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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렇게 재활 했다! 스크랩 나를 구조한 119구급대원 4년만에 직접 인터뷰 하다-2
서치식 추천 0 조회 20 09.03.16 09:5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나를 구조한 119구급대원 4년만에 직접 인터뷰 하다
2005년 5월 19일 교통사고 현장에서 의식을 잃은 나를 구조한 김재홍소방장을 만나다
09.03.16 09:28 ㅣ최종 업데이트 09.03.16 09:28 서치식 (ssnoeha)

  
▲ 생명의 은인인 김재홍소방장과 굳은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혜진 구조사와 한팀을 이뤄 나를 구조한 김재홍 소방장은 나를 구조시 근무하던 전주의 덕진소방서에 다시 근무를 하고 있어 감회가 새로웠다.
ⓒ 서치식
전주덕진소방서

2005년 그 끔찍했던 사고에서 김재홍 소방장님과  김혜진구조사님이 저를 구조하신 것을 소방방재청에 문의해 알아내고, 지금은 정읍소방서에 근무하는 김혜진구조사를 지난 4일  인터뷰해서 게재 했습니다. 당시 김혜진구조사는 현장경험이 풍부한 소방장님이 워낙 침착하게 현장에 대응 하셔서 결과가 좋은 구조로 이어지지 않았나 하더군요. 의식 없는 상태의 저를 먼저 보시고 지금 저를 만나시는 소감이 어떠신지요?

 

제가 소방서에 근무하면서 직업병이라고 할까 구조 하면서 구조자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합니다. 사망사고를 수습하면 한동안 가위에 눌리는 둥 한동안 시달리는 경험을 몇 번 한 뒤로 좀 심한 사고의 구조 시에는 상대의 얼굴을 잘 안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소방방재청에 문의 하시고 일부러 이렇게 찾아 주시는 성의를 보여 주셔서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역시 선생님의 얼굴도 전혀 기억을 못 하겠습니다.

 

1992년 임용 후 수많은 구조 활동을 해 간혹 찾아와 고마움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선생님처럼 그렇게 심한 사고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재활해 올봄 마라톤에 도전 하실 정도로 회복되시고 또 인터뷰를 요청받은 것도 처음이라 제 소방관 생활에 큰 보람으로 기억 될 것 같습니다. 그간 구조하며 피 구조자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저의 고질적인 직업병도 선생님 일을 계기로 고쳐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제가 소방관 생활을 하며 극복하지 못한 일 가운데 하나를 선생님의 일을 계기로 극복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저는 그 끔찍한 사고를 당한 후 제 사고로 하루아침에 부모와 헤어져 일년을 생활한 당시 5살이었던 제 딸을 비롯한 우리의 2세들이 그런 끔찍한 일을 당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해지던데 소방장님 같은 경우는 화재를 비롯한 끔찍한 사고현장과 위급상황을 많이 부딪히시니 그런 현장에서 가족이나 자녀들에 대한 생각이 나시지는 않는지요?

 

저는 지금 중학교 3학년인 딸과 중학교 1학년인 아들 남매를 두고 있는 데요 .끔찍한 사고를 경험 하셨으니 잘 아시겠지만 누구나 최후까지 함께 하는 건 가족이고 살아가는데 가장 큰 힘은 가족사랑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앞을 분간 할 수 없는 화재현장 처럼 내가 위험한 상황에 처하면 과연 여기를 무사히 빠져나가 가족들을 다시 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때도 많고, 자식 같은 청소년들을 구조하다보면 우리 가족들의 걱정이 앞서기도 하고요.

 

물론 위험한 상황에서 소정의 임무를 완수하고 제 가족들 곁으로 돌아가면 안도하게 되고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애써 그런 위험 속에 내가 있었다는 것을 감추고 그저 안전의식에 대한 강조를 하게 되지요. 사고란 게 언제나 예고 없이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것이기에 그저 조심 또 조심하는 안전이 제일이지요. 누구든지 내 안전과 내 가족의 안전은 자신이 지킨다는 생각으로 철저한 안전의식을 생활해 해야 겠지요

 

  
▲ 나를 구조한 전주덕진소방서 전경 나를 구조한 덕진소방서에서 사고현장까지는 10분 거리다. 의식을 잃은 나를 구조해 소방서 바로 옆에 위치한 전북대학병원으로 후송하였다고 한다.
ⓒ 서치식
덕진소방서

정읍 소방서에서 김혜진 구조사를 인터뷰할 때는 당시의 상황과 관련이 없는 장소라 그런 생각이 없었는데  당시 제사고의 관할 소방서인 이곳에서 저를 직접 구조하신 소방장님을 보니 그날의 긴박했던 상황이 궁금해집니다. 이곳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인 완주군 봉동읍의 사고현장에서 저를 구조해서 소방서 바로 옆에 위치한 전북대학병원으로 후송 하신 상황인 거지요?

