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묶여있던 인연을 잘라내어 동산에 오릅니다.
가시는 길, 생사를 가름 없이 두려움은 접어두고,
걱정과 시름일랑 잊으시라 공중에 띄워 보내오니
망각의 바다를 지나시며 이제는 자유롭게 되소서.
빛 고운 자주색 끝동, 잠자리 날개, 연두저고리
하얀 꽃신 위에 팔랑이는 금선 둘린 복사꽃 치마
나비같이 새색시 단장시켜 어머니를 보내오니,
우리를 어여삐 여기시는 하느님,
생전의 공덕은 천 배로 늘려 잡으시고
지나가 버린 죄과는 만 번을 깎아 셈하소서.
다시 볼 수 없는 이별이 내게는 서러워도,
비오니, 주님 궁에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소서.
제 어머니께서는 15년간 중풍과 치매로 고생하셨습니다.
2012년 11월 1일 오후에 잠드신채로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하느님 곁으로 가셨습니다.
마치 저녁나절 홍옥빛 반짝이는파도위를 외기러기처럼 날아가셨습니다.
어느날 꿈에 붉그레한 초로의 깨끗한 얼굴에 쪽을 지시고,
얇은 연두색 저고리와 복사꽃 치마에 꽃신을 신으시고
이미 돌아가신 아버지와 함께 서울로 가신다 했습니다.
이제는 볼 수없는 어머니를 그려 봅니다.
첫댓글 요즘 밤마다 손주를 보고 있는데 요즘 들어 저도 엄마가 너무 그리워 매일 울어봅니다...글이 너무 따뜻해서 잘안하던 카페 가끔들어와 읽어보고 위로받습니다..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