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 젊은이여! 그대는 관광을 할 것인가? 여행을 할 것인가?
본인은 라오스 비엔티안에 수년간 아스팔트 사업을 하면서 거주하고 있다. 때문에
수시로 왓타이 국제공항을 드나들며 많은 외국 관광객의 도착을 보아 왔다. 또한 사업상 라오스의 도로사정을
파악하기 위해 구석구석을 뒤지면서 한국의 여행객과 서양의 여행객을 만날 기회를 가졌다. 그때 의문점이
생겨났다. ‘오지에서는 서양 여행객을 만나는데 왜 한국의 젊은이는 못 만날까? 왜? 한국의 젊은이들은 유명 관광지에서만 만날까?’ 이런 의문점을 시작으로 이 글을 쓴다.
많은 젊은이들이 해외여행 또는 배낭여행이란 이름으로 해외로 떠나고 있다.
분명 그들이 이야기하는 단어는 관광이 아닌 여행이란 단어를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럼 관광과 여행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관광이란 走馬看山(주마간산)에 더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 말을 타고 달리며 대충 산천을 구경하는 그런 느낌이 더 앞선다.
대표적인 것이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이다.
여행이란 그곳의 생활과 문화를 보고, 다가가서 오감으로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는 깨달음을 얻는 것이 여행이다. 관광지에 관광객에게 보여지는
그런 만들어진 문화가 아닌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문화에 다가가서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다.
여행을 뜻하는 영어 ‘Travel’의 어원은 ‘Travail(고통, 고난)’이다. 즉, ‘Tour’란 단어와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대한의 젊은이들의 여행은 자유여행이지만 패키지 여행과 다를 바 없다.
그들의 목적은 ‘실적주의’다. 더 많은 곳을 보기 위해. 아니,
더 많은 사진을 찍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곳을 구경하기 위해 애쓴다.
그리고는 SNS에 자랑을 하듯 자신의 사진을 올리는데 그 내용이 빈약하고
유치할 뿐이다.
관광지의 흔한 사진들, 자신의 즐거운 놀이 모습 그리고 음식 사진….
여행의 정보 가치가 없는 글만 존재할 뿐이다.
이러한 여행은 늙어서 해도 충분하다. 돈으로 바르는 여행은 젊은이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한 여행으로는 느낄 수도 없고 깨달음을 얻을 수가 없다.
놀고, 즐기는 관광을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럴 가치나 목적이 있다면 그 또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 글은 서민의 자식으로 태어난 가장 보편적인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1.
여행의 출발지 인천공항 면세점을 절대 이용하지 마라.
‘자주 있는 해외여행도 아닌데 면세점에서 화장품이나 명품백 좀 사면 안되나요?’라는
반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뜻은 ‘차라리 그 돈으로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느낄 시간을
사라’는 뜻이다. 젊은이들에게는 화장품이나 명품백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험과 깨달음이다.
2.
여행은 혼자나 둘이 떠나라.
여행의
목적과 가치관은 각자 다르다.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라도 의견 충돌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즐거운 여행이 되어야 할 여행이 고통의 여행이 될 수 있다. 사색과
깨달음의 여행보다는 즐거움만 찾는 여행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
캐리어 가방은 버려라.
여행자
사이트에 가면 많은 질문 중 하나가 ‘캐리어가 좋을까요? 배낭이
좋을까요?’다 이처럼 우문은 없다. 자유여행에 기본은 자유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가야 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곳은
아스팔트처럼 곧은 도로가 아닐 수 있다. 캐리어라면 포기하지만 배낭이라면 어떠한 곳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공항을 가 보면 외국의 젊은이들이 캐리어 가방을 끌고 도착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 그 모습은 한국의 젊은이들 밖에 없다.
4.
숙소를 미리 예약하지 마라.
불안하다면
도착 첫날에만 예약을 하라. 전 일정의 숙소를 예약한다면 얽매일 수 밖에 없다. 불안감 때문에 자유를 버린다면 젊은이로써의 행동이 아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 보다 숙소는 많다. ‘성수기에는 숙소 구하기가 어렵잖아요?’라고
하겠지만 그것은 호텔의 경우다. 게스트 하우스는 얼마든지 있다. 혹
그마저도 없다 해도 당신이 잘 방 하나는 구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당신은 젊기 때문이다. 그것이 참 여행이다.
5.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하라
4~5성급 호텔에서 배낭을 맨 서양 젊은이들은 볼 수 없다. 넥타이를
맨 서양 젊은이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한국의 젊은이는 많이 본다. 호텔이란 곳은 고객과 고객의 소통 장소가 아니다. 그러나 게스트
하우스는 여행자끼리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장소다. 호텔과 같은 럭셔리 여행은 나이 먹고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기억하라. 늙은이들이 부러워하는 여행이 배낭을
매고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하는 자유여행이란 것을.
