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비만 관련국(IOTF) 자료에 의하면 세계 인구 25%인 17억 명이 비만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으며, 비만자 가운데 18.4%인 3억 1천 200만 명이 평균체중보다 13.5kg 이나 초과한 심각한 상태라고 밝혔다. 어린 시절부터 비만은 수명을 5∼10년 단축시킬 가능성이 높고, 성인들은 비만이 주범인 당뇨병으로 연간 300만 명이상이 사망하고 있다고 한다.
1. 비만의 원인과 확산
비만의 첫째 원인은 값싸고 풍부한 음식물 때문이라고 하며, 음식 조리 과정에서 기름과 지방의 소비가 30년 사이에 2배가 늘어났고, 10여년 전에는 음식물의 15%만 슈퍼마켓에서 구입했으나, 이제는 60% 이상을 슈퍼마켓에서 가공식품들을 구입하는 변화도 비만을 부추기고 있다.
원래 비만은 미국에서 가장 심하지만, 이제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을 막론하고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실제로 멕시코 인구의 40%는 가난하지만 인구의 3분의 2가 비만이며, 한국에도 비만자가 생각보다 의외로 많을 것이다.
비만자들은 자신에게 음식중독 문제가 진행되고 있는지는 전혀 모르고, 단지 늘어난 체중과 달라진 몸매만을 걱정해서, 이를 위장하기 위해 얇은 의상이나 스웨터를 즐겨 입으며, 자신의 비만사실을 비밀로 하는데 온 신경을 쓰는 생활을 하다가, 어쩌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조심스럽게 건강에 우려를 표명하면 수치심으로 화를 버럭 내거나 심한 거부반응을 보인다.
상황이 이쯤 되면, 본인도 불어나는 체중을 감당하기가 어려워져서 다이어트와 음식중독에 관한 문헌이나 자료들을 구해보기도 하며, 어느 정도는 내면의 우울심리와 낮은 자아심이 비만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체중문제 말고는 대체적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그대로 견디어 보려는 경향들을 보여서, 한참 음식중독 문제가 진행된 다음에야 회복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통례이다.
2. 다이어트 시도와 실패의 연속
오늘 한국어 웹 문서 검색에서 “다이어트”를 타입 해 보았더니 365,000 개를 찾았다고 나왔고, "음시중독 회복"에 대한 웹 문서는 하나도 없다고 나왔다. 이는 한인사회에 비만 문제가 아주 심각하지만, 음식중독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아직 회복기관은 하나도 없음을 알기에 충분하다.
비만자들은 먼저 다이어트로 체중을 줄여보려는 노력을 해보지만, 실패를 거듭하게 되면서 웬만한 다이어트 방법으로는 자신의 완전한 체중감소가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고, 계속해서 새로운 다이어트 방법들을 찾으며 자신의 몸매에 대해서만 더욱 신경을 쓰게 되어, 가장 최근 유행하는 다이어트(Latest fad diets) 정보들에만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대부분 최신 다이어트 방법들은 배고픈 감정 없이도 단시일 내에 체중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과대 선전들을 한다. 다이어트 방법들은 고단위 동물성 단백질(High animal protein)은 섭취하게 하면서 전분 식품들(Carbohydrates)을 섭취하지 못하게 하거나, 겨우 건강만 유지할 정도의 저 칼로리 음식만 섭취하게도 하며, 균형식단계획(Balanced eating plans), 또는 체내의 지방을 연소시키기 위한 운동을 권장하기도 한다.
이들 모두는 단시일 내에 체중을 줄일 수 있는 완전한 방법들이라고는 말들을 하지만,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하는 동안에는 어느 정도 체중이 감소되는 것 같다가도, 결국 매번 전보다 체중이 더 늘어나는 결과로 끝이 나서 탈이다.
3. 음식습관 조절과 행동요법(Behavioral techniques)
다이어트 방법으로는 체중 조절이 되지 않자, 이들은 음식습관 조절 프로그램에 참여해보기도 해서, 음식냄새만 맡게 하거나, 음식을 삼키기 전에 오랫동안 입안에서 물고만 있게 하거나, 영양가보다는 맛에 대한 갈망심리(Taste cravings)만 충족시키는 실습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론들은 다 그럴듯하고 흥미롭지만, 결국 음식중독자들의 음식섭취 습관을 바꾸어 주거나 과도한 음식섭취 욕구를 줄여 주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비만자들을 위한 행동요법(Behavioral techniques) 이라는 것도 있다. 가능한 음식을 천천히 먹거나, 앉아서만 음식을 섭취하며, 반듯이 입안에서 음식을 10-20 번씩 씹은 다음에 삼키라는 등 여러 가지 흥미로운 방법들을 소개 하지만, 이도 몇 주 후에는 음식중독자들이 다시 옛날 습관으로 돌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4. 정신심리치료(Psychotherapy) 및 운동요법(Physical exercise)
다이어트 노력에 실패하면서부터 음식중독자들은 정신심리치료에 관심을 가진다. 정신심리치료는 개인적인 문제와 체중문제에 관한 내면적인 감정들을 확인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이 또한 완전한 음식섭취변화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더러 음식섭취에 관련된 일부 정서감정들을 해소하여, 한 동안은 좋아진 것 같다가는 다시 옛날 습관으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다이어트와 정신심리치료에도 실패한 일부 사람들은 먹고 싶은 음식은 섭취하면서 걷기, 달리기, 에어로빅 등을 열심히 해서 체중을 조절하려는 시도도 해 본다. 매일 몇 킬로씩 달려보며, 드디어 건강과 음식조절을 동시에 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을 하지만. 비만자들은 관절이나 허리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서, 운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어, 더 이상 어떤 방법으로 체중을 관리해야 할지를 잘 모르는 허탈감과 좌절감에 빠져든다.
