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봄』 이의희
한강출판사(2024.11.20)
『여인의 봄』 이의희
한강출판사(2024.11.20)
[작가소개]
● 경북 영주 출생
● 2012년 《문학의봄》시 부분 신인상 등단
● 2014년 한국문인협회 충북지회 공로상, 2015년 한국문인협회 공로상,
2015년 한국문인협회 제2회 배기정 시낭송 대회 금상 등 수상
● 시집
『여인의 봄』
● 동화 e-Book
『비밀사탕이 아그작아그작』
『사랑해 토토』
『청개구리의 너튜버 도전기』
『배스야 한판 뜨자』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은밀한 비밀
배꼽
찻물을 우리다
가끔은
냉장고처럼
여인의 봄
여우비를 기다리며
엄마 시험
행복가
아가야
은밀한 비밀
성에꽃
생각의 보푸라기
마음의 방향
귓병
버려진 것들에 대한 묵상
열차 안에서
늘 열 시
풍향
모래 한 알쯤이야
그 밤 이후
제2부 그대가 있어 행복합니다
아카시아 가시
그대가 내게로 오는 그동안만큼은
고추소박이를 담그며
첫사랑은 비가 되어 내리고
설란, 시가 되어
그날은 조금씩
잊고 싶어지면
수국
천사의 나팔
상사화
동강할미꽃
용두산 산안개
그대가 있어 행복합니다
눈물샘
한철
매미
바람에 대한 단상
무더위 속의 산책
오늘의 그림
세상은 말이야
제3부 가을엔 하고 싶은 말을 전하세요
빈터
가을 택배
장마의 시작
잘 지내시나요
탈피
집고양이 일탈을 꿈꾸다
여유 한 잔
처서의 장미
변신은 무죄
영사기가 있다면
가을엔 하고 싶은 말을 전하세요
가슴속에서만 울고 있다
지진, 땅의 눈물
정류장 엘레지
조물주 위에 건물주
나의 선택은 즉흥적이었다
어느 회사원의 탈출기
냉전의 끝
터널을 대하는 자세
갈대의 낭독
제4부 겨울나무
겨울의 등
곶감
별 다방 미스 김
그녀는 언제나 봄
그때가 또다시 오면
가시
어머니
별리
푸른 겨울밤 이야기
구멍에도 삶이 있다
사진 그 한 장
천문암에 첫눈이 내리고
나무라서 혼자라서
꽃물
겨울나무
추어탕
전기놀이
개복숭아 서리하던 날
구십의 바람은
목침
해설_최길하
----------------------
배꼽
떨어진다는 건
생명 하나 만드는 일
배꽃 떨어진 자리에
배가 열리고
탯줄 떨어진 자리에
아이 하나 태어나듯
그러나,
떨어진다는 건
가장 처음 겪는
외로움의
시작
오늘의 그림
씨실과 날실로
하루라는 옷감을 짰습니다
군데군데 나뭇잎 같은 설렘도 넣고
듬성듬성 꽃잎 같은 웃음도 넣어서
가끔은 숭숭 난 구멍으로
햇살과 바람이 다녀가기도 하는
빨강 노랑 파랑 초록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자이크처럼 채워
엄마는 아이의 옷을 지었습니다
여유 한 잔
영화를 기다리며
커피 한 잔을 앞에 둡니다
부지런히 달려온 은행잎이
마주 앉은 의자에 걸터앉고
때마침 띠앗 동생이
잘 있냐는 문자를 보내옵니다
응, 가을을 마시고 있는 중이야
물결 두 개에 눈웃음 하나 찍어
커피 향까지 담아서 보냅니다
오늘의 영화가,
곧 시작입니다
갈대의 낭독
속이 빈 나는
하지 못한 말들로
그 속을 채웁니다
가끔 속에서는
물소리도 나고
바람 소리도 나고
새소리와 짝을 짓지 못한
매미 소리도 흘렀습니다
겨울이 오고서야
흰 눈이 오고서야
시끄러웠던 제 속은
읽기를 멈추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