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서 입학상담을 하며, 입시 자료집 두꺼운 거 과거 자료를 뒤척여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입시에도 변천이 있구나.. 어느 까페에서 97년 수능점수가 올라온 것을 보고, 한 번 재미있는 생각
을 해 봤습니다. 입시 변천사를 한 번 써보는게 어떻겠냐고.. 그래서 한 번 끄적여 봤습니다...
문과편입니다. 시간이 나면 이과도 하도록 하지요..
재미로 읽으시는 점도 있겠지만, 최근 어느 대학이 발전하고 있느냐를 나타내주기도 하는 좋은 지
표입니다. 95년 이전에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입시자료집 97년 것부터를 참조하여 올립니다.
96~97년 사이 : 서울대의 독주와 서강대, 이화여대의 강세.
서울대는 연고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앞서 나갑니다. 그 뒤를 연고대가 잇고 있었고, 서강대
와 이화여대 가 그 뒤를 잇습니다. 다음으로, 성균관대가 아주 약간 앞서 나갔고, 한양대,중앙대,
외대가 엎치락 뒤치락합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중앙대가 중위권 취급을 받지 않았고, 외대 문과는
상당히 강하다고 평이 나 있었습니다. 당시 외대는 '다군'으로 모집을 했고, 서울,연고대 탈락자
를 대거 끌어모읍니다. 97년은 이에 자극받은 한양대가 법대 분할모집을 실시하여 성공한 해이기
도 합니다. 이화여대가 참 의문인데, 당시에는 성법,한법,외영,중신방 정도를 제외하고는 이화여
대를 동일학과에서 앞서는 모집단위가 흔하지 않았습니다. 이 시기는 막 학부제를 시작하려는 움
직임이 보이던 시기이기도 하며, 다음해부터는 대부분 대학이 학부제로 둔갑합니다.
서울대가 비교할 수 없이 앞서나가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고법은 98년까지 나군으로 모집했습니
다. 서울대와 동일군에서 빛을 발하지 못했던게 사실.. 99년 반란을 일으킵니다. 가군으로 옮기면
서 연법과의 격차를 벌리고, 서울대 하위학과 수준까지 오게 됩니다. 주목할 것이 서강대입니다.
이전까지 법,경제(가군), 나머지(나군)으로 나누어 실시했던 서강대는 모든 군을 나군으로 99년에
통일을 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중앙대는 이유없는 하락세에 들어서고, (적자생존이론) 외대도
'다군'에서 '나군'으로 군을 변경하는 치명적인 들어서고, 외대는 99년 다군에서 나군으로 옮기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중대,외대는 서강대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하락합니다.
성대,한양대 입학생의 수준은 점차로 상승해 갑니다. 여대 기피가 시작되고, 성,한의 수준이 상승
함에 따라 이화여대는 자연히 하락하게 됩니다. 이대의 간판이었던 영문과는 99년 미달사태를 통
해 숙명여대에 뒤집어지는 '5년 주기설'의 희생양이 됩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아주대였습니다.
대우그룹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파격적인 장학제도를 통해 인풋을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립니다.
아주대의 도약은 어쩌면 서울소재 중상위권 이상 대학에 대한 반란에 가까웠습니다.
00~01년 사이 : 서울대의 주춤, 연대의 광역화, 이대의 꾸준한 하락, 서성한의 급상승. 아주대의 몰락.