5. 알코올 중독자의 재발과 동일한 음식중독자의 체중 복귀
다이어트 프로그램에서 제시하는 데로 충실히 지켜서 음식을 제한적으로 섭취하고, 영양 보조제를 들면, 선전광고대로 일시적으로 체중이 줄어들어, 다이어트 상담자들은 이제 식생활 습관이 완전히 바뀌었다고도 하지만, 그들은 음식중독자들의 내면적인 정서문제나 중독의 처참한 의미를 잘 몰라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한지 수개월 후에는 내면의 그 무엇이 다시 음식을 과식하도록 만든다.
다이어트나 기타 체중조절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비만자들의 98%가 2 년 내에 다시 체중이 증가된다는 통계조사가 있으며, 이는 다이어트 프로그램만으로는 영구적인 체중조절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음식중독자들은 과도한 다이어트나 격렬한 운동으로 체중을 30-50 파운드나 줄였다가도, 마치 알코올 중독자가 한 잔의 술을 입에 대면 끝장을 볼 때까지 다시 술을 마셔야 하는 것처럼, 음식중독을 야기하는 내면과 중독심리에서 회복되지 않고서는 다시 많은 음식을 섭취하게 마련이므로, 음식중독으로부터의 회복이 필요하다.
6. 음식중독 회복과 12단계 회복모임
재발로 다시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서부터는 혼동과 절망감에 빠져들게 되어, 더 이상 방법을 찾을 수가 없어져서, 마지못해서 음식중독자 회복모임을 찾게 된다.
회복모임에 참여해보면 과식은 육체적, 정서적, 및 영적 문제 때문이고, 흡사 알코올이나 마약의 경우와 같이, 그간 음식물과 비정상적인 관계(Unusual relationship)를 가져왔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어, 다이어트나 행위변화만으로는 체중을 관리할 수 없고, 다른 중독문제와 같이 자신의 의지(Willpower)로만은 도저히 과식을 자제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여러 번 다이어트 프로그램들을 해 보았어도 거듭 실패하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냥 호기심으로 회복모임에 참여하지만, 참석 첫날부터 삶이 변화되는 것을 체험한다.
정신심리 치료의 주요 목표는 내담자로 하여금 독자적이고 자신을 의지(Self-reliant) 하도록 돕는데 반해서, 회복 12 단계는 무기력함(Powerlessness)을 인정하고 자신의 의지와 삶을 하나님께 의탁하라는 차이점 때문에 일부 정심심리 상담자들은 12단계를 별로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도 있지만, 점차 회복 12 단계원리가 중독증에 관련된 모든 정서적 어려움들을 완화시켜주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해하는 상담자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정신심리 상담을 받으면서도 회복모임에 참여하는 내담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7. 한인사회에 음식중독자 회복모임이 시급
음식중독은 알코올 중독과 아주 유사하므로, 알코올회복모임의 회복 12단계 프로그램을 음식중독 회복에도 적용할 수 있으며, 모든 중독증 회복에 12단계 회복모임보다도 더 좋은 회복방법은 아직 없다. 회복모임에 참여하면 12단계 회복프로그램과 회복동료들의 지원을 동시에 접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상담에서는 가능할 수 없는 회복의 힘이 더 작용하게 된다.
실제로 회복모임 참석자들 중에는 심리상담을 받아본 사람들이 많으며, 그들의 말에 의하면 일부 심리상담자들은 중독문제에서 회복되기를 원해서 스스로 솔직해지기 전에는 심리 상담이 별로 도움이 될 수 없으므로, 정말 고치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 다시 오라는 말들을 한다고 한다.
모든 중독자들의 특징은 회복하기를 거부하며 남의 탓으로만 돌리기 때문에 단지 가족들의 성화나 최후통첩에 못 이겨서 억지로 회복모임에 나오지만, 회복동료들의 회복된 모습을 직접 보며 그들의 체험담을 들으면서, “이런 문제로 고통을 받는 사람이 나 혼자만이 아니로구나!” 하는 위안감과 동료의식은 수치심과 두려움을 축소시켜 주어 점차로 마음을 열게 만든다.
미국에는 과식자 회복모임이((Overeaters Anonymous) 1960년에 형성되어 9,000 여개나 있고, 음식중독자 회복모임(Food Addicts Anonymous)은 1987년에 시작되어 140 여개 이상 있으나, 한인사회에는 아직 음식중독자 회복모임이 없어서 안타깝다.
작은 힘이지만 필자는 한인 음식중독자들을 회복으로 안내하기 위해서 2003년 9월부터 이 “온라인 음식중독 회복광장(http://cafe.daum.net/FArecovery)”을 운영하고 있다.
-이해왕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