 

예 그렇지요. 사고현장은 완주군 봉동읍이고 저희는 전주시 덕진소방서이지만 저희 관할구역은 행정구역과 반드시 일치하는 건 아니고요. 사고현장에서 전북대학병원이라는 뛰어난 의료기관이 가까워서 선생님처럼 위급환자는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생각 합니다. 제가 처음 임용할 때와 비교해도 우리 119구조대도 이제는 상당한 체계와 규모를 갖추고 갖가지 위급상황에 잘 대처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경추손상으로 인해 구조 시 자칫 2차 부상을 당해 더 심각한 상황을 초래 할 수 있었는데요. 옮기는 병원마다에서 2차 부상 없이 구조되어 병원으로 후송된 것이 큰 다행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일반 국민들이 위급한 상황에서 구조에 임하는 상황이 온다면 무엇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단순히 그 상황을 탈피시키려고만 한다면 2차 손상을 입히기가 쉽습니다. 서둘러서 미처 주위를 잘 살피지 않아, 자신의 2차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고요. 위급한 사고현장을 대하면 먼저 2차적인 사고위험을 냉정하게 살피고, 무작정 환자를 끌어내려고만 할 게 아니라 구조나 구급 장비가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로 환자를 구조해야 하며, 비전문가가 환자의 상태를 지레짐작하여  행동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119구조대에 연락을 취한 후 휴대폰을 이용 저희와 통화하시면서 상황에 침착하게 대처하시는 게 좋은 방법이라 생각 합니다.

 

'위급한 상황에 빠지면 주변사람에 대해 알게된다' 라는 말이 있는데 저도 심한 사고로 오랜 투병생활이 이어지자 제 주변 사람들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사고 후 굉장히 친해진 사람이 있는데 소방장님하고 이름이 똑같습니다. 제가 전라일보 근무시절 동료였는데 지금은 자동차보험을 하는데 제 사고시 헌신적으로 도와줘 결정적인 도움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그 사람하고 통화하면서 "김재홍들이 날 살렸네"하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원래 모태신앙인 저는 신앙을 잃고 살다가 사고 후 '영혼의 재활'을 하고는 하나님을 주치의 삼고 긴 시간 포기하지 않고 뼈를 깎는 재활을 통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어 올봄 마라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제겐 장애는 극복의 대상일 뿐입니다. 올해 4월의 새만금마라톤에 출전하려고 연습에 매진 중입니다. 이러한 저의 투쟁과 그 속에서의 제 성취가 소방장님과 김혜진 구조사의 성공적인 구조덕이라 생각해, 지난번 소방장님의 휴대폰 번호를 확보한 후 매일 아침 제 일과를 시작하기 전 휴대폰 문자메세지를 넣고 있는데, 제 고마움의 표현입니다만 혹 그로 인해 불편 하시지는 않은지요?

 

제 손으로 구조한 선생님이 4년여의 끈질긴 재활로 마라톤에 도전하신다니 정말 기쁘고 제 입장에서 당연히 할 일을 한 것 뿐인데 소방방재청에 문의해 알아내시고 이렇게 일부러 찾아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더욱이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고, 그런 선생님의 분투에 저의 일이 도움이 되었다니 제일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간 많은 사람들을 구조했지만 선생님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 앞으로 제가 일하는데 있어 큰 보람이 될 것이고 동료나 후배들에게도 좋은 사례가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렇잖아도 매일 아침 휴대폰 문자 메세지를 보내 주셔서 저희 동료들 사이에서 화재입니다. 근무 중 이나 근무교대 시 선생님의 문자 메세지를 받게 되는데 항상 제 일에 대해 마음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고 있으며 동료들에게 전파도 하게 됩니다.

 

간혹 구조 후에 그저 고맙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은 간혹 봤어도 그렇게 오래 전 일을 일부러 소방방재청에 알아봐서 이렇게 찾아주시고 거기다가 매일 아침 휴대폰문자를 보내신다는 점이 동료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고 자기도 매일 아침 문자메세지를 받을 수 없냐는 동료들도 있습니다.

 

저희야 국가에서 녹을 받으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인데도 이렇게 분에 넘치는 고마움을 표현해 주시니 제가 마치 대단한 일이라도 한 것 같은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휴대폰문자 정말 감사히 받으며 매일 아침 제 마음을 바로 잡는 계기로 삼고 있습니다. 간혹 평소보다 좀 늦으면 "무슨 일이 생겼나?"하고 은근히 걱정하게 됩니다. 저희가 구조구급을 함에 있어 나태해지지 않고 정말 봉사하는 자세를 가다듬는 내용을 많이 보내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말씀 드립니다

 

  저의 재활이 제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저를 구조하신 분들을 반드시 찾아 뵙고 고마움을 표시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사소한 거라도 선물을 하려 오랜시간 고민을 하다가 저를 구조하신 소방장님 손은 성스러운 손이고 앞으로도 많은 생명을 구하셔야 하는 성스러운 손이라 생각되어 장갑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부디 근무하시면서 이 장갑을 끼시고 뭇 생명을 구조하시기 바랍니다.

 

그저 저는 일상적으로 하는 근무의 일로 한 일인데 이렇게 귀한 선물까지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희가 구조를 위생적으로 해야 할 경우에 사용하는 위생장갑은 지급되는 것이 있지만 이렇게 전천후로 사용할 튼튼한 장갑은 지급되지 않습니다. 워낙 급한 상황의 연속이라 언제 부상한 줄도 모르고 부상을 손에 간혹 입는 경우가 있는데 참 유용하게 사용할 것 같습니다. 근무 시 선물해주신 장갑을 사용하면서 선생님을 생각해 앞으로도 구조활동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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