전에 수확을 마쳤기에 망정이지 열매가 한창 익어 있을 무렵에 이곳을 찾았더라면 날카로운 눈총을 수없이 맞을 수밖에 없었으리라.
뚝방을 360도 빙 돌아서 이젠 폐교가 된 임하중교 옆에 도착한다.서늘기가 잔뜩 묻어있는 하늬바람이 설렁거린다.(14시30분)기(氣)가 다하고(盡),맥(脈)이 다해가면(盡) 육신은 귀중한 장기를 보호하기 위하여 남아있는 기맥(氣脈)을 모두 동원하여 그들 보호에 진력을 다하려 한다.그러므로 입성을 점검할 시기가 되었다.얼마 전까지 무더위에 쫓겨가며 산행을 해 왔는데, 이젠 거꾸로 따뜻한 곳을 좇는 신세로 전락이 된거다. 산악회 총무님이 분주하다.기진맥진한 산악회원들의 기력증진을 위하여 음식차림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따뜻하게 데워진 미역국에 더운 밥을 말아서 헛헛함을 해결하고 기맥까지 다스려볼까 한다. (201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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