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의 돈화문 진선문 숙장문 현액과 국형(휘 정난종)
용재총화 제 9권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글씨 잘 쓰기도 어렵지만 제액(題額 액자에 그림이나 글씨를 그리거나 씀)은 더욱 어렵다. 제액에 있어서는 조자앙(趙子昻)의 필법도 이설암(李雪庵)에게 양보했거늘, 하물며 자앙(子昻)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에 있어서랴. 우리 나라 공민왕(恭愍王)이 쓴 강릉(江陵) 임영관(臨瀛館)과 안동(安東) 영호루(映湖樓)는 참으로 능숙하고 힘차서 보통 사람들이 따를 바가 아니다. 강릉관(江陵館)은 요즈음 화재를 입어 그 액자를 잃었으니 아까운 일이다. 내가 개경(開京) 안화사(安和寺)에 갔을 때 전액(殿額)을 보니, 바로 송(宋) 나라 휘종(徽宗)이 쓴 것이요, 문액(門額)은 채경(蔡京)의 글씨라, 비록 모두 군신(君臣)으로서 도를 잃은 사람이지만, 그 연대가 오래되고 필법이 묘한 것은 보배라 할 만하다. 서인 이용(李瑢 안평대군)이 쓴 대자암(大慈菴)ㆍ해장전(海藏殿)ㆍ백화각(白華閣)의 글자는 울연(蔚然)히 날아 움직이는 느낌이 있으니, 또한 훌륭한 보물이다. 지금 모화관(慕華館)은 제학(提學 신장(申檣))이 쓴 것인데 비록 이용만은 못하나 역시 볼 만하고, 우리 백씨(伯氏)가 쓴 경복궁(景福宮) 문전의 액자는 오로지 이설암을 모방한 것이지만 찬찬하고 법이 있어 사람들이 모두 훌륭하게 여긴다. 정국형(鄭國馨)이 쓴 창덕궁(昌德宮)의 제전(諸殿)ㆍ제문(諸門)의 액자는 자체(字體)가 바르지 못하다. 당시 조의제문을 쓴 김종직이 국형의 글씨는 바르지 못하다고하면서 한글과 한문 금속활자인 을유자를 녹여 갑진자를 만들어버린 이후 각 서책에서 이렇게 바르지 못하다는 말들이 자주 보이고 있다. 이때가 공의 말년 영안도 관찰사롤 발령받아 외직에 계실 때 이런 일이 발생하였다. 공의 글씨를 자본으로 삼아 원각경 언해본을 인쇄한 을유자를 첨부하니 독자께서 평가해 보시기 바랍니다. 동래부원군 연구회올림
서울대 奎章閣 王室資料 東典考 12卷 12冊에 아래와 같은 글이 보인다.
筆法
金生新羅元聖王時人宋崇寧中高麗學士洪瓘入
宋以金生行草一卷示翰林待詔楊球李革大驚曰
不圖今日得見右軍眞跡瓘曰此新羅金生書也二
人笑曰天下除右軍焉有妙筆如此哉辨之終不信
趙孟頫昌林寺碑跋曰右唐新羅僧金生所書其國
昌林寺碑字畫深有典刑雖唐人名刻未能遠過也
古語云何地不生木信然觀此跋文金生筆法之冠
絶古今可知矣[筆苑雜記]
我東筆法金生第一姚學士克一僧坦然靈業亞之
皆法右軍李奎報論崔忠獻爲神品第一坦然第二
柳紳第三非公論也元以來皆法趙孟頫墨跡來東
者數百本倪謙奉使來曰趙公筆法中國罕見盖歎
我國之多有也高麗忠宣王入元搆萬卷堂及東還
文籍書畫馱載萬籤趙筆之多盖由是也杏村李嵓
深得趙法[上仝]
嶺南諸寺有崔致遠所撰碑碣原州資福寺碑王太
祖所撰而集唐太宗書一奇寶也玄化寺碑顯宗親
篆其額周佇製蔡忠順書靈通寺碑金富軾製吳彦
侯書普賢院原上有碑半折辭語豪健字體遒勁元
危素作虞集書眞絶代奇寶而今已破碎玄陵碑牧
隱李穡撰柳巷韓脩書我朝圓覺寺碑金守溫撰成
任書 英陵碑安平大君書[慵齋叢話]
我國善書者雖多而有楷範者盖寡金生能書細書
而毫忽皆精李嵓與子昂一時筆勢相敵然行草縱
橫則當讓矣韓脩其書多得晉法成石磷書縝密而
已八十書 健元陵碑筆力不衰安平專倣子昂而
豪邁相上下倪謙到本國見扁題二字曰此非凡手
所書欲邀見此人 上命安平往見之謙曰今陳學
士擅名中國然比王子不及也益加禮貌受書而去
後我國買書中國而來乃其手跡也安平大喜自得
成任姜希顔鄭東萊號一時善書希顔性本憚書其
跡罕傳任多屛簇而圓覺寺碑尤入妙東萊於書多
致力用功人求者不憚書與故流布於世者亦多[上仝]
善書爲難而題額最難以趙子昂之筆法題額則推
讓於李雪庵我東恭愍王所書江陵臨瀛館安東映
湖樓眞老健非凡人所及也江陵館被鬱攸失其額
可惜開京安和寺額宋徽宗所書門額蔡京書也筆
跡之妙則可寶也安平書大慈庵海藏殿白華閣之
字蔚然有飛動意亦絶寶也慕華館申提學檣所書
亦有可觀成任所書景福宮門殿之額專倣雪菴縝
密有法鄭國馨所書昌德宮諸殿諸門額字體不正
多有舛錯處[上仝]
東國筆法以金生爲宗絶無眞蹟搨本亦奇偉有法
非高麗以後人可及羅僧靈業書亦瘦勁可取麗僧
坦然專象聖敎序實啓東人團挼之畫我朝安平自
菴蓬萊石峯爲四大家余嘗問優劣於白下白下曰
蓬萊只長於草亦固當勝余後來論定以石峯爲第
一淸之秀媚可愛才氣最優與子昂上下而專用子
昂未免入俗且淸之以貴公子首倡此法眩耀一世
첫댓글 하완님 좋은 기록 찾아 잘 보았습니다. 스크랩 해 두었다가 참고로 쓸가 합니다.
역사에 기록되는 그 일 자체가 위대한 것입니다. 선조님들의 예술성을 우리가 이어나가야 할 차례이며 의무입니다.
그런 조상님 자손인것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