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간 1998년 1월 25일(일)맑음
정맥능선: 배티재-560봉-오석고개- 500봉-인대산-530능선
산 행: 배티재-560봉(110분)-오석고개(65분)-500봉(35분)
-인대산(90분)-530능선(65분)-외일양마을(95분)
약 15Km 7시간 40분 소요
충청남도와 전라북도의 경계인 배티재에 도착하여 간단한 체조와 나침반 조작을 하고 8시에 산행을 시작한다. 산에는 눈이 쌓여 처음부터 깊게 빠진다. 급경사의 정맥 능선을 타고 15분쯤 올라가 전망 좋은 400봉에 서니 산 아래 왼편에는 자연휴양림이 조성되어 넓은 임도와 통나무집들이 산의 경관을 해치고 있다.
산을 오를수록 눈은 더욱 많아져 무릎까지 빠지면서 진행한다. 400봉에서 45분 정도 올라선 500봉에서 모자를 벗으니 땀이 난 머리카락에 얼음이 얼었다.(9:05) 오른쪽으로 가까이 보이는 대둔산, 천등산의 아름다운 설경을 바라보기도 하며 산을 오르는데 이제 허벅지까지 빠져 진행 속도가 늦어진다.
힘겹게 50분쯤 더 올라가 산줄기가 두 곳으로 갈리는 560봉우리는 대둔산 조망이 훌륭한 참 좋은 곳이었다.(10:05) 눈에 덮인 대둔산 전체가 동화 속 분위기를 연출하며 너무 멋지게 조망돼 탄성을 지르고 대자연의 신비스러움을 느끼며 한동안 바라보았는데 옥에도 티가 있다더니 대둔산 정상아래 케이블카 정류장이 수려한 경치를 망가뜨리고 말았다.
560봉을 뒤로하고 왼쪽 내리막길로 나아간 다음 오르막길이 돼 500봉을 올라가서 오른쪽 능선 길로 진행하여 오항리와 석막리를 연결하는 고개에 내려서니
(11:25) 지도에는 비포장도로로 돼있는데 포장이 돼있다. 수북하게 쌓인 눈 때문에 560봉서 1시간5분이나 소요됐다. 눈 위에 큰 대자로 누워 잠시 휴식하고 일어나서 옷차림을 보았더니 신고 있는 스타킹엔 콩알 같은 얼음이 가득 달려 있고 등산화에도 들어간 눈이 작은 얼음으로 변해있다.
오석고개를 뒤로하고 오르막길이 된 정맥을 타고 35분쯤 올라가 500봉에 닿아 능선 조금 아래 따뜻한 곳서 인대산을 바라보며 점심식사를 한다.(12:15)
아내가 정성스레 싸준 소고기 주물럭을 익혀 밥과 함께 먹고 라면까지 끓여 아주 맛있게 먹는다. 정맥 능선에서 먹는 밥맛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식사 후(13:20) 1시간 5분 정도 올라가 경관 좋은 570봉에 서니(14:25) 길춘일씨의 종주리본이 달려있어 반가웠다. 570봉서 10분을 땀 흘리며 더올라가 인대산 서봉(620m)을 밟는다.(14:40) 서봉은 헬기장으로 돼있어 널찍했고 아무도 밟지 않은 설탕 같은 눈이 쌓여있다. 전망을 하니 대둔산, 천등산 경관이 볼만하고 백마산도 잘 보이며 560봉부터 이곳까지 진행했던 길이 뚜렷하게 보인다.
곧이어 가파른 능선을 타고 15분쯤 더 진행하여 인대산 정상에 올라선다.(15:00) 금산의 진악산 대전의 식장산 마전의 충남 1봉 서대산이 잘 보이고 이상하게도 바람이 불지 않아 따뜻한 날씨를 나타낸다.
인대산을 뒤로하고 정맥 산줄기타기가 계속된다. 1시간 5분쯤 나아가다가 오르막길로 바뀌는 잘록이서(16:25) 많이 지쳐 있어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어 산을 내려가 내일양 마을에 이른다. 조금 후 차가 다닐 수 있는 콘크리트 도로가 나온다. 그런데 도로에 눈이 쌓여 차를 불러도 오지 않을 것 같아 한참을 걸었는데 가도 가도 끝이 없어 지루하다.
하지만 바위가 많은 경치 좋은 산에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구경까지 할 수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된다. 결국 시계가 오후 6시를 가리킨 외일양 마을에 와서야 차를 타 이만원을 주고 처음 출발했던 배티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오늘 구간에서는 탈출로가 마땅치 않았다. 남이면 역평리 600고지 전적비 능선까지 가기에는 무리일 것 같아 하산을 한 것인데 무척 어렵게 산행을 마친 셈이다.