6.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라
위에서
논했듯이 여행은 ‘Travail(고통, 고난)’이다. 두 발로 걷고 느끼는 것이 여행이다. 그곳의 생활과 문화를 보고, 다가가서 오감으로 느끼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그 곳의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관광지에서
만나는 현지인은 장사꾼이거나, 그들도 관광 온 사람일 뿐이다. 로컬
버스나 기차에서 만나는 현지인의 모습과 대화에서 뜻하지 않는 깨달음을 만날 수 있다. 땀을 흘리며 두발로
다가갈 때 뜻하지 않게 새로운 세계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행운이자 가슴속에 각인되는 추억이
될 것이다.
7.
한국인이 운영하는 곳을 피하라.
그들의
영업을 방해하고자 할 의도는 없다. 그러나 우리의 젊은이들은 한국인이 하는 숙소, 여행사만 찾아 다닌다. 그 이유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러나 해외여행에서 한국인의 모습만 보고 올 것인가?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나 여행사를 이용하면 더 많은 외국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의 정보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숙소나
여행사의 정보보다 더 다양한 정보를 갖고 있다. 왜냐하면 한국인이 운영하는 숙소나 여행사의 정보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맞춤형 정보이기 때문이다. 화려하고 유명하지는 않지만 숨어있는 여행지의 정보는 서양 외국인이
더 많이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여행문화를 보고 느끼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8.
즐길 때는 몸으로 즐겨라.
여행지에
가면 서양 젊은이들은 정말 몸으로 부딪치며 즐기는 경우를 본다. 예를 들면 나무 위에 올라가 강물로
뛰어들면서 좋아한다. 카약을 하면서 서로의 카약을 뒤집기도 한다. 뒤집을라고
강물에 뛰어 들기도 한다. 그러면서 웃고 논다. 그러나 한국의
젊은이들은 사진만 찍는다. 카약을 하면서 노로 상대방에게 물싸움을 거는 게 전부다. 술 먹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즐길 때는 몸으로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사진보다 더 소중한 것은 가슴 속의 추억이다.
9.
외국어에 대한 두려움으로 여행을 포기하지 마라
해외여행에
있어서 영어의 두려움을 버려라. 영어권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들이 하는 영어는 우리와 다 비슷한 수준이다. 설령 그들의 영어 수준이 높다고 해도 나의 수준이 낮다면 그들은 내 눈높이의 영어를 할 것이다. 내가 하고픈 포인트의 단어 하나만 이야기해도 다 알아 듣는다. 떠오르는
단어가 없다면 바디랭귀지로 해도 된다. 바디랭귀지! 이처럼
훌륭한 언어가 없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추억 만들기도 얼마나 즐거운지 모른다. 그리고 팁 한가지를 준다면 여행자는 아쉬울 게 없다. 여행자는 필연적으로
돈을 쓰는 주체이다. 상대는 돈을 버는 주체다. 누가 아쉬운가? 못 알아 들으면 다른 곳으로 가면 그만이다. 실은 여행자에게 필요한
언어는 그리 많지 않다.
10.
안전을 위해 진정한 여행을 포기하지 마라
한국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미스다. 여행지에 가면 한국인의 여행 코스가 따로 있다. 그들은 웬만하면 그 코스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안전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走馬看山(주마간산)일 수 밖에 없다. 해외에 가서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나는 본인의 행동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정도를 지킨다면 범죄의 표적을 피할 수 있다. 여행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어쩌면 그들과 식사를 같이 할 수 있고, 술 한잔을 할 수도 있다. 여행을 같이 동행하기도 한다. 이것이 여행이다. 한국인은 초면의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이 유독 심하다. 모든 초면의 사람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듯한 과한 행동은 여행의 제약을 줄 뿐이다. 긴장은 하되 의심은 하지 마라. 술 한잔이 아니고 술에 취해 버리는
것이 문제다. 범죄에는 꼭 미끼가 있다. 이것을 헤아릴 줄
아는 혜안이 필요하다.
11.
한국에 없는 것을 보고 먹어라.
백화점이나
보편적 먹거리 레스토랑은 갈 필요가 없다. 한국의 백화점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은 세계적으로도 뒤지지 않는다. 로컬 시장을 이용하고 먹거리는 로컬 음식을 먹어라. 젊어서 돈 지랄은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고 비난의 대상일 뿐이다.
12.
사진으로 남기지 말고 글과 마음으로 남겨라.
흔히들
‘여행에 남는 것은 사진이다’라고 한다. 그러나 살면서 사진첩 뒤지는 경우가 몇 번인가? 컴퓨터(휴대폰)에 있는 사진을 보는 경우가 몇 번인가? 몸과 가슴으로 느끼지 못한 사진은 그저 자랑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가슴
속에 새긴 추억의 사진은 언제든지 떠 올린다. 그리고 짧게나마 기행문을 써보자. 먼 훗날 그 글을 읽으면 잊혀졌던 추억이 떠오를 것이다. SNS에서 사진 울리고 ‘재미있었다’ ‘맛있었다’만 쓴다면 이것은 그저 ‘나 해외여행 했어요’하는 자랑만 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추한 행동인가. 다른 여행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도 제공하면서
당신만의 느낌을 전달한다면 이것이 진정한 여행의 유종의 미인 것이다.
첫댓글 고사장님 화이팅 ㅎㅎ
공감 합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너무 서민적인가요? ㅎ
아님 니다 진정한 여행가 존경 함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