서울대의 독주가 무너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가군으로 옮긴 고법은 평균 0.2%를 기록하며, 서울
대 중위권 학과를 위협하는 단계에 이릅니다. 00년엔 외교학과와 영어영문은 의외의 점수가 합격
하기도 해, 서울대의 독주가 무너지는 듯 했습니다. 특목고 비교내신의 폐지가 안타까움으로 느껴
지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연세대는 고법에 자극을 받고, 사회계열/인문계열이라는 광역화로 컷은
하락했으나 전체 평균을 예전 상경대학 평균 수준인 0.5% 까지 끌어올립니다. 광역화의 성공, 서
강대는 나군에서 2인자의 입지를 확고히 굳히며 연,고대 탈락자를 받으며 인풋의 급상승을 이루고
성균관대는 삼성장학금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00년 대반전을 일으킵니다. 01년 광역화를 시도
하여 평균을 더 높이는 데 성공하며, 삼성=성대라는 이미지 굳히기에 들어갑니다. 98~99 꾸준히
상승하던 한양대는 00년 정시에서 약간 주춤하나, 특차 점수의 상승과 01년 대박을 통해 중앙대,
외대와의 격차를 벌입니다. 또, 고법의 상승에 영향받아 법대 분할모집 최대의 성과를 거둔 해라
고도 말합니다. 이화여대는 99년의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00이나 01 꾸준히 하락하며, 군가산점
폐지와 맞물려 남성들의 폭격을 받습니다. 반면, 위협의 대상이었던 아주대는 대우가 부도나며,
잠시의 영광은 한 때의 영광으로 기억되기에 이릅니다.
특차가 폐지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특차 폐지로 가장 이익본 대학은 서강대입니다. 서강대의
특차 결과만 놓고 볼 때 성균관,한양에 비해 월등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지만, 특차의 폐지로 인
풋에서 성,한을 월등히 앞지르고 맙니다. '나군' 선택의 결실이 나타나는 한 해 였습니다. 이와
함께 00~01 타격을 받은 서울대는 논술을 폐지하고, 사회과학대학을 광역화하기에 이릅니다. 연
대는 다단계 전형을 실시하여, 01년에 이은 감동을 재현하고, 고대 또한 연대와 다른 전형 방법
으로 입학점수의 상승을 이끌어냅니다. 고대 경영대가 연대 상대를 위협하기 시작하는 시기이기
도 합니다. 성균관대는 02년 총점 반영으로 간판 법학과가 빵구나는 듯 수모를 겪지만, 03년 언
수사외로 변경하여 입지를 확고히 합니다. 한양대도 언수사외 반영으로 꾸준한 입학성적을 기록
합니다. 분할모집 학과를 늘리기도 합니다. 성,한의 발전에 자극받은 이화여대도 다단계 전형을
통해 하락하던 인풋을 어느정도 상승시키지만, 사회의 안티 분위기는 거세지고, 사회평판도가
급하락하여 더 이상 상위권이라 부를 수 없게 됩니다. 주목할 것이 시립대입니다. 시립대는 나
군에서 언어능력 우수자들을 대거유치하여 과거 세무,도시행정의 특성화대학의 이미지를 개선시
킵니다. 중앙대,외대를 인풋상에서 앞지르고 약했던 인지도에 대한 반전을 시도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중앙대,외대는 상대적으로 하락하며, 성한 낮은과와 중외 높은 과를 고민하는 수험생도
많이 생기게 됩니다. 이 시기는 난 잡했던 서열이 각종 고시결과 및 인풋, 아웃풋을 종합하여
서울대/연고대/서성한/외시경중이 등으로 고착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예상 : POST K,Y 서성한, 주목하자 중앙대,시립대, 여대의 끝없는 몰락.
설연고는 더욱 우수한 수험생을 유치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성한에서 신입생 스파르타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가장 근접한 대학은 서성한이고, 2005부터 또 다시 바
뀌는 입시정책은 그 대학들의 인풋 수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시립대의 계
속되는 발전 여부가 관건이고, 최근 변화를 시도하는 중앙대가 부활할 수 있을도 흥미거리입
니다. 외대는 어문계열에 대한 독자적 커리큐럼을 가졌던 과거와는 달리 어느 과에서나 외국
어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어 획기적 변화가 요구됩니다. 여대는 사회가 평등해지
면서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고, 평판도 좋지 않습니다. 평등해지면 질수록 여자대학은 경
쟁력을 잃어간다는 모 대학 교수의 말은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첫댓글 공대도 올려 주세요~문과보다 훨씬 많이 변하지 않았나요? 전 연륜이 짧아서 모르구요...
재밌는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